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멕시코에서 태어났다.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엄격한 가톨릭 신자인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상상 속 괴물을 즐겨 그리는 손자의 별난 상상력을 걱정한 할머니는 손자에게 두 번이나 엑소시즘을 받게 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고 한다.
청소년기를 미국 코믹스와 영국 해머영화사의 공포영화에 흠뻑 빠져 지냈다. <엑소시스트>와 <대부>로 분장계의 전설이 된 딕 스미스부터 분장과 특수효과를 배우고, 단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영화계에 입문했다.
멕시코에서 TV 프로그램을 연출했고, 1993년 영화 <크로노스>로 장편 상업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칸 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곤충처럼 탈피를 겪는 뱀파이어를 우아하고도 그로테스크한 감각으로 그려내 주목받았다. 이를 계기로 델 토로는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멕시코와 미국을 오가며 영화를 연출한다.
프로덕션 ‘테킬라 갱’을 설립하고, 할리우드 영화 <미믹>과 스페인 혁명에 관한 영화 <악마의 등뼈>를 연출해 다시금 주목받은 그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한 슬픈 판타지 호러 영화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다. 이 작품으로 그는 2006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2007년 아카데미상 각본상 후보,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다.
이후 <블레이드 2>와 <헬 보이2>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선보였으며, 현재 <반지의 제왕>의 감독 피터 잭슨이 제작하는 <반지의 제왕> 프리퀄인 J. R. R. 톨킨의 <호비트>의 연출을 맡아 2009년 6월 말부터 뉴질랜드에서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유니버설스튜디오와 3년간 전속계약하고, <프랑켄슈타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제5도살장>의 리메이크와 댄 시먼스의 SF소설을 영화화한 <드루드>의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금 확실히, 전 세계에서 가장 바쁜 영화감독이자 소설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