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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도시 - (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
정병설
김수영 주경철 외
문학동네
2018년 6월 8일 발행
372쪽 | 145*220 | 신국판 변형 | 양장
978-89-546-5151-6 03
정상
22,000원

암스테르담을 휩쓴 "튤립 광기"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에 구현한 권력…
베네치아 축제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열리고
한양 "군칠이집"은 술꾼들로 흥성거렸다

인간의 욕망과 낯선 이들의 조우가 그려낸 18세기 도시 풍경
우리가 걸어다니는 도시 곳곳에는 거리마다 역사가 숨어 있다!

인문학자의 발걸음으로 도시의 이야기를 탐사하다
파리, 피렌체, 에든버러, 이르쿠츠크, 뉴욕, 평양, 서울…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와 함께하는 18세기 세계 일주


도시인의 생활은 어쩌면 18세기에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시장의 풍요와 자본주의의 시작, 무르익은 여흥과 축제, 권력과 자유…… 18세기 도시 풍경에서 양상은 달라도 현대적 도시의 면면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
『18세기 도시』는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스물다섯 명이 "도시"를 키워드로 18세기 장소의 역사성을 탐구한 책이다. 현대적 도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18세기와 그 전후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엮었다. 당시 유럽 주요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베를린, 파리, 빈은 물론이고 고대 스파 도시인 영국 바스, 축제가 유명한 베네치아 등 여러 도시를 망라했다. 또한 뉴욕과 보스턴 등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방콕과 자카르타, 한국의 서울과 평양, 수원 등까지 포괄해 18세기 도시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었다. 책에 실린 글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8세기, 세계 도시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국18세기학회>
한국18세기학회는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의 18세기를 다채롭고 참신한 시각으로 연구하는 인문학자들의 모임이다. 국제18세기학회의 한국지부로서 1996년에 창립된 이래 문학,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발한 학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쓴이>
김선형_홍익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수
김수영_서울시립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나수호(찰스 라슈어)_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남종국_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다카하시 히로미_전 긴조가쿠인 대학 교수
문희경_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박상진_부산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 교수
백진_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서광진_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강사
소메야 도모유키_이바라키 그리스도교대학 교수
신근혜_한국외국어대학교 태국어과 교수
안대회_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안지현_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여운경_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조교수
이용철_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이은주_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이창숙_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이충훈_한양대학교 프랑스학과 교수
정병설_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정희원_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조교수
조영준_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부교수
주경철_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
최윤영_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홍용진_원광대학교 역사문화학부 교수
홍진호_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머리말_18세기 세계 도시를 걷다

1부_ 유럽의 중심
암스테르담: 유럽에서 가장 먼저 부르주아 문화가 시작되다
베를린: 이방인을 사랑한 도시
베르사유: 권력의 공간에서 공간의 권력으로
파리: 루브르, 왕궁에서 박물관으로 재탄생하다
빈과 개혁: 합스부르크 왕가의 유일한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
빈의 공간: 파편에서 콜라주로, 도시의 역사성과 깊이

2부_ 또다른 유럽
바스: 사교계의 중심이 된 고대 스파 도시
에든버러: ´북쪽의 아테네´에서 꽃핀 스코틀랜드 계몽주의
제네바: 방랑의 철학자 루소가 사랑하고 그리워한 고향
피렌체: 르네상스와 영원한 아름다움
베네치아: 유럽을 매혹시킨 그랜드 투어의 종착지

3부_ 유럽 주변 도시와 북아메리카
나폴리: 가난한 라차로니들이 어슬렁거리는 세상의 끝
이르쿠츠크: 인텔리겐치아가 러시아 민중을 만났을 때
보스턴: 백인 남성의 자유와 여성과 노예의 목소리
뉴욕: 미국 제일의 도시

4부_ 아시아
북경: 인간 권력의 정점 자금성과 신이 노니는 원명원
도쿄: 도쿄 토박이 에도코의 성격과 지혜
오사카: 조선과 일본의 문인이 시와 그림을 주고받다
방콕: 인드라의 보석으로 만들어진 에메랄드 불상이 있는 도시
자카르타: 바타비아, 차별과 혼종성이 공존하는 열대의 네덜란드

5부_ 한국
서울의 술집: 술꾼으로 흥청망청한 서울의 술집 풍경
서울과 소설: 세계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 서울의 소설 열풍
계의 도시, 서울: 계로 조직된 시민들이 수도를 함께 돌보고 지키다
평양: 모든 물건은 이곳으로 오라
수원: 화산이 바라뵈고 물길 따라 버드나무가 우거진 도시
암스테르담을 휩쓴 ‘튤립 광기’와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에 구현한 권력…
베네치아 축제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열리고
한양 ‘군칠이집’은 술꾼들로 흥성거렸다
 
인간의 욕망과 낯선 이들의 조우가 그려낸 18세기 도시 풍경
우리가 걸어다니는 도시 곳곳에는 거리마다 역사가 숨어 있다!
 
