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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준비의 기술

저자
박재영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0-11-15
사양
240쪽 | 135*205 | 무선
ISBN
978-89-6735-834-1 03810
분야
에세이/비소설, 여행/실용
정가
14,500원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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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보다 ‘여행준비’가 훨씬 좋다
당신을 ‘프로 여행준비러’로 만들어줄 책
웃다가 정신 차려보면 세계일주한 기분!
뒤통수를 맞는 ‘반전의 철학’과 기상천외한 여행지들에 대한 대처 방안 수록

‘여행책’ 아니고 ‘여행준비’에 관한 책

먼저 이 독특한 책을 쓴 저자에 대해 소개해보련다. 그는 의사이고, 책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청년의사라는 언론의 편집주간이기도 하다. 『개념의료』라는 의학서도 집필했지만, 『종합병원 2.0』이라는 장편소설도 썼다(맞다, 그는 이재룡·신은경 주연의 1994년 드라마 <종합병원>에 자문을 했고, 이어서 그가 쓴 『종합병원 2.0』도 드라마화되었다). 공중보건의사 시절 요리책을 써서 텔레비전에 출연했고, 응원단 주치의로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모두 참여해본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무엇보다 ‘프로 여행준비러’로서 지난 10년 동안 야심작을 구상해왔다.
바로 『여행준비의 기술』로, 이것은 ‘여행책’이 아니고 ‘여행준비’에 관한 책이다. 여행은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여행준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전염병은 여행을 못하도록 국경을 막지만, ‘여행준비’에까지 손을 쓰진 못한다. 그래서 저자는 오랜 시간 갈고닦아온 ‘여행준비의 기술’을 여행이 불가능한 시대에 내놓는다. 언젠가 하게 될 다음 여행을 미리 준비하자고 결의를 다지면서.
여행은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얻는 것의 폭도 달라지고, 추억의 깊이가 달라진다. 티켓과 숙박을 어떻게 하면 싸게 예약할까 하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모두 돈이 부족하고 시간도 많이 모자라니 그런 제약이 뒤따르는 상황에서도 여행준비만큼은 재미있게 해보자는 것이다.
여행을 가려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 경제 공동체 구성원들과 지출 코드를 맞춰야 하고, 같이 떠날 사람과 시간도 맞춰야 한다. 같이 다닐 짝꿍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한쪽이 여행을 덜 좋아할 수 있으니, 얼마나 자주, 얼마나 길게, 얼마나 멀리 갈 것인지 현명하게 결정해야 한다. 여행을 좋아하더라도 선호하는 스타일은 크게 다를 수 있어 이 역시 잘 조율해야 한다. 짝꿍이 없다면 같이 갈 사람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여행의 동반자와는 인생의 동반자만큼이나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고 같이 다니면 여러모로 좋을 때가 많으니까.
인생은 짧고 여행할 수 있는 날은 더 짧다. 하지만 여행준비를 해보면 알게 된다. ‘여행준비’가 거의 ‘여행’만큼이나 재미있다는 것을. 가끔은 준비에만 그치고 여행을 못 가도 상관없다. 여행준비를 하다보면 내 욕구가 무엇인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알게 되고, 대화할 때 상대와 맞출 수 있는 화젯거리가 풍부해지니까. 게다가 타인의 취향까지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여행의 명분을 만들자!

여행준비의 가장 중요한 기술 한 가지는 ‘여행의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열심히 일만 하다가 여행 갈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별생각 없이 여행을 떠났다가 근원을 알 수 없는 죄책감(너무 자주 놀러 다니는 게 혹시 아닐까, 이 돈을 저축했어야 하는 건 아닐까)에 시달리지 않도록 우리는 성실한 자세로 여행의 명분을 미리미리 쌓아야 한다. 그래야 더 자주 떠날 수 있고, 떠났을 때 더 당당하게 놀 수 있다.
저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하나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찾아오는 시점을 기념하는 것이다.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때마다 여행을 떠나는 건 어렵다 하더라도, 결혼 5주년, 10주년, 20주년, 25주년 기념일이나 30세, 40세, 50세, 60세 생일은 여행을 떠날 충분한 명분이 되지 않나. 생일을 10년에 한 번 기념하는 건 너무 띄엄띄엄이 아니냐고 생각할 필요 없다. 부모님 생신과 배우자 생일도 있고 아이들 생일도 그냥 지나치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입사 10년, 20년도 자축할 만하고, 자녀의 초·중·고, 대학 졸업도 좋다.
다른 하나는 무엇이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성취’를 기념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뭔가 대단한 걸 이루기는 쉽지 않으니, 적당히 만만하면서도 적당히 어려운,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나 주변 사람을 치하해줄 수 있는 뭔가를 목표로 설정하고, 그걸 이룬 기념으로 여행을 떠나면 된다.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거나, 악기를 배워 한 곡을 끝까지 연주하게 됐다거나, 책을 한 권 냈다거나 하면 여행을 떠난다. 기쁜 일을 여행으로 자축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명분을 세워두면 오히려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일거양득이다.

