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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합니다 14-12-31 11:57

  


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김수빈 여름이 반짝(장편동화)



심사위원 | 김리리(동화작가) 김지은(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임정자(동화작가) 장주식(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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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본심작에 대한 평을 포함한 심사평 전문은 계간 <문학동네> 봄호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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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심사평


 


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공모에 136명의 작가가 다양한 장르의 장편과 단편을 응모하였다. 웹툰이나 영화와 같은 대중매체의 영향 때문인지 아니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질병이 투영돼서인지 알 수는 없으나, 지난해에는 저승의 이야기들의 많았던 반면 이번에는 성장의 문턱에서 특정한 삶의 방식을 선택해야만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SF 작품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기존의 SF를 뛰어넘는 정교한 상상력을 가진 작품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우수상 1편만을 배출했던 지난 회에 비해 본심에 오른 작품들의 수준은 고르게 높았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확실한 장점과 동시에 그만큼의 약점도 지니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장점을 눈여겨볼 것이며, 또 어떤 단점을 심각한 결함으로 여길 것인지에 따라 수상작이 결정될 것이기에 시작 전부터 이번 심사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감할 수 있었다.


 


풀리지 않는 어수선한 시국과 연말 바쁜 일정 탓에 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둔 토요일 김리리, 김지은, 유영진, 임정자, 장주식 이렇게 다섯 명의 심사위원들은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먼저 예심을 진행하며 느낀 소회를 밝히고 인상 깊게 읽은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가 한 바퀴 돌자 여름이 반짝, 파란 봉투, 내 친구 피터, 다림방 글방, 메기전4편의 단편 모음, 치킨, 달리다4편의 단편 모음이 남았다.


 


치킨, 달리다4편은 다양한 상상력을 펼쳐 나간 점은 좋았다. 그러나 장편으로 다루었어야 적절했을 소재를 단편이라는 그릇에 욱여넣은 듯하거나 쓰다 만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테이블에서 내려왔다.


백정의 신분으로 서당을 차린 한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한 역사 동화인 다림방 글방은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 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허술한 구성과 서사의 비약이 치명적 결점으로 여겨져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메기전4편의 경우 옛이야기적 상상력을 오늘에 가져와 거침없이 서사를 전개해 나간 점은 훌륭하였으나 작가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과 성찰의 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빈대서방 분투기라는 빼어난 단편이 있었음에도 아쉽게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을 배경으로 입양아와 인종 문제를 동시에 끌어안으며 다문화 문제를 재발견한 내 친구 피터는 사건 전개의 작위성이 문제시되었다. 이 새로운 기획을 해낸 작가가 미래에 좀 더 단단한 작품을 써낼 것을 기대하며 손에서 내려놓았다.


파란 봉투의 경우 서사를 끌어 가는 형식이 매력적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를 하였으나 그 형식을 채우는 두 인물의 사연이 상식 수준의 이야기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시선을 더 이상 잡아두지 못했다.


 


이제 최후로 남은 작품은 여름이 반짝한 편. 이 작품에 대한 논의가 두어 바퀴 돌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매력, 즉 이야기를 끌고 가는 법을 아는 작가의 글이라는 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자연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꾸밈없는 문장으로 아주 서정적으로 묘사해 내고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아련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에서여름이 반짝을 수상작으로 정하는 데 별다른 이의가 없음을 확인했다. 남은 문제는 메달의 색깔을 결정하는 것뿐. 독자를 휘어잡는 서두에 비해 결말로 가며 서사가 점차 늘어지고,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런 단점이 이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뒤덮을 만큼 치명적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 심사위원은 여름이 반짝은 죽은 신유하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 명의 아이들이 신유하를 기억하며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보아야 하며, 그런 면에서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사월이와 사월이 부모님, 할머니와 아주머니 등등 동네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게 느껴지고 시골 풍경이 따뜻하다는 점에서, 특히 어떤 작품은 재미있게 읽고 나서도 책장을 덮으면 기억나는 게 별로 없는데, 여름이 반짝은 여운이 오래 가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의 아름다움이 잘 드러난다고 했다.


다른 심사위원은 이 작품이 한 아이의 내면이 반짝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잘 형상화했으며,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어느 하나 함부로 하지 않고 정성스럽게 그려 주는 작가의 따뜻함이 믿음직하다고 했다. 또한 신유하가 작중 화자인 김린아의 또 다른 라는 은유로 읽힐 때 처음과 끝이 연결되며 묘한 여운이 남는다고 했다. 좋은 작품은 열 명이 읽으면 열 가지로 읽힌다고 하는데, 이 작품이 그런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그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동화적 아름다움에 대해서, 그리고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 다 메우고 가지 못한 빈틈에 대해서는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논의의 맨 끝에 남을 수밖에 없는 가장 내밀한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또 다른 심사위원은 이 작품을 읽고 죽은 자는 여전히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침묵의 메시지가 산 자들의 떠들썩한 목소리보다 더 크게 우리 삶을 규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말도 했다. 심사위원들이 이 작품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 떠올렸던 것들을 이 지면에 모두 드러낼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모두 같은 작품을 읽었음에도 저마다 다른 작품을 읽은 듯한 놀라운 경험을 한 것만은 꼭 밝히고자 한다.


