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책 읽기를 좋아했던 저자에게, 부모님은 60권짜리 대백과사전을 선물해주었다. 새 책을 펼칠 때 나는 쫙 갈라지는 소리에 중독되어, ‘자장면’ ‘호떡’ 등을 찾아보고, 레시피라고 하기엔 빈약한 설명을 따라 해보며 요리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어느 날은 딸기술을 담그려다 온 집안을 초파리로 들끓게 하기도 했고, 또 어느 날은 배숙과 흑임자죽을 만들어 엄마 친구 분들께 감동을 주기도 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나 그 시절에도 저자의 관심은 까다로운 미식가 활동이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좋은 재료로 맛있게 요리해서 예쁘게 담아내는지, 가격은 적당한지, 건강에 좋은지 등등 몇 가지 항목으로 별점을 매기며, 언젠가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요리로 감동을 주는 작은 주방을 열겠다는 꿈을 다졌다.
지금은 남편을 따라간 사막의 나라 쿠웨이트에서 세 살짜리 딸, 십 개월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풀 한 포기조차 소중한 그곳에서 집 안 텃밭에 상추와 깻잎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