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프랑스 남부 페르피냥에서 태어났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로 일하면서 꾸준히 집필 활동을 펼쳤고, 프랑수아 모리아크, 앙드레 지드, 장 콕토 등과 친분을 쌓았다. 1931년 발표한 첫 소설 『고통』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며 등장해, 『변덕스러운 사람들의 샘』 『우애』 『붉은 모관』 등 독창적인 소설들을 출간했다. 희곡에도 관심을 보여 「교황들의 성」 「하얀 남자」 등을 발표했으며, 시집 『불가침권』을 출간했다. 데뷔가 화려했고 상업적인 성공도 거두었지만 문단에서는 그에 걸맞은 위상을 이어가지 못했는데, 이는 어떤 문학적 조류에도 속하지 않는 그의 독창적인 재능 탓이기도 하고, 음험한 폭력으로 가득 찬 그의 작품에서 풍기는 음울한 분위기 탓이기도 했다. 1954년에는 10년간 쓴 시를 모아 1937년 출간작과 동일한 제목의 시집 『불가침권』을 출간했고, 이 작품으로 독창적인 시집에 수여되는 ‘기욤 아폴리네르 상’을 수상했다. 이후 문단에서 잊힌 채 알코올중독자로 살아가던 그는 자신이 죽은 사람으로 알려진 것에 분노해 1964년 『나는 죽지 않았다』를 출간했다. 이 작품은 앙드레 드 리쇼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던 모든 사람을 크게 동요시켰으며, 마르셀 에메는 공개서한을 통해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앙드레 말로에게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불운한 생을 살았던 앙드레 드 리쇼는 1968년 프랑스 남부 발로리스의 양로원에서 폐결핵으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