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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별 도서 Book

안의 흠흠 杏のふむふむ 배우 안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

저자
역자
김혜숙
출판사
글항아리
발행일
2021-01-29
사양
248쪽 | 135*200 | 무선
ISBN
978-89-6735-760-3 03830
분야
에세이/비소설
정가
13,000원
일본 모델이자 배우 안, 그녀를 있게 한 소중한 만남의 기록들
무라카미 하루키 추천!
“언젠가 맑게 갠 오후의 넓은 들판에서 안과 둘이 캐치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아가씨와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저씨로.
‘흠흠’과 볼을 주고받으며.” _무라카미 하루키

『안의 흠흠』은 일본의 모델이자 배우 안(杏)이 만난 사람과 만남들에 대한 에세이다. 글을 통해 만난 안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여린 듯하지만 강단 있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녀가 보인 행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은 한층 더 확신을 얻는다.

모델로 데뷔해 유명한 배우의 위치에 올라선 지금도 아마 그녀는 과거의 안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주로 배우 안이 본격적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 시작한 시기에 쓰였다. 만남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글은 과거를 넘나든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과의 기억부터 친구와 친구 아빠, 오빠와 산에 가서 호된 성인식을 겪은 일, 모델로서의 첫 해외 진출, 첫 드라마 주연, 첫 뮤지컬, 그리고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혹은 만나지 못한 여러 만남들까지. 안이 만난 사람들의 연령, 성별, 직업은 전부 다르고(심지어 강아지도 있다) 만났던 시기도 제각각이지만 이 이야기들엔 공통적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안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반대로 그녀가 만났던 이들이 안을 얼마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신기한 인연으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에 추천사를 써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의외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야구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팬이라고 밝힐 정도로 하루키가 야구를 좋아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이에 못지않게 안은 어릴 때 리틀 리그에서 활동하며 야구를 했었다. 야구로 이어진 인연은 아니지만(하루키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안이 야구를 했었다는 걸 몰랐다고 한다), 특히 하루키는 야구 관련 에피소드인 「투수 탁탁 씨」 편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밝힌다. 흠흠,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안의 흠흠’은 안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방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안의 ‘흠흠’(ふむふむ)을 “호기심에 이끌려 나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라 표현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흠흠,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안의 모습. 안은 오쿠라 신이치로와 함께 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라디오가 처음이었기에 표정이 보이지 않는 라디오에서 어떤 식으로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찾아낸 것이 바로 ‘흠흠’이었다. 「화낼 줄 아는 아저씨」에서 안 스스로도 이때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의 제목 『안의 흠흠』이 탄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면, 소리로 전달되는 라디오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렇다고 번번이 ‘네, 네’ 하는 것도 좀 시끄럽다. ‘응, 응’ 하는 건 손윗사람에게 실례다.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흠, 흠’이었다. 지금이야 ‘응, 응’과 ‘흠, 흠’의 중간쯤 되는 딱 적당한 느낌으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에는 확실하게 ‘흠, 흠’ 하고 소리를 냈는데, 이 소리가 뭔가 절묘하게 들렸는지 도대체 그건 뭐냐는 청취자의 편지도 몇 번 받았다. _93쪽

안이 만난 소중한 인연들

_세대를 뛰어넘은 인연 「화낼 줄 아는 아저씨」: 오쿠라 신이치로
‘흠흠’을 끌어낸 오쿠라 신이치로와의 일화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오쿠라 선생님과 안은 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북바Book bar>를 함께 진행했다. 서른 살 가까운 나이 차가 무색하게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며 좋은 친구가 되었다. 오쿠라 선생님은 갖고 싶은 책을 먼저 가져간 다음 나머지 책을 안에게 주며 “안이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하기도 하고, 회식으로 노래방에 가면 둘 사이에 마이크 뺏기 전쟁이 시작된다. 또 국수를 너무 좋아해 이혼당할 뻔한(?) 오쿠라 선생님을 놀리기도 한다.선생님은 노래방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스태프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면 반 이상은 선생님과 나의 마이크 뺏기 전쟁이다. 마이크 뺏기는 가끔 비틀스의 난해한 곡 부르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내가 비틀스를 부르면 선생님은 “오-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그렇다면 다음 곡은 이걸로 하겠다!”라며 더 난해한 곡을 예약하고 열창하는 것이다. _94~95쪽

_오래된 친구와의 「호타카 성인식」: 오랜 친구 논과 논의 가족
안이 스무 살 때 오랜 친구 논, 논의 아빠, 논의 오빠와 함께 일본의 북알프스라 불리는 호타카 연봉에 올랐던 일화다. 산 걷기는 산 타기로, 벼랑 오르기는 벼랑 내려오기로 이어지면서 안은 점점 불안함을 느꼈지만 논의 가족과 자신을 믿으며 산행을 이어가고, 밤이 다 늦어져야 도착한 무모했던 여행. 생각해보면 이렇게까지 나 자신과 마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죽은 나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주의하며 때로는 화를 내고 싸웠다. 논 아빠가 스무 살이 되면 평생의 삶을 위해 데려오고 싶었다고 말한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다.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 자신을 둠으로써 일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내 생명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등반하는 동료들과 서로를 지탱하며 극복했다. 호타카 성인식. 논과 나는 좀처럼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 그 후 호타카에 다시 간적은 없지만, 논 아빠는 매년 만날 때마다 말씀하시곤 한다. “어이, 안. 올해도 가자!” _74~75쪽

