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만족스러운가?
만원 인파 속에 힘겹게 출근해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다가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일거리를 집으로 가지고 오는 일도 다반사이다. 일이 없으면 멍한 눈으로 TV를 보다가 잠자리에 드는 게 전부이다. 주말이면 버릇처럼 열심히 쇼핑을 하고, 열심히 일한 나 에게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외식을 한다. 그러나 무언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돈도 시간도 늘 부족하기만 하다.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가? 쳇바퀴를 돌고 있는 다람쥐 같다는 기분이 든 적은 없는가? 어쩌면 같은 자리에 머무르기 위해서 계속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덜 가지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교육전문가이자 저술가인 니콜라스 코더는 그의 책 [다운시프
트로 인생을 즐겨라]에서 부와 명예를 좇아 세상에 얽매여 있는 생활에서 벗어나 다운시프트로 균형 잡힌 삶을 살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다운시프트란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덜 추구함으로써 삶이 원하는 것을 더 얻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의 주장은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현명한 소비자가 될 것 - 덜 가지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2. 빚을 청산할 것 - 빚을 지고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3.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버릴 것 - 소유에는 목적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4. 상사를 없앨 것 - 스스로를 고용하여 나 자신을 위해 일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운시프트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운시프트를 위해서 집이나 자동차, 각종 취미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도 없다. 속도를 늦추어 즐거운 삶, 균형 잡힌 삶,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삶을 사는 것이 곧 다운시프트이다. 저자는 그러한 삶을 현실의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사를 없애는 방법을 살펴보자. 지금의 업무나 회사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당장 회사를 그만 두라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먼저 "정해진 업무시간을 준수"하여 일찍 퇴근하는 대신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보라고 한다. 부서를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래도 안 되면 직업을 바꾸거나 사업을 하되 "능력과 한계"를 분명히 파악하고 반드시 미리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볼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도 "성공을 너무 기대하거나 낙관해서는 안 된다."
다운시프터가 아니더라도……
이 책의 또 한 가지 미덕은 다운시프트의 삶을 살지 않는다 하더라도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여러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소비를 하는 길, 빚을 청산하는 방법, 잡동사니를 정리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다. 지갑에 붙이고 다니면서 물건을 살 때마다 살펴보라는 아래 질문은 그 한 예이다.
현명한 소비자, 검소한 삶을 위한 질문
- 이것은 진짜 필요한 물건인가?
- 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좋은 물건인가?
-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 유지비가 많이 들지는 않는가?
- 다른 사람과 비교되는 것을 의식해서 사는 것은 아닌가?
- 하루만 더 생각해보고 내일 사면 안 되는가?
다운시프트로 인생을 즐겨라
미국의 자선단체인 머크패밀리의 조사에 따르면 다운시프트를 선택한 사람의 약 87가 전보다 행복해졌다고 답했다. 그들은 1) 균형 잡힌 삶을 즐기고 2) 더 많은 시간을 가지며 3)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살고 4)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운시프팅 한다고 한다.
일에 파묻혀 스트레스 속에 살면서 나 자신과 가정에 소홀한 사람이라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삶에서 벗어나 풍요롭고 균형 잡힌 삶을 살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소중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인생은 흘러가는 여정(journey)이지 머물러 있는 정거장(station)이 아니"라고 했다. 정거장에 머물러 있는 당신의 인생이 즐거운 여정으로 바뀌기를 원한다면, 다운시프팅은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