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아내에게
- 저자
- 아사다 지로
- 역자
- 박수정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06-22
- 사양
- 256쪽 | 신국판
- ISBN
- 89-8281-294-6 03830
- 분야
- 소설집
- 도서상태
-
절판
- 정가
- 8,500원
-
도서소개
『철도원』 『은빛 비』의 뒤를 잇는 『낯선 아내에게』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바와 마찬가지로 눈물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남다른 체험이 더욱 짙게 배어 있다. 불량 청소년, 야쿠자, 경마에 빠진 사람들, 불법 체류자들의 삶 등 우리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들, 그 속에서 꽃피는 사랑과 눈물과 슬픔이 아사다 지로 특유의 색깔을 입고 아름답게 재현된다.
-
저자
1951년 도쿄 출생.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사립중학교에 진학하는 등 순탄한 성장기를 보냈으나, 집안이 몰락하는 충격을 겪으면서 뒷골목 불량소년이 된다. 고교 졸업 후 이십대를 야쿠자 생활로 보내는데, 이때의 체험이 그의 소설 곳곳에 배어 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글에서 "몰락한 명문가의 아이가 소설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문장을 읽고, 소설가의 꿈을 품었다. 1991년, 야쿠자 시절의 체험이 담긴 피카레스크 소설 『당하고만 있을쏘냐』와 『찬란한 황금빛』을 펴내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95년에 장편소설 『지하철』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1997년에는 첫 소설집 『철도원』으로 나오키 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은빛 비』『낯선 아내에게』, 장편소설 『번쩍번쩍 의리통신』 『천국까지 100마일』『칼에 지다』등이 있다.
-
목차
-
편집자 리뷰
낯선 아내에게
아사다 지로 소설 / 박수정 옮김
*신국판/256쪽/값 7,500원
*출간일:2000년 6월 22일
*ISBN: 89-8281-294-6 03830
- - >
『철도원』 『은빛 비』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힘, 소설집 『낯선 아내에게』
『철도원』으로 화제를 몰고 온 후, 『은빛 비』로 다시 한번 그 저력을 확인시켜준 작가 아사다 지로. 그의 이름은 더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철도원』에서 시작된 아사다 지로 열풍은 그의 작품들이 다투어 국내에 번역 출간되고, TV 드라마로도 제작·방영되는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등 소수 인기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워지고 있던 국내 일본 문학 시장에 아사다 지로는 보편적 감동을 동반한 탁월한 이야기꾼의 세계를 선보이면서 새로운 독자층을 일구어냈다.
『철도원』 『은빛 비』의 뒤를 잇는 『낯선 아내에게』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바와 마찬가지로 눈물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남다른 체험이 더욱 짙게 배어 있다.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눈길 닿는 대로 손 가는 대로 물 흐르듯 거침없이 펼쳐내는 솜씨 또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과연, 아사다 지로!” 하고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불량 청소년, 야쿠자, 경마에 빠진 사람들, 불법 체류자들의 삶 등 우리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들, 그 속에서 꽃피는 사랑과 눈물과 슬픔이 그의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촉수에 포착되어 아사다 지로 특유의 색깔을 입고 아름답게 재현된다. 그의 붓끝에서 신기(神技)에 가깝도록 생생하게 살아나는 삶의 풍경과 마음의 무늬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 아름다운 슬픔에 물들고 순수한 눈물에 씻겨 어느덧 우리의 마음은 치유되고 마는 것이다. 아사다 지로의 힘, 보잘것없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로 독자들의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어젖히는 그 마력은 『낯선 아내에게』에서 또다시 유감없이 발휘된다.
메마른 영혼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사랑의 빛깔!
표제작 「낯선 아내에게」를 비롯하여 「춤추는 소녀」 「스타더스트 레뷰」 「숨바꼭질」 「덧없음」 「의심스러운 시체」 「금팔찌」 「마지막 행운」 등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낯선 아내에게』에는 다양한 인생,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혼한 부모 밑에서 마음 둘 곳을 모르고 밤거리를 헤매는 불량 고등학생과 클럽에서 춤추는 소녀(「춤추는 소녀」), 클럽의 피아니스트로 전락해버린 첼리스트와 세계적 솔리스트가 된 그의 옛 연인(「스타더스트 레뷰」), 성공한 패션 디자이너의 현실 속의 사랑과 추억 속의 연인(「금팔찌」), 자신의 가정조차 지키지 못하고 유흥가로 내몰린 중년의 삐끼와 위장 취업한 중국인 창녀(「낯선 아내에게」) 등이 다양한 삶의 문턱에서 마주치고 스쳐 지나간다. 이들의 애틋하고 서글픈 만남과 헤어짐 속에 다채로운 사랑의 빛깔이 펼쳐진다. 혀끝에 달콤한 민트향을 남긴 첫사랑, 첼로의 슬픈 선율을 따라 울려퍼지는, 예술가의 이루지 못한 꿈과 사랑, 자기 자신마저 속여가며 마음속 깊이 간직해온 사랑, 짧은 순간 함께 한 사랑을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놓쳐버리는 쓸쓸한 마지막 장까지 아사다 지로가 풀어내는 사랑의 빛깔은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서 있는 자리는 서로 달라도 사랑 앞에서는 여지없이 여린 속살을 드러내고 아파하는 사람들. 그들의 상처, 눈물까지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낯선 아내에게』에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는 아사다 지로가 평생에 걸쳐 벼려온 번득이는 감성으로 완성해낸 주옥편(珠玉篇)들이다.