_상냥한 마음들 「데쓰코 선생님」: 구로야나기 데쓰코
일본의 배우이자 작가로 『창가의 토토』를 쓴 구로야나기 데쓰코와의 인연을 담았다. 안이 아주 어릴 때 시작된 인연은 배우가 되어 데쓰코 선생님이 진행하는 <데쓰코의 방>에 출연하면서 다시 이어진 다. 늘 활기차고 아이 같은 모습의 데쓰코와 안이 세심하게 서로를 살피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읽는 사람 역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번에 안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을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만나서. 그 가게에서 내가 앗, 판다! 했을 때 안이 이거 선생님 드리려고요, 하고 말해주니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정말이야. 안의 상냥함에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받았어요. 저야말로요. 그렇게 따뜻한 말에 저야말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언제까지고 소녀 같은 감성을 잃지 않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데쓰코 선생님.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지만 선생님이 걸어가는 모습은 확실하게 내 발밑을 밝히고 있다. _111쪽

_뗄레야 뗄 수 없는 야구와의 인연 「투수 탁탁 씨」: 이름 모를 탁탁 씨
초등학교 시절 리틀 리거로 활동했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안. 배우가 되고 난 뒤 시구식에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10년 만에 다시 야구 글러브를 손에 끼운다. 연습을 위해 피칭 센터를 찾았다. 옆 마운드에서 만난 탁탁 씨는 아내를 위해 안에게 사인을 받다가 어쩌다 보니 안의 캐치볼 상대를 해주었고, 그렇게 이름도 모르는 채로 스쳐간 짧은 인연을 기록했다. 캐치볼은 역시 재미있다. 경구의 이 딱딱한 느낌! 글러브에 안착했을 때의 기분 좋게 절도 있는 소리. 탁탁 씨는 한동안 캐치볼을 해주고는 뛰어서 사라졌다. 어딘가에서 옷을 갈아입고 시합을 보러 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탁탁 씨의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탁탁 씨로 부르기로 했다. 자위대원 탁탁 씨.정말 감사해요. 탁탁 씨가 “내가 가르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_161~162쪽

_끝내 만나지 못한 「만나지 못한 만남」: 작가 고 구로이와 히사코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가장 슬픈 인연. 유일하게 ‘만났지만 만나지 못한 만남’이다. 고인이 된 작가 구로이와 히사코와의 편지 인연은 안이 구로이와의 책을 신문 서평 릴레이 에세이에 소개하면서 시작되었다. 구로이와 선생님과 계속 손편지를 주고받던 안은 어느 날 신문 부고란에서 구로이와 히사코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그날 공연은 나에게는 선생님을 애도하는 추모의 무대였다. 물론 연극에 변화는 없었지만 선생님께 바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어쩌면 보러 와 계실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 그리고 막이 올랐다. 객석은 캄캄해서 무대에서 객석 쪽을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 쪽에서 나에게 시선을 준다고 하더라도 객석을 제대로 응시할 수 없지만, 그날은 정면을 보니 사람의 모습이 있었다. 한 사람만이, 사람의 윤곽이, 캄캄한 객석 뒤쪽에서 흐릿하게 보였다. 나만 느꼈던 걸까? 하지만 그 모습에 ‘아, 역시 오늘 선생님이 약속대로 와주셨구나’라고 확신했다. 연극 중에 나는, 사람들은 자꾸 죽어가는데 죽는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생각했다. 만난적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도 없는 구로이와 선생님이 사라졌다. 아름다운 글씨에 아름다운 메모와 편지만을 남기고 신문의 활자 속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 _213쪽

<추천사-무라카미 하루키>
어쩌다 보니 같이 아는 지인이 있어서 지금껏 안을 여기저기서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나는 야구 중계를 제외하고는 거의 텔레비전을 보지 않고, 물론 모델 세계의 일은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안이 어떤 사람인지, 처음에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이렇다 할 만큼 자주 만난 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단언하는 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바를 솔직하게 말하자면, 안은 그저 ‘지극히 평범한 아가씨’로 보인다. 유명한 모델이라든가 배우라든가 하는 분위기는 적어도 나와 만나고 있을 때는 거의 풍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보통의 (평범한) 아가씨로 대하고 만다. 몇 년 전에 우연히 파리 한복판에서 그녀를 마주친 적이 있었다. “어, 웬일이야?”라고 물어보니 “이탈리아에서 모델 일이 있었는데, 그게 좀 전에 막 끝나서 배낭 하나 메고 혼자 파리까지 느긋하게 여행하러 왔어요”란다. 보통이라면 “젊은 아가씨 혼자서 외국 여행을 하다니, 힘들지 않아? 괜찮았어?”라고 물어봄 직하지만 안에게는 “아, 그거 잘됐네” 정도로 이야기가 정리돼버렸다. 언젠가 한 번쯤 맑게 갠 오후의 넓은 들판에서 안과 둘이 캐치볼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가씨와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저씨로. ‘흠흠’과 볼을 주고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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