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주는 사람이 즐거운 동작이지요.”
손때가 묻은 빵틀, 낮은 집, 커다란 눈동자의 말 등 김도연은 이 아홉 편의 소설을 통해 마치 오래된 사진을 복원하듯 쉽게 지나치기 쉬운 풍경을 다시 찬찬히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그 풍경은 때로는 밤낮으로 탁구에 깊이 몰두해 있는 인물을 코믹하면서 진지하게 담아내는 모습으로(「탁구장 근처」), 때로는 투자한 친구의 사업이 실패하는 바람에 엉뚱하게 투자금 대신 셰퍼드 두 마리를 건네받고는 속수무책으로 셰퍼드와 함께 산길을 헤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셰퍼드」) 나타난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덜컥 화를 내거나 따지기보다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인물의 모습은 각자의 시간을 통과해 한 해의 끝에 다다른 우리에게 애틋한 울림을 줄 것이다.
가장 투명한 부위를 맞대는 일의 눈부심, 말갛고 밝은 죽음과 사랑의 세계
* 통권 113호 – 2022년 겨울호 차례
"그 아르바이트, 해 볼게요. 저에겐 집을 떠나 보고 싶은 이유가 있거든요."
“희망은 앞발, 사랑은 뒷발.”
“도무지 죽지를 않는 사람들.
아시아의 젊은 소설가들이 함께 쓴 소설집 『절연』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절연』은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티베트,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에서 활동하는 9명의 작가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집필한 단편소설을 모은 작품집이다. 그간 한‧중‧일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 소설집이 출간된 적은 있지만, 동남아시아의 작가들까지 참여한 앤솔러지의 출간은 이번이 최초다.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이라 이름 지어진 이 다국적 프로젝트는 독특하게도 출판사가 아니라 소설가 정세랑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우정의 범위를 살짝 더 넓혀보고 싶었다는” 정세랑의 주도에 일본의 쇼가쿠칸(小学館), 한국의 문학동네가 응답해 어느새 9명의 아시아 작가가 참여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되는 대형 프로젝트가 되었다.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하나의 키워드로 각기 다른 작품을 쓴다면 어떨까, 라는 정세랑의 아이디어는 어렵지 않게 ‘절연’이라는 단어에 가닿았다. 팬데믹과 국제정치 갈등이 초래한 단절의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절연’이라는 키워드가 각지에 떨어져 살던 작가들과 문학 독자들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 셈이다.
느리지만 ‘기특한 안간힘’으로 꾸준히 읽고 쓰는 사람, 소설가 황시운이 그만의 속도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려 찾아왔다.
“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진 이국의 시간과 손님처럼 어색한 고향의 시간이 서걱거리며 부딪혔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자
“무엇이 두려운가
소설
삶 속에서 문학을 살아간 시인의 초상
‘눈물의 시인’ 박용래의 산문 미학
‘눈물의 시인’ 박용래 시세계의 길잡이
“한 사람의 삶이 온전히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을까.
『영초언니』의 작가, 제주올레길을 낸 여자 서명숙의 연煙애담
오늘 나의 꿈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
어떤 시집이 빠져 있는 한, 우리의 시는 충분해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