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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착각
최운화
이콘
2009년 2월 16일 발행
반양장본| 304쪽| 224*153mm
9788990831651
경제
정상
12,800원


미국 금융 현장에 보낸 20년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금융 위기의 근본 원인과 대안을 탐구한다. 책은 서브프라임 사태와 글로벌 금융 위기의 근본 원인을 탐욕이 아닌 제도에서 찾고 있다. 대공황이라는 역사가 주는 교훈을 잊고 금융 산업의 특수성을 망각한 채 진행된 금융 규제 완화가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낳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간접적 산업이며 사회 전체에 미치는 시스템 리스크가 큰 금융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에 더하여 한국 사회에 대해서 특별히 시장에서의 게임 규칙 준수와 투명성 강화를 제안한다.

 미국 커먼웰스 비즈니스 은행장.

관악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1983년 퇴직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가주외환은행과 센터뱅크에서 기획과 대출 심사를 담당했으며, 1992년 미국 페퍼다인 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한미은행에서 대출 담당 부장, 본점 기획부장, 예금 관리 및 영업 담당 부행장, 대출 담당 수석 부행장 등을 역임하고, 2005년 커먼웰스 비즈니스 은행을 설립했다.

라디오코리아, 미주 한국일보, 매일경제신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부터 캘리포니아주립대학(California States University)에서 ´Money and Banking´이라는 주제로 매학기 강의를 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매년 KCB 연례 해외심포지움에서 소비자금융과 모기지시장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들어가며

당겨진 방아쇠 - 글로벌 금융 위기와 서브프라임 사태
01 글로벌 금융 위기의 시작
02 무엇이 문제였나?
03 부동산 호황의 허상
04 미국의 모기지 시장

2장 연환계에 빠진 세계 - 창조적 금융상품의 사슬
01 위험의 분산이 위험을 불러오다
02 세계를 엮은 사슬 CDO
03 신용파생상품의 출현 배경
04 금융공학의 실체

3장 시장의 실패인가 정부의 실패인가 - 그린스펀의 착각
01 그린스펀의 도박
02 신용 관리 시스템의 붕괴
03 금융자본주의의 허상
04 그린스펀의 유산

4장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 다음 시대를 위한 제언
01 글로벌 금융 위기
02 투자와 투기의 경계에서
03 한국 사회를 향한 제언
04 경제의 근본 : 위기를 넘어

마치며

감사의 말

 

이 책은 금융 위기를 겪으며 또 한번 묻게 된 "금융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너무도 당연한 대답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하고 있다.  - 진동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글에 힘이 실리는 것은 저자가 미국 금융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현장맨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눈앞에 둔 한국의 금융 당국자들이 귀담아 들을 얘기다.  - 심상복 (중앙일보시사미디어 포브스코리아 대표)

거침없지만 매우 정교하게 정리된 위기 극복의 필수 교재이다.
- 김연성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서브프라임 사태 2년

2007년 2월, 세계 3위권의 대형은행인 HSBC는 서브프라임 관련 MBS로 인하여 약 105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발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문제가 부동산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금융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첫 번째 신호음이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미국은 사실상의 제로 금리 속에 정부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경기 부양에 쏟아 부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를 상대로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던 투자은행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메릴린치가 BOA에 인수되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했던 2008년 9월은 “월가의 시대가 저문” 상징이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GM을 위시하여 미국을 떠받치던 3대 자동차 회사들 역시 사실상 도산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빠져 있다. 금융 개방으로 많은 주목을 받던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에 직면했고 영국마저도 국가 부도설이 흘러나오는 등 세계가 서브프라임으로부터 촉발된 미국발 금융 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세계가 왜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이 지경이 되기까지 들렸던 수많은 경고음들은 왜 무시되었던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 근본 원인으로 인간의 탐욕을 꼽는다. 투자의 실패도 탐욕 때문이고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도 탐욕 때문이고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 세계가 위기에 빠진 것도 탐욕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탐욕이 문제인가? 미국 커먼웰스 은행의 최운화 행장이 쓴 책 『거대한 착각 : 글로벌 금융 위기를 넘어』은 바로 여기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한다.

탐욕이 문제인가?

경제 활동의 근원은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지만 자원은 유한한 데 있다. 이러한 욕망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경제학에서 상정하고 있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은 이러한 욕망을 담고 있다는 개인이다. 욕망과 탐욕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투자 실패나 개별 기업의 손실은 탐욕을 탓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그 여파가 개별 경제 주체에게 미칠 때, 그 원인은 이미 탐욕을 넘어서 다른 데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탐욕은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탐욕 자체에 원인을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착각』은 문제의 본질을 탐욕이 아닌 제도에서 찾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살펴보자. 서브프라임 사태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집값 상승이라는 경제적 흐름과 결합하면서 시작됐다. 집값 상승이 모기지 대출을 키우고 이것이 다시 집값을 상승시키는 순환구조 속에서 주택시장 불패론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서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대출이 가능해지고 약탈적 대부가 횡행할 정도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비롯하여 부동산 금융에 대한 규제는 느슨했었다.

