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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별에서의 이별 - (장례지도사가 본 삶의 마지막 순간들)
양수진
싱긋
2018년 6월 18일 발행
272쪽 | 130*200 | 무선
978-89-546-5180-6
정상
13,800원

밤이 깊을수록 별들은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듯,
죽음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 있을 때에 삶 또한 영롱히 드러난다


떠난 이의 주검에 빼곡히 새겨진 삶의 기록들
남겨진 이의 마음에 무수히 저민 눈물 자국들
아픈 기억들을 맨손으로 더듬어내는 일
그리고 온몸으로 애도하는 일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
그 슬프고 찬란한 이야기들


영원한 이별 뒤에 오는 인연 이야기
생명이 있는 것은 죽는다. 우리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규모와 관계없이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죽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긴 채 죽음에 관해 생각하기를 꺼린다. 상실과 부재를 부정하고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에서 기인한 현상이겠지만, 오히려 삶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은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죽음 이후에 만나는 인연이 있다.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에게 죽고 나서는 평생을 감추고 살았던 몸을 맡긴다. 남겨진 가족은 이들에게 의지하며 대화를 나누고 이별의 절차를 진행한다. 죽음 이후 3일간의 예식을 돕는 사람. 장례지도사이다. 이 책은 8년차 장례지도사가 임종과 사별의 현장에서 눈물과 후회, 사랑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별에서 머물다가 다른 별의 빛이 된 사람들과 남겨진 이 별에서 그리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곁에서 보살피는 일이 배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만남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영원한 이별 뒤에 찾아오는 인연에 대한 기록이자, 평온한 죽음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성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장례지도사가 되기까지
이 책은 장례지도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살한 사람의 목에 난 멍자국을 없애는 일, 훼손된 시신을 최대한 온전한 모습으로 성형하는 일, 시신에 화장을 하는 일, 수의를 입히는 일 등등 일반인으로서는 아무래도 꺼릴 만한 일들이다.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할 당시 스물다섯 살이었던 저자는 왜 장례지도사를 택했을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면서도 지속가능한 직업을 찾던 중에 신문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온 것이 이 직업을 택한 계기가 되었다. "고령 인구와 사망자 수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 자연스럽게 장례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련 대학원에 갔다가 학자금 대출과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워 곧장 현장에 뛰어들었다. 상조회사 연수를 받는 첫날 모인 동기들은 덤프트럭 기사를 그만둔 사람, 중령 예편 후 일자리를 찾는 사람, 보험설계사 벌이가 시원찮아 진로를 바꾼 사람 등 퇴직자이거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는 40~50대 가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입관보조 때의 긴장과 실수, 명정 쓰는 연습을 하다가 할아버지에게 혼난 이야기, 유가족에게 어리고 젊은 여자로 비쳐 신뢰를 얻지 못해서 일부러 긴 생머리를 잘라 나이 들어 보이려 했던 이야기 등등 보통은 접할 수 없는 장례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삶은 소중하게 빛난다
장례식장의 풍경이란 얼핏 보기에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마지막 작별의 의례라 여길 수 있지만, 그곳에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회한과 사랑이 있다. 죽음의 의례가 이뤄지는 공간에는 통곡과 절규가 사무치지만, 그 울림 안에서 삶의 소중한 지혜를 얻으려 노력한 저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육신의 부패보다 빠른 것이 정신의 망각이다.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잊힌다. 실존에서 소멸보다 두려운 것은 기억에서 잊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고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 것들이다. 그것을 통해 보다 성숙한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을 마주했던, 혹은 마주하게 될 모든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온기 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상실의 아픔과 감동적인 순간들에 누군가 공감해주고 귀기울여준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죽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에는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변심으로 자살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 아랫집 부부싸움으로 인한 방화로 갓 이사 왔다가 남편과 딸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 단칸방에서 일주일 지나 드러난 50대 남성의 고독사, 그리고 신혼여행에서의 사고 등을 다루고 있다. 2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서는 고인이 미리 준비해둔 수의 상자에서 발견된 장례비와 메모지 이야기, 세 살짜리 아이의 수의 이야기, 남편과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난 아픈 엄마 이야기, 세월호 합동분향소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 풍경 등을 다뤘다. 3부 "아무도 죽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는 저자가 대학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장례지도사가 되어 현장 업무를 익히고 진행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흥미롭게 다뤘다. 4부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에서는 장례식장에서 가족끼리 종교가 달라 벌어지는 이야기, 폭염 속에서 노제를 지낸 이야기와 장례 기간 내내 사이가 좋지 않았던 큰며느리와 작은딸을 화해시킨 장례지도사 이야기 등을 담았다.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불교대학원 생사문화산업학과에서 공부하던 중 장례지도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금은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직영 서울성모장례식장·평화상조 기획팀에 재직중이다.
프롤로그: 살다 그리고 사라지다

