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30호
- 저자
- 엘릭시르 편집부
- 출판사
- 엘릭시르
- 발행일
- 2020-05-28
- 사양
- 288쪽 | 판형 170*240mm
- ISBN
- 9 772384 289005 05
- 분야
- 산문집/비소설, 에세이/비소설, 교양
- 정가
- 13,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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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소설
곽재식 작가의 ‘무명 탐정’ 시리즈의 신작 「유령들이 잔치를 벌이다」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계속하는 수상쩍은 의뢰인과 무명 탐정의 기묘한 하룻밤을 천천히 따라간다. 허황된 야심의 쓸쓸한 이면을 엿볼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우페이의 「기사와 보낸 하룻밤」은 2019년 대만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의 밤, 라디오에서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청취자의 기묘한 사연을 따라, 빈부격차와 가치관의 격변으로 혼란스러운 현대 중국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빅토리아 시대의 제인 오스틴’으로 불리는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단편 「회색 여인」은 18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한 무시무시한 ‘푸른 수염’ 풍 이야기이자 초기 형태의 가정 스릴러(domestic thriller)다.
기획 기사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를 맞아, 이번 호의 특집은 감염병과 방역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처음으로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한정짓지 않고, 종말문학을 포함한 SF, 판타지, 호러, 순문학, 논픽션 등을 아우르며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 절망과 희망의 상상력을 살펴본다. 알베르 카뮈와 스티븐 킹, 정유정과 필립 로스, 소포클레스와 브램 스토커가 나란히 배치되며 각 시대의 작가들이 감염병이라는 비극 앞에 품었던 고뇌와 용기, 두려움과 희망이 어떻게 비슷했고 또 달랐는가를 읽다보면, 2020년 상반기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낯선 공포를 좀더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과 의지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여러 감염병에 대한 실제적 기록과 픽션의 상상력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고자 노력한 《미스테리아》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속 자가격리처럼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특별한 백일야화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감독이자 평론가 정성일은 연상호 감독의 이 제시하는 질문을 낯설게 돌이켜보며 ‘이미 감염된 자’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자’ 사이의 투쟁이 의미하는 바를 연달아 질문한다.(‘SESSION’) 홍한별 번역가는 할리우드의 스타 진 티어니가 경험한 비극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깨어진 거울』을 비교하면서 감염병 시대의 경솔한 호의에 대해 경고한다.(‘MIRROR’) 유성호 법의학자는 법의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간접증거의 뒷받침이라는 어려운 작업을 소개한다.(‘NONFICTION’) 정은지 작가는 이나미 이쓰라의 ‘사냥개 탐정’ 시리즈에서 ‘일본의 필립 말로’로 언급됐던 류몬 다쿠의 식생활을 꼼꼼하게 따져보며 미국식 하드보일드의 식생활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한다.(‘CULINARY’) 범죄소설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는 ‘SUMMARY’ 코너에서는 미스터리 장르의 역사에 뚜렷한 이정표를 세운 유일한 아이콘, 셜록 홈스의 특징을 짚어본다.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이언 랜킨의 『블랙 앤 블루』, 데이비드 피스의 『1974』와 『1977』, A.S.A 해리슨의 『조용한 아내』, 유메마쿠라 바쿠의 『신들의 봉우리』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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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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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SPECIAL 코로나 백일야화
전염병의 메타포―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다시읽기 : 윤경희
미스터리 분과로서의 질병―『오이디푸스 왕』부터 <닥터 하우스>까지 : 노정태
보이지 않는 것과 맞서 싸우다―루이페르디낭 셀린의 『제멜바이스』와 필립 로스의 『네메시스』: 남궁인
동물에겐 죄가 없다―정유정의 『28』과 데이비드 쾀멘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이다혜
“고개를 숙이면서 내 집을 생각하네”―피터 헬러의 『도그 스타』와 에밀리 세인트존 맨델의 『스테이션 일레븐』 : 김수지
언데드 호러에 미래는 있는가―흡혈귀 vs 좀비 vs 코로나19 : 장성주
팬데믹과 공중보건, 개인적 상흔의 가이드북 : 황순조
모두를 위한 방공호 : 최봉준
감염의 묵시록 12편―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부터 스티븐 킹의 『스탠드』까지 : 권채령, 하성호, 박여영, 유진, 박찬용, 노정태, 김용언
SESSION 감염된 자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자, 연상호의 <부산행> : 정성일
취미는 독서
『블랙 앤 블루』
『녹슨 도르래』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조용한 아내』
『요리코를 위해』
『신들의 봉우리』
『이름 없는 여자들』
『1974』『1977』
『어제가 없으면 내일도 없다』
『배심원단』
SUMMARY “공부에는 끝이 없다네, 왓슨.”―1887년, 셜록 홈스가 탐정의 전형을 세우다 : 김용언
CULINARY 자연인과 사이드킥, 이나미 이쓰라의 ‘사냥개 탐정’ 시리즈 : 정은지
NONFICTION 그날의 저녁식사 : 유성호
MIRROR 경솔한 선의 : 홍한별
SHORT STORY
곽재식 「유령들이 잔치를 벌이다」
우페이 「기사와 보낸 하룻밤」
엘리자베스 개스켈 「회색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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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국문 약칭 ‘코로나19’)가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된 건지 다시 한 번 뉴스들을 되짚어보다가 조금 멍해졌습니다. 중국 우한 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가 집단 발병했다는 뉴스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건 2019년 12월 31일이었고,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도 그 병의 첫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 병, 코로나19를 두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인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건 3월 11일이었습니다. 그 5개월 동안,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자가격리라든가 검역, 사회적 거리두기, 확진자 동선 같은 단어들에 익숙해졌고,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상비하는 일상이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학교를 비롯한 공공시설 대부분은 문을 닫았고,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타 지역으로의 이동은 삼가게 되었습니다.
