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인의 생애사에 기반한 실로 매혹적인 연구
자궁이 아이를 품을 때 여성은 어떤 대가를 치르는가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은 어떤 생애 질병사를 걷게 될까
추천사
이 책에서 그려지는 ‘여자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태아부터 할머니까지의 시간, 그리고 농경과 노예의 시절을 고스란히 겪으면서 몸이 터득한 지혜는 아슬아슬하고 깨지기 쉽다. 그러나 새로운 지혜로 살아내고야 마는 몸에 새겨진 진화의 흔적은 강렬하기만 하다. 사람 많은 커피숍에서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기보다는 자리 잡고 앉아서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책이고, 그만큼 충분한 공을 들여서 읽을 가치가 있다. 내가 맡은 대학교 강의 교재로 쓰고 싶다._ 이상희,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대 인류학과 교수
진화의학 분야에서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이후로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최고의 책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과학의 본질인 실증과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진화에 대한 섬세한 이해와 절묘하게 결합된 최고의 이론을 만날 수 있다._ 피터 엘리슨, 하버드대 인류학 및 인간 진화생물학과 교수
자시엔스카는 우리 인간이 거친 진화적, 생물문화적 과정을 꿰뚫으면서 독자들에게 현대 인간의 건강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면에 관한 매혹적인 담론을 제시한다._ 마이클 뮐렌바인, 인디애나대 블루밍턴캠퍼스 인류학과 교수
저자는 현대 여성들에게 강요되는 각종 건강법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다만 모든 여성이 처한 환경이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생활사와 물려받은 조건 사이의 거래에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고 주장한다._ 제인 랜캐스터, 뉴멕시코대 인류학 석좌교수
다이어트, 운동 그리고 의학계의 각종 권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여성들은 완벽한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하지만 유방암이나 골다공증과 같은 질병은 여전히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이고, 발병률도 늘고 있는 추세다. 생식 적응력이 여성의 일생에 걸쳐 전반적인 건강 적응력과 종종 충돌한다는 것이 공중보건 전문가 자시엔스카의 주장이다. 진화생물학 분야의 연구를 총망라하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점은 이른바 ‘구석기 시대’와 현재의 라이프스타일, 호르몬, 그리고 수명 사이의 부조화 같은 요인이 질병 예방 전략의 결정적인 열쇠라는 사실이다._ 『네이처』
오늘날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이어트 및 건강요법 서적들과는 대조적으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호르몬과 생식 체계를 진화 환경과 조화시키도록 매력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소위 건강의 지름길이라고 광고하는 주장에 기대지 말라. 우리 몸은 ‘현명’하기보다 수대에 걸쳐 우리를 지배한 생활양식에 적응조차 못 할 만큼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실로 매혹적이다._ 『사이콜로지』
여성 건강과 진화생물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책._ 『수사너카로 라이브러리저널』
자시엔스카는 비교문화적인 관점과 진화의 지혜가 스며 있는 관점에서 여성의 재생산 건강을 탐험할 독보적인 적임자다. 그녀의 책은 하나의 폭로이며, 지적 자극을 준다._ 데이비드 P. 버래시, 『크로니클오브하이어에듀케이션』
저자는 재생산 능력과 여성 건강의 다른 측면들 사이에서 진화적 균형을 찾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구석기 시대의 식이 패턴에 관한 면밀한 연구를 분석하면서, 당대 여성들의 폐경 후 암 발병 위험 요인을 짚어낸다. 손쉬운 해법에 만족하거나 충고하기를 거부하는 것 역시 이 책의 강점 중 하나다. 저자는 그 대신 질문을 끌어내고, 인간의 진화적 유산이란 대부분의 독자가 상상해온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흥미로운 데다 도전적임을 설득력 있게 논증한다. 여성의 건강에 주안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인류 공동의 역사와 그것이 오늘날에 시사하는 바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고, 잘 규명된 업적이다._ M. D. 래저웨이 초이스
책 속에서
어떤 이는 ‘예방 차원에서의 건강’이 하루 이틀 논의된 주제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기 시작했지만, 각종 생활습관병의 발병률이 제자리걸음이거나 높아지는 것은 그러한 프로그램들의 실효성이 별로 없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구시대적인 예방이었다. 현대의 예방이라면 모름지기 인간의 진화 역사에 대한 지식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생활사 이론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의 예방은 한 개인의 생애 전반, 즉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생애 모든 단계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따라서 한 개인의 태아기나 유아기 환경 조건들을 알면 미래의 건강을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의 예방은 반드시 각 개인의 과거 경험들과 생식의 역사를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제시되어야 한다._23쪽
