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외면할 때 다가와 말을 건넨 고래의 따스함
톡톡 튀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다양하고 활기찬 색채를 이용한 그림으로 널리 사랑받는 탁소의 세번째 그림책으로, 『구름똥』과 『코끼리 방귀』에 이어 이번 『데굴데굴 집』에는 거센 바람에 날아가버린 ‘다람쥐 집’이 땅을 데굴데굴 구르다 바다에 빠졌다가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데굴데굴 구르는 다람쥐 집을 발견한 새, 토끼, 기린, 두더지, 거북이는 자신이 다칠까봐 다람쥐 집을 외면해버립니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다람쥐 집은 결국 바다에 풍덩 빠지게 됩니다. 과연 다람쥐 집은 숲속 다람쥐 마을로 무사히 되돌아갈 수 있을까요? 『데굴데굴 집』은 아무리 사소하고 자그마한 관심이더라도 어려운 처지에 빠진 사람에게는 아주 커다란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가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살아갈 때 세상은 더욱 따듯한 곳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세상 곳곳에서 마주치는 다정함에 관하여
숲속 마을 다람쥐들이 도토리를 구하러 간 사이,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다람쥐 집’이 저멀리 빙글빙글 날아갑니다. 땅에 떨어진 다람쥐 집은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합니다. 이를 본 토끼는 ‘깡총’, 기린은 ‘어기뚱’, 두더지는 고개를 ‘쑥’ 집어넣는 등 다들 피하기에 바쁩니다.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다람쥐 집은 결국 바다에 풍덩 빠지게 됩니다. 이대로 다람쥐 집은 평생 바다를 떠돌아야만 할까요? 다행히도 그때 고래가 다가옵니다. 자기를 잡으러 온 배인지, 집인지, 또 가끔은 거꾸로 보았을 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고래는 다정하게 말을 건넵니다.
“걱정하지마 내가 도와줄게.”
고래가 힘차게 뿜은 물줄기 덕분에 하늘로 솟아 숲속 다람쥐 마을로 돌아갈 수 있게 된 다람쥐 집이 외칩니다.
“고래야, 정말 정말 고마워∼”
『데굴데굴 집』은 어려운 상황에서 외면받더라도 세상 곳곳에서 마주치는 다정함을 이야기하며, 편견을 갖고 사물을 바라보며 섣불리 판단하고 지나치기보다는 조그마한 관심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서로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몸으로 새기고 배우는 의성어, 의태어
의성어, 의태어는 어린이들이 언어에 대한 감각을 처음으로 익히고 흥미를 느끼며 놀 수 있는 소리이자 말입니다. 아이들이 말을 트는 데 도움을 주고, 어휘를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데굴데굴 집』에는 ‘빙글빙글’, ‘아삭아삭’, ‘반들반들’과 같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친근한 22개의 의성어, 의태어가 나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에 나오는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를 소리 내어 말하면서 그림에 맞춰 역할극도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이가 ‘어기뚱어기뚱’ 기린 흉내를 내면서 다람쥐 집 역할을 맡은 부모와 놀 수도 있고, 아이가 고래처럼 ‘으라차차’ 하며 물을 뿜는 동작을 취할 수 있습니다. 역할 놀이를 통해 아이는 의성어, 의태어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힐 수 있게 됩니다.
참신한 시각이 담긴 특별한 그림책
출간 직후 뜨거운 사랑은 받은 『구름똥』에 이어 『코끼리 방귀』를 연달아 내놓은 아트디렉터 탁소가 이번에는 세번째 그림책인 『데굴데굴 집』을 선보입니다. 광고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보는 이의 시선을 끌 수 있어야 하는데, 특히 아트디렉터는 광고를 만드는 데 빼놓을 수 없는 표현력, 조형력, 색채 감각 등 다양한 장치를 고안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습니다. 달리 말해 시대 흐름에 맞게 언제나 참신한 감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의 마음을 확 끌어당기는 데 능해야 하는 일입니다. 저자의 이러한 이력 덕분에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책이 탄생했습니다. 즉, 『데굴데굴 집』은 언제나 참신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탁소만의 시선이 듬뿍 담긴 특별한 그림책입니다. 대한민국공익광고제에서 대상을 받고 세계 유수 광고제에서도 다수의 상을 받은 탁소의 『데굴데굴 집』은 어려움에 빠진 다람쥐 집에게 건네는 고래의 싱그러운 다정함과 따듯함을 보여주며, 여전히 앙증맞은 그림과 생생한 글로 그림책 세계에 산뜻한 바람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