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8백만 독자가 검증한 제2의 역사 교과서
우리 나라에서 ‘앗!’ 시리즈로 알려진 ‘Horrible History’시리즈는 2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8백만 부 이상 팔려 나간 초특급 베스트셀러. 작가의 발랄한 입담으로 풀어 놓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풍부한 상식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입맛에 맞게 편집되어 교육과 재미를 겸비한 에듀테인먼트 도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영국 어린이책 서평 잡지 『Books for Keeps』는 ‘Horrible History’의 작가 테리 디어리를 ‘20세기를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논픽션 작가’로 주목하기도 했다. 『잔혹한 세계사』는 그 동안 출간된 10여 권의 ‘Horrible History’ 시리즈의 발간 10주년을 기념하여 소장본으로 만든 책이다. 충실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알찬 내용과 익살맞은 그림, 입체적인 구성이 돋보이는 아주 색다른 역사책 『잔혹한 세계사』는 어린이들뿐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인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이게 바로 진짜 인류의 역사다!”
배고프면 자기 종족을 잡아먹었던 네안데르탈인, 그저 재미로 노예들을 사자 먹이로 내몰았던 고대 로마 인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처녀의 피로 목욕을 즐겼던 중세 유럽의 백작부인,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무고한 사람들을 수백만이나 학살한 미치광이 히틀러,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잔인한 전쟁과 테러……. 선사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상상을 초월하는 인류의 잔혹한 역사가 숨가쁘게 펼쳐지는 이 책은 역사책이라기보다 공포 소설에 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라 유물과 기록으로 고증된 진짜 인류의 역사라는 점이 충격을 더한다. 고도의 문명을 이루며 끊임없이 발전을 거듭해 온 인류의 역사가 이제까지 교과서에서 배운 반쪽짜리 역사라면, 늘 다른 인간들을 못 살게 굴고 달달 볶고 못 잡아먹어 안달해 온 잔혹한 역사는 바로 작가가 폭로하는 나머지 반쪽짜리 역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역사에서 배울 게 전혀 없는 걸까? 천만에! 우리는 잔혹한 역사를 통해 아주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 “그것은 바로 이 책을 읽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세계사가 머릿속에 쏙쏙!
BBC와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학창 시절 역사는 참을 수 없이 지루한 과목이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필기를 하고 날짜와 인명을 달달 외워야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역사 교육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영국이나 한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또한 “역사는 인간에 대한 탐구”라고 말한다. ‘그 때 그 사람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하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것이 바로 역사를 이해하는 열쇠라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잔혹한 세계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세계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훌륭한 업적에 가려져 비화나 야사로만 여겨졌던 크고 작은 일화들, 그리고 인간의 무자비함을 드러내 주는 끔찍한 사실들은 그 당시의 시대와 상황, 인물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해 준다.
세계사 속의 중요한 사건들을 편지·일기·신문 기사·광고 포스터·연극의 한 장면·만화 등으로 생생하게 재현한 입체적인 구성은, 주사위 놀이·숨은 그림 찾기·OX 퀴즈 등 직접 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게임들과 함께 어린이들을 역사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뻔한 역사 속의 지독한 악인들의 생애를 시대순으로 요약 정리한 권말 부록 ‘악인 열전’도 흥미롭다.
이 책은 우리에게 역사(history)의 어원이 ‘이야기’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이제 역사는 더 이상 애써 외워야 하는 고리타분한 학문이 아니다. 때론 흥미진진하고 때론 잔혹한 이야기 보따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