식도락이 30프로, 여행은 관계의 미학

저자의 여행과 여행준비에는 그만의 특징점이 있는데, 식도락을 좋아하는 그로서는 여행준비 시간의 최소 30퍼센트는 식당 찾기에 할애한다. 여행 중에 잘 먹는 한 끼는 멋진 풍경보다 가슴에, 혀에, 머리에 더 깊이 남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 대충 골라 들어간 식당에서도 추억은 생길 수 있지만, 더 잘 준비하고 미리 예약할수록 식당에서 더 근사한 경험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덴마크 여행을 떠나기 전 세계적인 레스토랑 노마를 예약하는 데 실패한 저자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두 번째 타깃인 제라니움을 노리기 시작했다. 주 4일만 문을 여는 제라니움은 90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한데, 정확히 90일 전, 그것도 덴마크 시각 자정에 시도해도 예약에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일정표에 크게 입력해놓았다가 저자는 정확히 90일 전 새벽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다. 새로고침을 몇 번 반복하다보니 예약 페이지가 열렸다. 곧바로 클릭. 그리고 성공!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해냈다! 이름, 이메일과 함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밥값의 절반쯤을 미리 결제해 예약에 성공했다. 수없이 새로고침하며 눌러도 실패했던 노마 예약의 실패가 이로써 회복됐고, 제라니움에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거리들이 생겼다.
둘째, 외국에서 직접 운전을 한다면, 여행의 재미와 환상은 두 배로 상승한다. 특히 해외에는 ‘세상의 끝’ 분위기를 풍기는 드라이브 코스들이 있는데 저자는 자신이 가본 코스들을 신중하게 골라 책에 담아냈다.
셋째, 혼자 하는 여행보다 ‘같이’ 하는 여행을 저자는 선호한다. 그의 가장 충실한 여행 파트너는 아내인데, 여행준비를 하다보면 나를 알게 되는 것은 물론 배우자의 가치관과 선호도를 속속들이 알게 된다. 서로 한발씩 양보하고, 좋아하는 곳을 공유하며, 여행에 대한 환상과 추억을 쌓아가면서 상대를 마치 자신처럼 더없이 가깝게 인식하게 된다.
이외에도 현지어를 얼마만큼 준비해서 갈까, 플렉스를 할 수 있는 여행회화로는 무엇이 있을까 등등 이 책은 쓸모 있는 여행준비의 기술들을 펼쳐놓는다.

이탈리아는 난장판이고, 미국은 먹기만 하고
: 스포츠 관람 중 깨달은 의외의 민족성

마치 실용서일 것 같은 이 책은 한편 여행과 여행준비의 에피소드가 가득한 이야기책이기도 하다. 물론 여행에서 생긴 일화도 많이 담겨 있어 앞으로도 여행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중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미국, 일본, 호주, 타이 등에서 관람한 각 국가의 스포츠는 국민성을 간파하도록 이끌었다. 프란체스코 토티가 주장이던 시절 이탈리아에서 AS로마 홈경기를 보러 갔을 때였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분위기는 거의 난장판이었다.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려 연기가 가득했고, 경기장 전체에 몽둥이를 든 경찰관과 호스를 든 소방관이 줄지어 서 있었다. 휘슬이 울린 후에는 더했다. 누구는 소리지르고, 누구는 담을 넘고, 여기저기서 뭔가가 날아다녔다. 그때 AS로마는 두 골을 앞서가던 중이었는데 동점이 되더니 후반 중반쯤 역전골까지 먹었다. 그 순간 관중이 폭발했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다. 그런데 황당한 건, 그렇게 난리를 부리던 관중들이 아직 경기가 10분 이상 남았는데 갑자기 일어나서 퇴장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한 골만 넣으면 동점인데, 왜 나가지?’ 경기는 종반으로 치달으며 점점 치열해지는데, 사람들은 계속 빠져나갔다. 저자는 당황해 속으로 생각했다. ‘선수들 얼굴 보며 욕해주려고 좋은 자리 잡으러 가는 건가? 나도 나가봐야 하나?’ 마침내 종료 5분을 남겨두고 저자도 안절부절못하다가 그들을 따라 나갔다.
하지만 따라 나간 결과는 허무했다. 경기에 열광하던 시민들은 자신이 응원하던 선수들을 뒤로한 채 교통 정체를 피해 빨리 집에 가려고 서두른 것이었다. 즉 그들에게는 역전의 순간을 볼 기회보다 차 안 막히는 게 급선무였던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 야구장에 가면 이 사람들은 야구를 보러 온 건지 먹으러 온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먹는다. 관중석의 자기 자리는 비워놓은 채 매점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이것저것 먹으며 TV로 야구를 보는 사람도 많다. ‘그럴 거면 왜 왔는지. 여기가 맛집이야?’
영국에서 축구장에 가면 그자들은 축구를 보러 온 건지 도서관에 온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하고 심각하게 축구를 본다. 하프 타임 때 말고는 화장실에 가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중간에 누가 나가려 하면 짜증이 밴 얼굴로 길을 비켜준다. 이 엄중한 시기에 화장실 가는 너는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이런 표정이다. 당연히 경기를 보며 뭘 먹는 사람도 드물다.
일본에서 야구장에 가면 외야석을 가득 메운 관중의 일사불란한 응원에 놀라게 된다. 내야는 우리 야구장 풍경과 비슷하지만, 외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거의 모두가 유니폼을 입었고, 응원단장의 손짓 하나에 신속 정확하게 구호를 외치며 동작을 실행하는데, 이건 전문 응원단이 따로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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