인문학자의 발걸음으로 도시의 이야기를 탐사하다
파리, 피렌체, 에든버러, 이르쿠츠크, 뉴욕, 평양, 서울…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와 함께하는 18세기 세계 일주
 
 
도시인의 생활은 어쩌면 18세기에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시장의 풍요와 자본주의의 시작, 무르익은 여흥과 축제, 권력과 자유…… 18세기 도시 풍경에서 양상은 달라도 현대적 도시의 면면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다.
『18세기 도시』는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스물다섯 명이 ‘도시’를 키워드로 18세기 장소의 역사성을 탐구한 책이다. 현대적 도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시기인 18세기와 그 전후를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을 엮었다. 당시 유럽 주요 도시였던 암스테르담, 베를린, 파리, 빈은 물론이고 고대 스파 도시인 영국 바스, 축제가 유명한 베네치아 등 여러 도시를 망라했다. 또한 뉴욕과 보스턴 등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방콕과 자카르타, 한국의 서울과 평양, 수원 등까지 포괄해 18세기 도시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었다. 책에 실린 글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8세기, 세계 도시를 걷다’라는 제목으로 네이버 지식백과에 연재되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돈과 시장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은 자본주의 경제와 부르주아 문화가 일찍 꽃핀 곳이다. 18세기 유럽 경제를 이야기하려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기(tulipomania)’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630년대 ‘튤립 광기’는 황금기 네덜란드의 투기 광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이로 인해 오늘날 선물 거래라고 부르는 현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사람들은 실물 없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이런 현상을 ‘바람장사(windhandel)’라고 불렀다. 튤립 구근 값이 마침내 정점을 찍은 순간, 투매가 시작됐고 막차를 탄 사람들은 망했다. 투기는 인생 역전을 노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꿈을 먹고 자랐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풍요가 있으면 빈곤도 있다. 가난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폴리의 ‘라차로니(lazzaroni)’다. 라차로니는 “나폴리에서 가장 낮은 계층의 야만적인 민중 집단”을 가리키던 말이다. 이들은 “변변한 직업이 없는 거지들”로, “대부분 길과 광장을 거처로 삼아” 살아갔다. 나폴리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로, 그 인구가 런던과 파리에 견줄 만했는데, 몽테스키외는 그중 라차로니가 5만~6만 명에 이른다고 봤다. 나폴리에 들어선 여행자들은 이렇게 아름답고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에서, 그토록 많은 하층민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는 데 당혹스러워했지만 혹자는 나폴리의 비옥함이 오히려 라차로니를 양성했다고 보기도 했다.
그 밖에도 오늘날엔 금융가의 상징으로 통하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 원주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실제 성벽(wall)이 있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평양감사향연도>에 나타난 평양의 화려함과 풍요, 대동강 뱃놀이 풍경 등이 모두 흥미롭다.
 