위기의 세계화 - 연환계에 빠진 세계

금융 산업도 마찬가지였다. 1999년 미국 의회는 대공황을 교훈 삼아 금융계의 안정을 꾀하고자 만들었던 글래스-스티걸 법안을 66년 만에 폐지하고 금융기관 업무 영역의 벽을 허물고 금융계를 무한 경쟁으로 끌고 가는 GLB 법안을 통과시킨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결국 규제 완화를 택했다. 특히 많은 우려가 제기되었던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문제에 대해서 그린스펀 당시 FRB의장조차도 파생상품 규제는 시대에 역행할 뿐 아니라 금융계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서브프라임 사태가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발전하게 된 배경에는 금융 규제 완화라는 경제적 흐름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하나로 연결된(linked) 지구라는 측면이 있다. 작은 비극이 얼마나 큰 위기를 몰고 올지 짐작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많은 나라들이 금융 규제 완화를 금융 선진화로 받아들였다. 규제가 사라지면서 파생상품은 날개를 달았다. 세계는 연환계에 빠진 것처럼 파생금융상품으로 촘촘히 엮이게 되었다. 새로운 적벽대전이 시작된 것이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전쟁이.

거대한 착각 : 금융 위기를 넘어

금융 규제 완화라는 시대적 대세에는 시장에 대한 맹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 위기의 현실은 이것이 ‘거대한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경제에 대한 잘못된 이해(misunderstanding)에 기초하여 역사가 주는 교훈을 도외시하고 판단을 그쳤기(misjudge) 때문에 집값 상승도 영원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기초한 파생금융상품도 안전하리라는 환상(illusion)에 사로잡히게 된 것이다. 이것인 ‘거대한 착각’의 본질이다.

책의 1장 ‘당겨진 방아쇠’와 2장 ‘연환계에 빠진 세계’에서는 탐욕과 규제 측면에서 중요한 논점을 제공하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위기가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던 파생금융상품이 주요 고찰 대상이다. 3장 ‘시장의 실패인가 정부의 실패인가’와 4장 ‘글로벌 금융 위기를 넘어’에서는 금융 위기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시장근본주의와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과오에 대해 논하고, 금융 위기를 넘기 위한 대안과 해법을 탐구한다.

특히 금융 산업이 실물 경제의 생산성 증가와 이로 인한 소득 증가 혜택을 공유하는 ‘간접 산업’이고,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유난히 높은 산업이어서 시장 원리에 따라 도태되도록 놔두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여 사전에 적절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함을 강조한다.

대한민국을 향한 제언

일본의 식민과 미소 강대국을 대리한 동족간의 전쟁을 치르면서 모든 것이 초토화되었던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우수한 노동력 하나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 개발 독재와 민주화의 과정 속에서도 경이로운 경제 발전을 이룩했고 외환위기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여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시장 경제의 게임 원칙을 준수하려는 분위기나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비치고 있으며 불투명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군사 문화의 잔재로 보이는 경제적 의사결정 구조의 비합리성도 남아 있으며, 부에 대한 집착과 과시욕도 여전하여 사회적 가치관이 부(富)라는 가치 척도로 획일화되어 있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 경제 사회의 특수성과 폐해를 살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한다.

“새로운 화합과 가치의 구조로 우리 문화를 성숙시키기 위한 길은 다름 아닌 시장경제 원리의 진정한 실천이다. 사유재산권을 인정하고 게임의 법칙을 존중하는 것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다. 이는 모든 개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인권 확장의 바탕이고 공정한 사회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성실성을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초석이다. 투명성은 불특정사회에 대한 도덕성의 실천이며 정당한 공개(fair disclosure)는 사회에 대한 인격의 약속이다.

게임의 법칙 준수와 투명성 확립은 부의 추구가 불법적이면 처벌되는 사회를 만든다. 그렇게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추구하는 물질적 가치관이 많이 줄어들고, 부를 창조한 창의력과 노력이 칭송받는 생산적 사회의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이번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장으로 한국도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5천년 역사의 힘을 가진 한국은 누구보다도 먼저 시련을 극복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등한시 되었던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깊은 정신적 가치를 확립한다면 한국은 경제 대국만이 아니라 성숙한 경제 리더로 발돋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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