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김이 새겠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수의 개수는 무한하다. 이 사실에 대해서는 옛부터 내려오는 아름다운 증명이 있다. 나는 이걸 대학 3학년 때, 그것도 정치학과 친구에게서 배웠다. 수학과 건달로서 X팔린 노릇이었다(유오성 왈 "건달은 X팔리면 안 될 거 아이가?"). 증명을 소개하기 전에 잠깐 어린 시절로 돌아가보자. 어린 시절, "너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수가 뭔지 알아?" 그러면 1만, 1억, 1조, 1경, 1해, 뭐 이렇게 자기가 아는 큰 수를 말하면서 잘난 체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 ´무량대수(無量大數)´라는 커다란 수가 나온다. 이건 10의 68제곱, 그러니까 동그라미가 68개나 되는 큰 수이다. 국어 사전에는 이것보다 더 큰 수의 단위는 나오지 않는다. 그럼 이게 가장 큰 수일까? 물론 아니다. 이것만 알면 모든 친구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줄 것 같지만 얄미운 놈이 꼭 하나씩 있다. 만일 누가 "무량대수!" 그러면 "난 무량대수 더하기1" 뭐, 이러는 놈들이 꼭 있지 않은가?(나느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절대로 아니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가장 큰 자연수는 존재할 수가 없다. 그 얄미운 놈 말대로 그 수보다 하나 더 큰 수가 존재하니까. - - - p.224 |
반면에 얼핏 보아 떠오르는 생각이 엄밀하게 따져보면 틀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 지구를 한 바퀴 감을 수 있는 로프가 있다고 하자(그러니까 길이가 약 40,000km쯤 될 것이다). 이 로프의 길이를 10m만 늘려서 로프의 양끝이 맞닿게 지구를 감아보자(이 부분은 그림을 참조하기 바란다. 말로 하려니까 자꾸 이상하게 된다). 그러면 [그림8]]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구 표면과 로프 사이에는 ´약간의 틈´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이 ´약간의 틈´은 얼마나 클까? 객관식 시험에 익숙한 사람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보기 네 개를 생각해보자. 1) 10m높이의 사다리차가 느긋하게 지나갈 만큼 2) 사람이 한 명 겨우 지나갈 만큼 3) 개미 한 마리가 겨우 지나갈 만큼 4) 아메바 한 마리가 겨우 지나갈 만큼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보라.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3번이나 4번이 답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1번이라고 대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소수 과격 극렬 반항 불평 분자일 것이다. 아니, 로프 길이를 10m 늘여서 지구의 둘레를 감았더니 지구 표면과 로프의 사이가 10m나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인간인가? - - - p.19-21 |
그럼 사다리타기가 과연 일대일 대응인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아래 그림의 왼쪽처럼 조금 복잡한 사다리타기 그림을 생각하자. 그리고 그림의 오른편처럼 사다리 타기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보자(점선이 여러 단계로 나누었다는 표시이다). 그러면 어떤 종류의 사다리타기이든 알고 보면 다음과 같은 아주 간단한 사다리 타기가 이리저리 결합하여 이루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장 간단한 사다리타기를 호환(互煥, transposition)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바로 옆의 것과 자리바꿈을 하는 걸 말한다. 이제는 우리가 조금 전에 관찰한 것을 다음과 같이 ´폼나게´ 표현할 수 있다. - - - p.157-1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