격렬한 운동, 흔히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음의 에너지 균형의 결과로 월경 불순 빈도가 늘어나고, 심하면 월경주기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몇몇 연구자는 전문 운동선수들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전에 훈련받은 적 없이 실험에 참여하여 유산소 운동을 한 여성들에게서도 난소 기능이 운동선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억제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오락 삼아 운동을 한 여성들에게서도 난소 기능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이다._45쪽
24~37세 사이의 여성들에게서 월경주기 동안의 타액 샘플을 채취해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샘플 채취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실험에 참여한 여성들의 유방 크기와 허리와 엉덩이둘레도 측정했다. 여성들의 유방 크기는 두 개의 측정치, 즉 가장 볼록 솟은 부분의 둘레와 유방 바로 아래 가슴둘레의 비율로 계산했다. 비율로 계산한 까닭은 마르거나 뚱뚱한 것과 별도로 유방 크기만을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유방-밑가슴둘레의 비율이 높고 유방이 크고 WHR 비율이 비교적 낮은 (허리가 가는) 여성들은 에스타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 수치로 측정한 생식력이 월등히 높았다._56쪽
책 소개
자궁이 아이를 품은 날 모든 것이 결정된다. 산모는 자기 소모의 대가를 얼마만큼 치르고 아이에게 영양분을 내어줄까?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질병의 경로를 걷게 될까? 만약 자궁에 한 번도 아이를 품어보지 않은 여성이라면 출산 경험을 한 이들에 비해 더 건강할까, 아니면 다른 질병들을 얻게 될까?
이 책은 여성의 몸을 이전에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탐색한다. 즉 진화론적, 보건학적, 인류학적 고찰을 시도한다. 말하자면 이 책은 ‘건강법’에 관한 것이다. 다만 병이 생기면 ‘운동도 꽤 하고 기름기 있는 음식도 줄이며 술·담배도 안 하는데 나는 왜 건강하지 못할까?’라며 자책할 필요가 없다. 앞선 연구들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진화론적 경로에서 개인의 노력과 관계없이 얻는 질병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력이 독이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운동을 지나치게 하면 생식능력에 해를 입는다).
따라서 이 책이 ‘그대로 따라하면 건강해진다’와 같은 간단한 처방전을 제시하진 않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내 몸은 왜 이런 상태인 것인지, 내가 혹시 아이를 갖게 된다면 어떤 거래가 오가는지,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와 어떤 경쟁을 치르게 되는지, 임신 기간에 영양을 잘 섭취하는 것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안 될 때도 있다든지 하는 새로운 경험치들을 알려줄 것이다.
성적으로 성숙된 여성은 거래를 시작한다
모든 생명 활동에는 비용이 따른다. 여성은 성적으로 성숙해지면 자기 몸을 보존하는 것 외에 다른 과정에도 에너지를 분배하는데, 바로 생식이다. 만약 에너지가 한정돼 있다면 그 한정된 에너지를 최우선으로 사용하는 곳은 ‘생식’이다. 여성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 들어서면 자기 몸을 돌보는 일은 이차적인 것으로 밀린다. ‘독신’이거나 불임일 때만큼 자기 몸에 최적의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성 개개인의 체격, 성장 속도, 성 성숙 연령, 나아가 자녀수와 자녀의 체격 등은 그녀의 생활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형질과 사건이다. 여성이 일생 동안 생식, 즉 임신·수유·양육에 할당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따라서 한 여성이 생식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려면 생애 전반에 걸친 생식 사건들에 에너지를 신중히 배분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한 여성에게서 태어난 자녀들 각자는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에너지와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산모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으면 사태는 더 심각한데, 왜냐하면 산모는 출산 이후에 지속적으로 들어갈 비용까지도 감안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자녀에게 너무 많이 투자하면 산모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미래의 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도 있다.