《미스테리아》의 이번 특집은, 모두에게 낯설고 당황스럽고 힘든 이 2020년 상반기를 ‘이야기’로 남기려 했습니다. 이번만큼은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국한시키지 않고, 종말문학을 포함한 SF, 판타지, 호러, 순문학, 논픽션 등을 아우르며 감염과 방역에 관한 이야기들부터 (극한으로 밀어붙인) 종말에 대한 상상력까지 발휘했던 작품들을 살펴봅니다. 알베르 카뮈와 스티븐 킹, 정유정과 필립 로스, 소포클레스와 브램 스토커가 나란히 배치되며 각 작가들이 품었던 고뇌와 용기, 두려움과 희망이 어떻게 비슷했고 또 달랐는지를 살펴봅니다. 우리는 아직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이 어떤 여파를 남기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몇 달 후, 혹은 몇 년 후에 그 나비효과가 어떤 충격으로 돌아올지 지금으로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불길한 예감에 짓눌린 채 2020년을 그대로 흘려보내기보다,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과거의 작가들과 혹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현재 시점으로 끌어당겨보았던 작가들과 함께, 이 상황을 어떻게든 용감하게 이겨나갈 수 있는 의지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에 우리는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 무엇보다 우리의 ‘공간’이 어떤 식으로 재조직화될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감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분노하고 좌절한 이가 많을 것입니다. 이 상황에 대한 원인을 ‘딱 잘라서’ 지목하고 그 대상을 향해 분노를 퍼붓고 싶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가장 크게 고통 받은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의 작가 파올로 조르다노가 당부한 것처럼, “이 모든 고통이 헛되이 흘러가게 놔두지” 말았으면 합니다. 무수한 이들이 실질적인 고난을 겪었던(그리고 앞으로도 겪게 될) 이 경험을, 이 기억을 분풀이할 무언가로만 남길 수 없습니다. 이것에 적응하고 대응하고 결국은 이겨낼 수 있는 그날까지,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소설
곽재식 작가의 ‘무명 탐정’ 시리즈의 신작 「유령들이 잔치를 벌이다」는, 말도 안 되는 부탁을 계속하는 수상쩍은 의뢰인과 무명 탐정의 기묘한 하룻밤을 천천히 따라간다. 허황된 야심의 쓸쓸한 이면을 엿볼 수 있는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우페이의 「기사와 보낸 하룻밤」은 2019년 대만추리작가협회 미스터리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이다. 함박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의 밤, 라디오에서 실시간으로 들려오는 청취자의 기묘한 사연을 따라, 빈부격차와 가치관의 격변으로 혼란스러운 현대 중국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빅토리아 시대의 제인 오스틴’으로 불리는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단편 「회색 여인」은 18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한 무시무시한 ‘푸른 수염’ 풍 이야기이자 초기 형태의 가정 스릴러(domestic thriller)다.
기획 기사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비상사태를 맞아, 이번 호의 특집은 감염병과 방역에 대한 이야기들을 모았다. 처음으로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한정짓지 않고, 종말문학을 포함한 SF, 판타지, 호러, 순문학, 논픽션 등을 아우르며 여러 각도에서 살펴본 절망과 희망의 상상력을 살펴본다. 알베르 카뮈와 스티븐 킹, 정유정과 필립 로스, 소포클레스와 브램 스토커가 나란히 배치되며 각 시대의 작가들이 감염병이라는 비극 앞에 품었던 고뇌와 용기, 두려움과 희망이 어떻게 비슷했고 또 달랐는가를 읽다보면, 2020년 상반기에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낯선 공포를 좀더 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 힘과 의지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여러 감염병에 대한 실제적 기록과 픽션의 상상력을 가능한 한 많이 소개하고자 노력한 《미스테리아》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속 자가격리처럼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특별한 백일야화의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영화감독이자 평론가 정성일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제시하는 질문을 낯설게 돌이켜보며 ‘이미 감염된 자’와 ‘아직 감염되지 않은 자’ 사이의 투쟁이 의미하는 바를 연달아 질문한다.(‘SESSION’) 홍한별 번역가는 할리우드의 스타 진 티어니가 경험한 비극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깨어진 거울』을 비교하면서 감염병 시대의 경솔한 호의에 대해 경고한다.(‘MIRROR’) 유성호 법의학자는 법의학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인, 간접증거의 뒷받침이라는 어려운 작업을 소개한다.(‘NONFICTION’) 정은지 작가는 이나미 이쓰라의 ‘사냥개 탐정’ 시리즈에서 ‘일본의 필립 말로’로 언급됐던 류몬 다쿠의 식생활을 꼼꼼하게 따져보며 미국식 하드보일드의 식생활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한다.(‘CULINARY’) 범죄소설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어보는 ‘SUMMARY’ 코너에서는 미스터리 장르의 역사에 뚜렷한 이정표를 세운 유일한 아이콘, 셜록 홈스의 특징을 짚어본다.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이언 랜킨의 『블랙 앤 블루』, 데이비드 피스의 『1974』와 『1977』, A.S.A 해리슨의 『조용한 아내』, 유메마쿠라 바쿠의 『신들의 봉우리』 등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