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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이 연재됩니다! 12-02-29 14:50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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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1234, 운이 좋다면 5까지 갔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이야기

 

편집자 앞에서 작가는 다단계회사의 강의실에 앉아 있는 우울한 표정의 대학생이나 마찬가지다. 한두 시간 뒤 자리에서 일어날 때쯤이면 이 대학생의 표정은 해낼 수 있다는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로 빛을 발할 것이다. 물론 그 대학생은 자신이 박차고 나오는 그 문이 고생길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걸 전혀 모르겠지. 슬픈 이야기지만, 내가 지금 생면부지의 그 대학생을 슬퍼할 겨를이 없다. 내 신세도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

 


이런 말을 꺼내는 건, 올 한 해 푹 쉬기 위해서 나는 매주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인데, 이게 말이 되나? 말이 안 되니까 다단계지. 아무튼 처음에는 넋두리에서 시작했다. 『원더보이』를 출간한 뒤, 담당편집자에게 이런 말을 꺼냈다. 내년이면 내가 등단한지 20년이 되는 해다. 처음 10년은 건성으로 소설을 썼(다기보다는 독자들이 건성으로 내 소설을 읽었다고 우기고 싶)고 나중 10년은 어디에 어떤 형식으로 존재하든 나는 늘 연재 마감중이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그라나다에서도, 밤베르크에서도, 심지어는 추석을 맞이해서 내려간 김천의 PC방에서도 나는 마감하고 있었다. 이제 『원더보이』를 냈으니 당분간은 연재 없는, 그러니까 초심으로 돌아가서 건성으로 소설을 쓰겠다. 야호!

 


그랬더니 내 말을 잘 듣고 있던 편집자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그래, 정말 그간 고생이 많았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열심히 썼다. 수고가 많았으니까 당분간은 푹 쉬면서 인생도 즐기고 친구도 만나고 레저활동도 하고 사회봉사도 하고 요리도 배우고 정원도 손질하고 등산도 하고 창문도 닦고…… 뭐 그러는 김에 연재도 없으니까 문학동네 카페에다가 산문을 쭉 쓰면 어떻겠느냐? 그래서 내가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산문 연재라고? 그러자 편집자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냥 짧은 산문을 붓 가는 대로 쓰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바보가 아니다. 우울한 표정의 대학생이 절대로 아니다. 그 말에 그렇게 곧이곧대로 속을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내가 안 해본 게 아니라고. 10년 동안, 그러니까 처음 10년 동안 붓 가는 대로 한번 써봤더니 독자들은 매우 자유분방하게 읽더란 말이지. 돌이켜보면 그 자유 중에는 읽지 않을 자유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또다시 슬픈 이야기지만, 더이상 눈물 콧물 짜내며 살아갈 겨를이 없다. 나도 이제 마흔(하고도 얼마더라)이다. 내년이면 등단 20년이다. 그러니 절대로 붓 가는 대로 쓸 수는 없다. 그랬더니 편집자가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입 가는 대로 말했다.

 

-연재를 시작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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