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은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부터 미디어 아트 전문 공간 ‘일주아트하우스’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미디어 아트 전시,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영화제 등을 기획했다. 영화, 미술, 만화, 문학, TV 등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전반에 걸친 ‘잡식성’ 관심이 그녀의 특징. 큐레이터이면서 2002년 영화 저널 《프리미어》의 영화평론 공모에 당선된 것만 보아도 그녀의 다양한 취향을 알 수 있다.
매번 새로운 전시를 기획해야 했던 도전적인 직장생활은 그녀에게 예술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향한 민감한 촉수를 지니게 했다. 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은 어느덧 그 촉수마저 닳게 만들었고, 결국 ‘감정의 불감증’을 불러오고야 말았다. 주변의 극심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그만 두고 ‘뉴욕’에 놀러 갔다 온 것은 순전히 이놈의 불치병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뉴욕에서의 ‘게으른 산책자’로 신분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1년 4개월 동안 어학원과 뉴욕대(NYU SCPS) 영화제작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수많은 전시와 영화,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뉴욕이 안겨준 또 하나의 ‘보너스’였다.
그녀에게 뉴욕은 일곱 가지 색깔을 한 무지개처럼 오묘한 존재로 다가왔다. 『뉴욕 걷기』는 뉴욕을 7개의 산책로로 나누고, ‘게으른 산책자’로 살아온 그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뉴욕이라는 낯설고도 아름다운 도시. 이 속에서 바쁘고 힘겨웠던, 그러나 언제나 그녀의 심장을 콩콩 뛰게 만들었던 뉴욕 문화 산책에 당신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