1부: 죽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
멍을 지우다 | 필멸이 필연이라지만 | 고독이라는 게 너무도 지독하다 | 다음 생에는 해로할 수 있기를 | 술이 전한 비보 | 점 하나로 남이 된 가족 | 전재산 100만 원 | 이 와중에도 사람은 밥을 먹는데

2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부모의 마음 | 슬픔을 가두다 | 사랑은 다 태워버리는 것 |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어요 | 가는 데 순서 없다 | 인간의 품격 | 백년손님과 개자식 | 끝내 부를 수 없는 노래 | 신지 못한 구두 | 5일간의 기억

3부: 아무도 죽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
"필요"에서 시작된 "필연"의 직업 | 일단 해보자 | 잘한 선택일까? | 첫 만남 | 니 콧구녕에 쑤셔불믄 좋것냐 | 손녀의 명정을 미리 보다 | 편히 쉬세요 | 긴 생머리를 포기하다 | 시집은 안 가세요? | 새벽녘의 경련

4부: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
불편한 동거 | 귀향 |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 당신은 외롭지 않아요 | 나는 경치 좋은 데가 좋더라 | 자부님과 따님은 나와주세요 | 삶과 죽음은 다르지 않다 | 행복의 열쇠 | 사실은 충전이었다 | 정말 사랑했습니다 | 사랑 그리고 기억 | 육감 노동자 | 마음에서 마음으로

에필로그: 시간이 제각기 흐르듯, 멈춤도 제각각이다
밤이 깊을수록 별들은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듯,
죽음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 있을 때에 삶 또한 영롱히 드러난다
 
 
떠난 이의 주검에 빼곡히 새겨진 삶의 기록들
남겨진 이의 마음에 무수히 저민 눈물 자국들
아픈 기억들을 맨손으로 더듬어내는 일
그리고 온몸으로 애도하는 일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
그 슬프고 찬란한 이야기들
 
