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단어만으로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인생이 여행 같다면, 했는데 어슴푸레 그리 되어가고 있다. 다행이다. 여행이 일이 되는 인생이란, 그닥 나쁘지 않다. 고향인 전주를 떠나던 막 스무 살 무렵에 그랬고, 십여 년 잡지 기자로 일한 뒤 불현듯 훌쩍 떠나 섬으로 갈 때 생각했다.
이것이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떠나는 것이 새로운 시작이 되리라고, 그리 바랐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렇게 마음대로 찧고 까불 수 있는 이유는 언제나 든든한 가족과 집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때부터 전라도 여행이 시작되었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고향인 전라도를 찬찬히 둘러보며 단순하지만 충실한 기쁨을 오롯이 맛보았던 3년여 간의 여행을 이 책에 담았다. 아직도 부모님과 자매들이 살고 있는 전주로부터 봄이 오면 꽃이 피는 곳으로, 농밀한 갯벌이 펼쳐진 푸른 바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엄마 손 잡고 단풍놀이를 하고, 눈 쌓인 전나무 숲길을 홀로 걸어본, 소소하지만 따스한 여행의 기록이다.
저서로는 700일간 중간여행자의 여행일지인『제주도 비밀코스 여행』과 훌쩍 떠나 사계절 머문『강원도 비밀코스 여행』, 청소년 소설『옥탑방 슈퍼스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