사랑이 끝난 자리에서 다시 사랑은 시작된다. 눈물과 슬픔의 힘으로!
『낯선 아내에게』에는 이루지 못한 사랑과 돌이킬 수 없는 삶의 딜레마에 처한 이들의 깊은 슬픔이 가슴을 울린다. 사랑이 끝난 자리,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상처는 눈물과 슬픔의 힘으로,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통해 비로소 치유 가능하다는 아픈 진실을 아사다 지로는 소리없는 감동으로 전해준다.
「스타더스트 레뷰」에서는 사랑의 아픔과 삶의 비애가 클래식과 재즈의 선율 속에 절절하게 울려퍼진다. 클래식 음악의 세계를 버리고, 클럽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먹고사는 전직 첼리스트. 한때 아르바이트 삼아 하던 클럽의 피아니스트 일이 어느덧 본업이 되어버리고 떠도는 거리의 여자와 야쿠자들 무리 속에 섞여버린 그에게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공한 친구가 찾아와 한순간도 잊지 못하고 있던 연인의 소식을 전한다. 하지만 이미 그는 과거의 그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첼로를 연주하면서, 평생 가슴에 담아두고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되새기고 마음으로부터 연인을 떠나보낸 후 마침내 그는 자신의 삶의 자리를 받아들인다.
「금팔찌」에서는 자그마한 기적을 통해 사랑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기적과 같은 일을 벌이거나 유령을 등장시켜 등장인물을 위로하는 아사다 지로 특유의 수법이 여기에서는 짧은 반전을 통해 그 재미를 더한다. 이십 년 전의 첫사랑을 잊지 못해 독신을 고수하고 있는 패션 디자이너. 어느 날 우연히 이십 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연인을 마주친다. 그는 아버지를 쏙 빼 닮은, 연인의 아들이었던 것. 그로부터 되살아나는 옛 추억. 그러나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다. 그녀가 이십 년간 마음에 품고 있던 사랑은, 마음속으로 사랑하던 사람이 친구의 남편이 되자 자신의 감정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쓸쓸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스스로 윤색해낸 허울에 불과한 것이었다. 자신을 가두고 있던 거짓 사랑을 깨고 현실의 참사랑을 찾아가는 마음의 행로가 잔물결처럼 은은하게 펼쳐진다.
『철도원』에 실려 있는 명작 「러브 레터」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표제작 「낯선 아내에게」에서는 위장 결혼을 통해 맺어진 젊은 중국인 창녀와 중년 삐끼의 사랑이 심금을 울린다.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지 못하고 술집 삐끼로 전락한 중년 사내가 의사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이국의 창녀에게서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가족의 따뜻함을 느낀다. “오직 아사다 지로만이 쓸 수 있는 작품으로, 결손 가정의 문제가 직접적으로 드러나, 그것을 새로운 소설의 경지까지 승화시킨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담담한 애정이 넘치는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을 추억으로 간직하고, 떨어지는 꽃잎과 함께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나는 노부인의 단아한 임종을 다룬 「덧없음」, 이십오 년 세월을 경마에 바치고 아담한 아파트의 꿈을 마지막 행운에 걸어보는 「마지막 행운」 등에서는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소박한 행복을 일구며 사는 평범한 이들의 은근한 사랑이 맛깔스럽게 담겨 있다.
어느 날 아파트에 돌아오니, 낯선 남자가 죽어 있었다는 흥미진진한 상황으로 시작하는 「의심스런 시체」는 야쿠자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코믹한 색채가 농후하다. 눈물뿐 아니라 웃음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아사다 지로는 발군의 기량을 보여준다. 비정한 야쿠자 세계에서조차 따뜻한 웃음을 건져낸다.
아사다 지로가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는 한없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그의 보따리를 한번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등을 돌리지는 못할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그의 소설에서 감동과 눈물이라는 수식어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소설은 한번 잡으면 놓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그러면서도 세월과 함께 한 깊이가 느껴지고 잔잔하지만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묵직한 감동이 전해진다. 『낯선 아내에게』는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지만 가슴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철도원』 『은빛 비』의 뒤를 잇는 『낯선 아내에게』는 전작들에서 보여준 바와 마찬가지로 눈물로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의 남다른 체험이 더욱 짙게 배어 있다. 불량 청소년, 야쿠자, 경마에 빠진 사람들, 불법 체류자들의 삶 등 우리가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어두운 세계의 이야기들, 그 속에서 꽃피는 사랑과 눈물과 슬픔이 아사다 지로 특유의 색깔을 입고 아름답게 재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