살아 있는 유기체가 맞닥뜨리는 또 하나의 영원한 딜레마는 생식과 면역 사이의 거래다. 현재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면역 기능은 후순위로 밀려날 것이다. 이런 단기적인 거래들이 장기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즉 생식에 비용을 더 많이 쓸수록 유기체의 수명은 단축될 가능성이 있다.
여성호르몬이 많으면 어떤 질병을 얻을까
우리는 유전자와 환경적 요인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달한다. 유전자는 대개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 이상의 형질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하나의 유전자가 어떤 형질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반면 다른 형질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는데, 이를 길항적 다면 발현antagonistic pleiotropy이라 한다.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길항적인 효과를 낸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으면 생식에 유리하다. 에스트로겐이 수정에 직접 관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유인성 암인 유방암에 걸려 사망할 확률도 높아진다. 문제는 생식 연령기가 지난 후에도 에스트로겐이 또 다른 거래에서 길항성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즉,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을수록 암 발병률은 높지만, 대신 골다공증이나 심장병,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노년기 질병 발병률은 낮아진다.
이 같은 생활사 거래들을 이해하면 각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건강을 유지하기 힘든 까닭과 거래 조건을 변경하기가 불가능한 까닭을 알 수 있다. 이 거래들이 곧 생명의 실체다. 말하자면 “완벽한 형질은 없다. 모든 형질이 월등하면 좋겠지만, 어느 하나를 월등하게 만들면 다른 하나는 열등할 수밖에 없다.”
진화생태학자들이 이러한 우선순위의 딜레마, 에너지의 분배와 거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불과 50년 정도에 불과하다. 생활사 이론도 이제 막 진화생물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문제의 복잡성을 풀어보려고 노력했던 경험론자들의 접근법을 활용해 여성의 몸을 탐색해나간다.
진화론적 고찰이 필요하다
이 책은 건강에 관한 책이다. 그중에서도 생식생물학과 여성의 건강을 다룬다. 여기서 핵심은 진화론적 관점이다. 즉, 여성이 직면하는 생리학적 도전과 건강상의 문제를 진화생물학적 관점, 특히 생활사 이론에 입각한 관점에서 살펴본다.
인간의 생리적 특징과 해부학적 구조, 행동 양상은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했다. 장년기에 발병하는 몇몇 질병은 인간이 진화하면서 적응한 환경과 현대인이 살고 있는 환경 사이의 부조화의 결과다. 가장 큰 부조화는 진화 시대 조상들의 생활 방식과는 극적으로 달라진 대다수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서 나타난다. 진화의 역사에서 90퍼센트에 이르는 기간을 수렵채집인으로 살았던 인간 조상들은 식생활, 신체활동의 패턴, 사회적 관계망이 지금과 크게 달랐다. 여성의 생식 패턴도 당연히 달랐다. 성 성숙이 늦고 월경주기의 횟수는 적었던 반면 출산 간격이나 수유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었다.
인간이 수렵채집에서 벗어나 생존 전략을 바꾼 것은 약 1만4000년 전이었다. 즉 대부분의 진화적 적응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하지만 생활 방식이 변했어도 인간의 생리학적 양상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생리 기능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진화론적 변화들이 인간의 형질 목록에 자리를 잡기에는 1만4000년이란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갖고 있는 생리와 대사 기능 대부분은 구석기 시대 수렵채집인 조상들이 갖고 있던 그대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생활과 몸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 진화론적 고찰 없이는 보건학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다.
