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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매주 화,수,목, 오후 2시에 3인 3색 <오후 2시의 에세이>가 연재됩니다! 11-10-24 14:38



오후 2시의 에세이

김화영_ 너무 짧았던 여름의 빛
김원숙_ 그림은 그리움
송호창_ 이타카의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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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_ 너무 짧았던 여름의 빛



“어제는 여름이었는데, 벌써 눈앞에 가을!”
보들레르는 이렇게 노래했다.
가을빛 속에 몸을 잠그고 지나간 여름을 생각한다.
보들레르의 가을 노래를 생각한다.
“아! 부디 그대 무릎에 내 이마를 기대고
하얗게 작열하던 여름을 그리워하며
노랗게 물든 늦가을의 다사로운 빛을 음미하게 해주오!”
 
그보다 앞서, 올해 이 나라의 여름은 길고 지루했다. 석 달 동안 겨우 한 주일을 제외하고는 줄곧 비가왔다. 백 년 만에 처음이라는 말이 들렸다. 누군가 나직한 야산을 깎아 그 집채 같은 흙더미를 집 울타리뒤에 부려놓았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외쳤다. 그 외침 너머에서 황토를 싣고 사나운 물이 밀고 내려왔다. 아침에 깨어 신문을 펼치니 서울 한복판에서 산사태가 나서 바위가 아파트 거실로 들어와 앉고 자동차 위에 자동차가 올라앉았다는 소식이 굵은 글자로 황폐한 사진 위에 박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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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숙_ 그림은 그리움


나에게 연재라는 것은 남 보라고 쓰는 일기이며 마감 날짜가 있는 숙제 같은 것이다. 언제까지 쓸까, 누가 볼까 등을 인식하지 않고 마음속 생각을 자유로이 써내려가는 것이 순수한 글쓰기이겠으나, 나 같은 영원한 초보에게는 이 두 가지 조건들이 다 좋은 인센티브가 된다. 

한국을 떠난 후 40년 동안 영어권에서 사는 사람인지라, 예습, 복습을 해야 잘할 수 있는 숙제, 잘 쓰기 위해서 정리정돈하게 되는 생각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그린 그림을 글로 다시 그려보는 것, 이 모든 게 다 해볼 만한 신나는 일이다. 또 자꾸 눈에 보이는 것들과 마음 깊이 와 닿는 이야기들, 잠에서 깨어나서도 오랫동안 생각나는 꿈 등, 일상에서 건져 올린 보물들을 정해져 있는 모양의 연재라는 글쓰기 상자에 맞추어 넣는 재미난 놀이이기도 하다. 

숨을 곳이 많은 그림과는 달리 이건 이것이고 저건 저것이 분명하여 매사가 대낮 같은 글쓰기 놀이, 그림이 생겨나는 마음속, 거기 같은 곳에서 글도 흘러나오리라. 그저 담는 그릇이 다를 뿐이다. 글쓰기로 그림을 설명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그림이 그려진 나의 삶의 언저리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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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창_ 이타카의 아람다운 사람들


누구나 그렇듯이 이야기는 내 어린 시절을 사로잡은 가장 큰 힘이었다. 한쪽 다리가 없었던 할머니는 남아 있는 한쪽 다리에 내 머리를 뉘고 항상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의 치마폭은 세상에서 가장 안락한 이부자리였다.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 심장마저 이야기에 귀 기울인 듯 박동을 멈춘 것만 같았다. 그럴 때면 나는 이미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등장인물 틈에 끼여 있었다. 그들과 함께 다급히 도망치기도 하고, 얼싸안고 기뻐하기도 하며, 부둥켜안고 울면서 함께 호흡했다. 그것은 너무나 큰 행복이었다. 이야기는 항상 날 꼼짝 못하게 움켜쥐었다가 놓아주었고, 긴장이 깊을수록 긴 여운을 남겼다. 할머니의 치마폭은 마법의 샘이었고, 처음부터 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 안에서는 그 많은 이야기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솟아올랐고, 그 많은 이야기도, 이 세상마저도 나를 위해 누군가 만들어놓은 것만 같았다. 치마폭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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