 
영원한 이별 뒤에 오는 인연 이야기
생명이 있는 것은 죽는다. 우리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규모와 관계없이 언젠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죽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여긴 채 죽음에 관해 생각하기를 꺼린다. 상실과 부재를 부정하고 싶은 지극히 인간적인 마음에서 기인한 현상이겠지만, 오히려 삶을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은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출발할 수 있다. 죽음 이후에 만나는 인연이 있다. 살아생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이에게 죽고 나서는 평생을 감추고 살았던 몸을 맡긴다. 남겨진 가족은 이들에게 의지하며 대화를 나누고 이별의 절차를 진행한다. 죽음 이후 3일간의 예식을 돕는 사람. 장례지도사이다. 이 책은 8년차 장례지도사가 임종과 사별의 현장에서 눈물과 후회, 사랑을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를 묶은 것이다. 저자는 “이 별에서 머물다가 다른 별의 빛이 된 사람들과 남겨진 이 별에서 그리움을 견뎌내는 사람들을 곁에서 보살피는 일이 배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만남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영원한 이별 뒤에 찾아오는 인연에 대한 기록이자, 평온한 죽음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성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장례지도사가 되기까지
이 책은 장례지도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살한 사람의 목에 난 멍자국을 없애는 일, 훼손된 시신을 최대한 온전한 모습으로 성형하는 일, 시신에 화장을 하는 일, 수의를 입히는 일 등등 일반인으로서는 아무래도 꺼릴 만한 일들이다.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할 당시 스물다섯 살이었던 저자는 왜 장례지도사를 택했을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면서도 지속가능한 직업을 찾던 중에 신문기사 한 줄이 눈에 들어온 것이 이 직업을 택한 계기가 되었다. ‘고령 인구와 사망자 수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것. 자연스럽게 장례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련 대학원에 갔다가 학자금 대출과 2년이라는 시간이 아까워 곧장 현장에 뛰어들었다. 상조회사 연수를 받는 첫날 모인 동기들은 덤프트럭 기사를 그만둔 사람, 중령 예편 후 일자리를 찾는 사람, 보험설계사 벌이가 시원찮아 진로를 바꾼 사람 등 퇴직자이거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는 40~50대 가장들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입관보조 때의 긴장과 실수, 명정 쓰는 연습을 하다가 할아버지에게 혼난 이야기, 유가족에게 어리고 젊은 여자로 비쳐 신뢰를 얻지 못해서 일부러 긴 생머리를 잘라 나이 들어 보이려 했던 이야기 등등 보통은 접할 수 없는 장례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죽음에 대한 자각에서 삶은 소중하게 빛난다
장례식장의 풍경이란 얼핏 보기에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마지막 작별의 의례라 여길 수 있지만, 그곳에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회한과 사랑이 있다. 죽음의 의례가 이뤄지는 공간에는 통곡과 절규가 사무치지만, 그 울림 안에서 삶의 소중한 지혜를 얻으려 노력한 저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육신의 부패보다 빠른 것이 정신의 망각이다. 떠나간 사람은 언젠가 잊힌다. 실존에서 소멸보다 두려운 것은 기억에서 잊힌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 담긴 고인들과 그들의 이야기는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 것들이다. 그것을 통해 보다 성숙한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 별에서의 영원한 이별을 마주했던, 혹은 마주하게 될 모든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온기 어린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상실의 아픔과 감동적인 순간들에 누군가 공감해주고 귀기울여준다면 큰 보람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죽는다는 것, 잊힌다는 것’에는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의 변심으로 자살하게 된 여성의 이야기, 아랫집 부부싸움으로 인한 방화로 갓 이사 왔다가 남편과 딸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 단칸방에서 일주일 지나 드러난 50대 남성의 고독사, 그리고 신혼여행에서의 사고 등을 다루고 있다. 2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서는 고인이 미리 준비해둔 수의 상자에서 발견된 장례비와 메모지 이야기, 세 살짜리 아이의 수의 이야기, 남편과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난 아픈 엄마 이야기, 세월호 합동분향소와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 풍경 등을 다뤘다. 3부 ‘아무도 죽기 위해 살지는 않는다’는 저자가 대학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장례지도사가 되어 현장 업무를 익히고 진행하면서 겪은 좌충우돌 경험담을 흥미롭게 다뤘다. 4부 ‘결국은 사람이고 사랑이다’에서는 장례식장에서 가족끼리 종교가 달라 벌어지는 이야기, 폭염 속에서 노제를 지낸 이야기와 장례 기간 내내 사이가 좋지 않았던 큰며느리와 작은딸을 화해시킨 장례지도사 이야기 등을 담았다.
 
 
♣추천사
 
응급실에 있는 나라고 모든 죽음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응급실에는 생존 가능성이 있었던 망자가 찾아오지만, 오래된 고독사나 불에 완전히 탄 사체처럼 사망이 확정적이면 장례식장으로 바로 간다. 그곳은 그야말로 모든 죽음과 또다른 사연이 모이는 곳이다. 그 이유로 나는 늘 장례식장이 궁금했고, 나를 거쳐간 후일담 또한 궁금했다. 그녀는 망자의 영혼이 아직 세상에 남아 있는 3일간 유가족과 지내는 장례지도사다. 그녀는 나조차도 몰랐던 죽음의 뒷얘기를 하염없이 풀어놓는다. 그 일대기에 마음이 아릿해진다. 역시 죽음이란 슬프지 않은 것이 없다. 역시 필멸이 필연인 우리에게 죽음이란 늘 실존의 의문부호다. 매일 죽음을 목격하는 나부터 그렇게 느꼈다. 우리는 그녀에게 들어야 할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_남궁인 교수(응급의학과 의사, 『만약은 없다』 저자)
 
모든 좋은 날들도, 슬픈 날들도 결국 흘러가고 만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눈가에 무겁게 드리워질 무렵. 그때의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인지 묵상하게 만드는 책. 이 별에서 겪는 수많은 이별들. 그 불가피한 고독 앞에 기꺼이 무릎을 꿇고 상처를 어루만진다. 온기를 품은 그녀만의 따스한 통찰이 돋보인다. _문진욱 교수(성심의료재단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종교를 떠나 죽음만큼 인생의 진리를 더없이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숨가쁘게 바쁜 일상을 살아내는 일만큼이나 떠난 이들에 대한 애도 또한 애처롭기 그지없다. 저자가 전하는 진심 어린 위로는 가문 땅에 단비 내리듯, 까슬하게 메마른 가슴에 아스라이 스며든다. 이 책은 선종하신 분들 곁에서 조용히 삶을 성찰할 기회를 선사한다. _박상수 신부(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사업관리실장)
 