예술과 축제
18세기에는 문화와 예술이 융성하고 축제와 여흥도 발달했다.
영국 귀족들은 고대 스파 도시 바스의 펌프 룸에 모여 온천수를 마시고 사교계 활동을 했다.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에서 펌프 룸은 젊은이들의 연애 장소로 등장하며, 여주인공 캐서린이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려고 이른 아침부터 이곳으로 달려갔다가 그가 나타나지 않자 크게 실망하는 장면이 있다. 한편, 바스에는 사교계의 주인으로 불리던 ‘보(Beau, 멋쟁이) 내시(Nash)’가 있었다. 그는 1704년부터 약 반세기 동안 바스 사교계의 주인 격인 ‘마스터 오브 세레머니(Master of Ceremonies)’로 활약하면서 스스로를 ‘바스의 왕’이라 칭했다. 그는 새롭게 방문한 사람들이 사교계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이들을 서로 소개하고, 무도회나 음악회 등 다양한 사교 모임과 오락거리를 주선함으로써 사교계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관리했다.
18세기 베네치아는 ‘그랜드 투어’라 불리는 견문 넓히기 여행의 주요 종착지였다. 하지만 매매춘과 도박 등 퇴폐적인 산업도 함께 발달했다. 카르네발레 축제에서는 가면무도회가 성행했다. 특히 베네치아 여성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가면은 검은색이라는 뜻을 가진 모레타(Moretta)였다. 이 가면을 쓰면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하려면 가면을 벗어야만 했다.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만 가면을 벗고 자신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자유와 선택권을 부여한 가면이라 할 것이다. 한편, 베네치아 남자들은 가면 축제 기간을 싫어한다는 소문이 있었다.
같은 시기, 서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을까? 18세기 서울 술집의 대명사 ‘군칠이집’ 이야기가 흥미롭다. 종로에서 청계천 가까운 쪽에 있던,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유명한 술집이 군칠이집이다. 한편, 당시 서울은 소설에 푹 빠져 있었다. 규방 처자들은 물론이고 임금과 비빈까지 소설에 재미를 붙여 책을 빌려주는 산업이 발달했다. 그 밖에 ‘하룻밤 넘긴 돈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도쿄 토박이 에도코 이야기도 새롭다.
 
권력과 자유
베르사유궁은 그 자체로 절대왕정 권력의 상징이다. 궁전과 정원의 화려함은 여행객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루이 14세는 모든 곳에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치는 한 가지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 광활하고 화려한 궁전에, 자신이 직접 등장하지 않아도 마치 자신이 어느 곳에나 있는 것처럼 모두가 행동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 장치란 바로 섬세하고 엄격하게 조직된 궁정 예절과 의례들이었다. 궁정 예절과 예식들은 이미 중세 말 이래 크게 발전했지만 루이 14세는 산만하고 불규칙한 여러 관행을 일괄적으로 종합하고 정리해 베르사유에서 엄격하게 적용되는 규범 체계를 만들었다. 이러한 예절과 예식들은 베르사유 궁정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위계적인 관계들을 몸으로 체득하게 했다. 세세하게 나뉘어 적용되는 몸짓과 표정, 말투와 어법은 미묘하고 복잡한 차별의 위계를 새롭게 재생산해냈고 왕의 총애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은 이 위계의 자리를 차지하는 자들을 계속해서 갈아치웠다. 
인간 권력의 정점을 구현한 자금성과 신이 노니는 곳을 상징한 원명원이 있는 북경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긴 이름을 자랑하는 태국의 수도 방콕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이방의 만남과 교류
18세기에는 이방의 만남과 교류도 활발했다. 
베를린을 여행할 일이 있다면, 이방인을 사랑했던 18세기 프로이센 왕국의 흔적을 따라가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18세기에는 프랑스에서 건너온 신교도들과 유럽에서 모여든 유대인들 역시 프로이센 왕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이었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장다르메마르크트 광장에서 대칭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돔이다. 광장에는 가운데 화려한 음악 홀을 중심으로 좌우에 독일 돔과 프랑스 돔이 우뚝 솟아 있다. 왜 같은 모양의 웅장한 교회를 나란히 지었을까? 하나는 기존 베를린 시민인 루터파 신교도를 위한 교회, 다른 하나는 새로운 시민인 위그노파 시민을 위한 교회였다.
현재 자카르타 북부에 해당하는 바타비아는 ‘열대의 네덜란드’로 불렸다. 바타비아는 17세기 이후 유럽의 아시아 무역을 주도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무역망의 중심지였다. 유럽인뿐 아니라 중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종족과 문화가 동인도회사의 선박을 통해 이 도시로 유입되었다. 이들이 때로 충돌하고 때로 혼합하면서, 18세기 바타비아에는 차별과 혼종성(hybridity)이 공존했다.
 
 
전임 한국18세기학회 회장이자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정병설 교수는 머리말에서 “나는 이 작은 책이 느긋하게 천천히 읽히기를 바란다. 단체여행객이 버스를 타고 다니며 이 명승 저 박물관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게 서둘러 찍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수천 년 역사의 옛 도시 구도심에 내려 호텔에 짐을 풀고 천천히 시내를 걸어다니다가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는 자세로 읽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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