영양이 풍부할 경우의 최악의 시나리오
진화론적 적응보다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급격한 생활 방식 변화로 인한 부조화는 여러 질병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산모의 환경이 열악하다면 그 속에서 자라난 태아는 성인기에 이르러 특정 질병을 얻을 확률이 현저히 높으며, 특히 영양이 풍부한 환경에서 성인기를 보낸다면 그 위험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몇몇 가설에서는 생애 초기와 성인기 환경의 부조화가 한 개인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인생 시나리오를 구성한다고 주장한다. 즉 태아가 자궁에서 빈약한 영양분으로만 견뎠을 경우, 이 아이가 성인기에 거꾸로 풍부한 에너지 상태에 처한다면 자신이 자궁 안에서 발달시킨 모든 생리와 대사 기능들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 즉 이런 아이는 커서 고혈압을 앓거나 당뇨병과 심장병을 앓을 확률이 높다. 한편 성인기 환경이 (열악하든 양호하든) 태아 때의 환경과 일치한다면 오히려 건강상의 문제들이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
현대인이 경험하는 태아기와 성인기 환경의 엄청난 차이는 인간의 진화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시기에는 부실하게 태어나면 부실하게 살다가 부실하게 죽었다.
오늘날 태아 발육기 동안 산모의 환경은 한 개인의 미래 건강을 결정하는 중대한 요인이다. 작게 태어난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질병 발병률이 높다. 태아 발육기 동안 영양 결핍의 결과가 그토록 끔찍하다면 왜 어머니는 자녀의 발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을까? 왜 인간은 어머니가 발육기의 자녀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전달하도록 메커니즘을 진화시키지 않았을까? 실제로 그런 메커니즘이 없지는 않다. 어머니는 에너지를 박탈당하는 임신기와 수유기 동안 생리학적 희생을 감수한다. 하지만 그 비용이 터무니없이 클 때는 크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생활사 거래인데, 현재의 생식과 미래의 생식 사이의 거래다. 영양이 결핍된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의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 거래 탓이다.
개인 맞춤형 생식의 역사와 건강 관리법
진화론적, 공중보건학적, 생애사적 관점에서 여성의 건강을 다루는 이 책은 또한 운동이 생식 호르몬 수치를 얼마나 낮추고 유방암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지, 또 프랑스에서 어린이의 건강을 위해 개발한 건강 프로그램의 역사와 그런 프로그램들이 동시대 프랑스인 건강에 장기적으로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본다.
역사적인 삶의 조건들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하나의 가설, 즉 오랜 노예생활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저체중아 출산에 부분적 원인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점검한다. 문화적 관습과 생식생물학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무어족 소녀들의 살찌우는 과정이 갖는 생물학적 의미를 살펴본다. 실제로 살찐 여성은 생식활동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 여성과 생식을 논함에 있어서 자녀를 낳는 데 따르는 비용도 비중 있게 다룬다.
어떤 식사와 운동이 적절한지, 또 그 근거는 무엇인지도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주제다. 격렬한 운동, 흔히 직업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음의 에너지 균형의 결과로 월경 불순 빈도가 늘어나고, 심하면 월경 주기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취미로 운동을 하는 여성이더라도 과한 운동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난소 기능의 변화를 일으킨다. 가령 기분 전환 삼아서 일주일에 20킬로미터 내외로 조깅을 하는 여성에게서는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억제된다.
한편 한 개인의 출생체중은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출생체중이 적었던 사람은 성인이 되었을 때 심장혈관계 질병을 앓을 위험이 높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여성은 심장혈관계 질병을 앓을 위험이 높은 반면, 과체중으로 태어난 여성은 유방암을 겪을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이 책은 다양한 질병의 발병률을 낮추기 위한 운동의 종류와 강도 등에 대한 조언도 제시하고 있다.
***
현대의 예방이라면 모름지기 인간의 진화 역사에 대한 지식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생활사 이론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현대의 예방은 한 개인의 생애 전반, 즉 서로 긴밀히 상호작용하는 생애 모든 단계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따라서 한 개인의 태아기나 유아기 환경 조건들을 알면 미래의 건강을 예측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따라서 각 개인의 과거 경험과 생식의 역사를 고려해 여성 각자에게 필요한 지식과 생활 경험이 무엇인지 맞춤형으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