 


이번에 투고된 작품들을 읽으며 매우 아쉬웠던 것들 중 하나가 판타지나 여러 장르적 양식을 활용했지만 결국 알레고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와 인물들의 서사가 결국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한두 마디 언술로 마무리되어 버리거나, 혹은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이란, 특히 어린이문학이란 익숙한 것들의 세계에서 새로운 인식을 발견해 내는 것이며, 작고 소박한 것을 통해 우물과도 같이 깊고 깊은 저마다의 무의식을 불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5명의 심사위원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서로가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결점들, 즉 시골에 잠시 간 도시 여자아이가 시골 아이들과 겪는 이야기라는 진부하다고도 볼 수 있는 설정, 비슷한 상황이 나선형적 발전 없이 반복되는 느낌을 준다는 점 들은 이 작품에 대상을 수여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여름이 반짝 한 사람의 죽음을 계기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 작품의 서두인데, 이러한 시도는 유은실의 마지막 이벤트나 이경혜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처럼 죽음과 관련이 있는 작품에서도 이루어진 바 있다. 그래서 처음에 독자는 접해 본 적이 있는 방식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짐작하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우리의 예상을 기분 좋게 빗나간다. 작가는 친구의 죽음을 다루고 있지만 그 죽음을 다루는 방식은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밝음에 가깝다. 비눗방울이라는 투명하고 부드러운 매개체를 통해서 세상을 떠난 존재와 주인공이 다시 만나고, 미처 귀담아 듣지 못했던 목소리를 들으면서 불의의 사고로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게 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려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은 진짜 관계나 우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되돌아보게 만든다.


우리는 흔히 곱고 착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별이 된다고 생각한다. 신유하는 아이들과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를 넘어서는 우정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아이들의 가슴에 진짜 반짝이며 남은 것은 그해 여름이었다.


외롭고 냉정했던 린아는 사월이, 지호라는 든든하고 무던한 친구를 얻으면서 훌쩍 성장했다. 그들이 여름 내내 돌아다니는 돼지우리와 사과밭은 그 어떤 화려한 공간보다 묵묵한 방식으로 친구의 죽음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달래 주고 독자를 위로한다.


우리는 이 장면들을 읽으면서 지난 한 해의 어두운 기억들을 조금씩 털어낼 수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어린 영혼인 유하로부터 이런 위로를 받는 것이 당치도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읽어 보니 우리를 위로한 것은 유하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라 이 작품이 우리를 데리고 다니는 공간과 행위 전체였다.


작가의 문장은 편안하게 읽히면서도 고집스러운 사실성을 지니고 있다. 계획이나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 순순한 문장, 아이들의 움직임이 호들갑스럽지 않게 그려지면서도 살아 있는 문장을 오래간만에 만났다.


 


결국 우리는 새벽 1시를 코앞에 두고 여름이 반짝을 제1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작으로 결정했다. 당선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당신이 깊은 밤 한 글자 한 글자 썼을 작품의 의미를 생각하며 우리도 당신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닿아 보려 노력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써 주시기를 기원한다.


 


끝으로 한 심사위원이 쓴 글을 모든 응모자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전한다.


 


이번 응모작 중에는 멋진 상상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문학답지 않은 작품이 꽤 많았습니다. 소설 혹은 청소년소설에 주인공만 초등학생인 작품이 여러 편 있었던 거죠.


어린이문학이 일반문학과 다른 것은, 주인공이 어린이여서가 아닙니다. 독자가 어린이라는 점이 어린이문학의 특성을 만들어 냅니다. 어린이문학 작가가 되고 싶다면 어린이문학 형식에 대한 공부를 하고 몸에 익히는 게 필요합니다. 어린이문학 작품은 읽으면서 짐작하는 것보다 쓰는 게 힘듭니다. 긴 시간을 갖고 어린이의 삶을 살피고, 인문학 공부도 충실히 하고, 습작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쉽게 읽힌다고 해서 쓰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쉽게 읽히도록 쓰기 위해 많은 작가가 어른의 욕망을 비웁니다. 부디 중단하지 마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심사위원, 김리리, 김지은, 유영진, 임정자, 장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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