죽음을 기획한다는 콘셉트로 ‘사전장례기획사’를 경영한 지 14년이 되었습니다. ‘죽어감’은 당혹스럽고, 죽음의 순간은 여전히 익숙하지 않습니다. 긴 시간, 죽음과 동행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이 삶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질문이 바뀌자 시선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스치는 바람, 관계하는 사람, 따뜻한 햇살, 알알이 익어가는 논밭에 시간과 존재의 의미가 영글어갔습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것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했습니다. 삶이 저에게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저자의 원고를 통해 죽음의 이면에 감춰져 있던 삶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주검입니다. 주검에는 떠난 이의 삶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프고, 슬프고, 때론 웃음 짓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이 지금까지 본적 없는 죽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던질 것입니다. 독자의 삶을 일깨우는 아름다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_이정훈 대표(중앙의전기획)
 
 
♣ 책 속에서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새기기만 한다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축복이라 생각한다. 밤이 깊을수록 별들이 더욱 선명하게 반짝이듯, 죽음에 대한 명료한 의식이 있을 때에 삶 또한 영롱히 드러난다. 지금 잠시 눈을 감고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살아지다 사라져간다는 것에 대하여. _‘프롤로그’에서
 
어머니는 장례가 끝나도 돌아갈 집이 없다. 아마도 넝마가 된 몸을 이끌고 중환자인 남편의 병실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울 것이다. 의식이 돌아오면 가장 먼저 딸은 어디 있냐고 물어올 그에게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마저도 영영 눈을 뜨지 못한 채 떠나버리면 남은 생을 혼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따금 삶이라는 것이 이토록 잔인할 수 있을까 싶었다. 온갖 죽음의 변주 앞에서 의연해져야 한다고 다짐했건만, 이때만큼은 쉽게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다. _‘필멸이 필연이라지만’에서
 
“이젠 더이상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오늘은 큰맘 먹고 아들한테 얘길 하려고요. 차마 맨정신으로 말할 자신이 없어서 혼자 술을 먹다가 장례비가 궁금해서 광고 보고 전화했어요. 지금 잠깐 아들한테 막걸리 사오라고 심부름 보냈거든요. 아이 없을 때 물어보려고요. 근데 지금 제 주머니에 100만 원밖에 없어요. 이 돈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을까요?” _‘전재산 100만 원’에서
 
“아 이거, 친구 녀석이 키우던 개인데 화장해서 오는 길이에요. 아는 사람한테 부탁을 좀 해놨었거든요. 방에 가니까 글쎄 옆에서 같이 죽어 있더라고요. 참 내. 평소에도 문을 항상 열어놔서 개 혼자 왔다갔다하고 그랬는데, 왜 도망 안 가고 그렇게 죽었는지 몰라. 먹을 것도 없었을 텐데…….” _‘이 와중에도 사람은 밥을 먹는데’에서
 
고인 역할을 맡은 동기들은 까실한 수의의 옷깃이 목에 스치면 간지러움을 참지 못해 눈을 번쩍 뜨며 살아 돌아왔고, 염베를 조금 세게 묶으면 아프다며 진짜 죽일 셈이냐고 아우성을 쳤다. 매서운 긴장 속에서도 이따금 대책 없이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직접 내 손으로 고인을 모실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온몸에 식은땀이 맺혔다. _‘잘한 선택일까?’에서
 
“아따, 야 임마. 이렇게 굵은 것을 니 코구녕에 쑤셔불믄 좋겄냐? 좋겄어? 이놈아. 고인을 대할 때는 살아 계시는 분 모시듯 해야제. 이런 것을 살아 있는 분 코에 넣으믄 찢어져서 코피 나겄다. 이것아! 엉?” _‘니 콧구녕에 쑤셔불믄 좋것냐’에서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고, 만남 뒤에는 끊임없이 새 인연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느긋한 삶의 관성을 흔들어놓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은 언제든 멈출 수 있고 우리의 시간은 제각기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은 되새겨보길 바란다. 시간이 제각기 흐르듯, 멈춤도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_‘에필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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