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김달진 전집 7
- 저자
- 김달진
- 역자
- 최동호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5-07-11
- 사양
- 496쪽 | 신국판
- ISBN
- 89-546-0015-8 04810
- 분야
- 전집/선집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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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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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말라
미운 사람도 가지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애호품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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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옮긴이 김달진
월하(月下) 김달진(金達鎭) 선생은 1907년 경남 창원군 웅동면(현재 진해시로 편입)에서 출생, 1929년 『문예공론』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시원詩苑』 『시인부락』 『죽순』 동인으로 활약했다. 1939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졸업, 한때 입산하여 수도생활을 했으며, 일제 말 북간도를 찾아가기도 했다. 해방 후 동아일보 문화부에 잠시 근무하였으나 이후 문단에서 잠적했었다. 1960년대 이후 은둔하면서 동국대학교 역경(譯經)위원으로 불경 국역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으며, 1983년에는 불교정신문화원에 의해 한국고승석덕(碩德)으로 추대되었다. 저서로는 첫 시집 『청시靑枾』(1940), 김달진 시전집 『올빼미의 노래』(1983), 장편서사시집 『큰 연꽃 한 송이 피기까지』(1984)가 있으며, 그 외 『장자』 『법구경』 『한산시』 『당시전집』 등 동양의 고전과 『한국선시』 『붓다 차리타』 『보조국사전서』, 원효의 『금강삼매경론』 등 다수의 책들을 한글로 번역했다. 직접 역해한 『한국 한시』 전3권의 완간을 앞두고 1989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엮은이 최동호
시인, 문학평론가, 고려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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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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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김달진 전집 일곱번째 권 『법구경』
‘김달진 전집’은 시인이자 한학자이며 승려였던 월하 김달진 선생의 시적 업적과 불교와 한학에의 깊이 있는 학문적 온축을 되새겨보는 자리다. 지금까지 『김달진 시 전집』, 산문 전집 『산거일기』를 비롯해 『손오병서』 『장자』 『고문진보』 『한산시』가 출간되었으며, 『법구경』은 그 일곱번째 책이다.
이 책은 김달진 선생이 1962년 현암사에서 간행한 『법구경』을 저본으로 하고, 1992년 세계사에서 출간한 『한글세대를 위한 법구경』을 대본으로 하여 약간의 수정과 첨삭을 가한 것이다.
초기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법구경』은 다른 경전들처럼 일정한 시기와 장소에서 행해진 말씀이 아니라 여러 시기와 장소에서 게송(偈頌)의 형태로 행해진 가르침을 주제별로 엮은 일종의 ‘불교 잠언 시집’이다. 기원전 4세기경 인도의 승려 법구(法救)에 의해 팔리어로 정리되어, 이후 오(吳)나라 유기난(維祇難) 등에 의해 한역되었고, 1881년 종교학자 M. 뮐러 등에 의해 영역되어 서양에서도 대표적인 동양사상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법구경』은 성립 당시부터 학자들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민중들의 언어였던 팔리어로 기록되었으며 문장 또한 평이하고 소박해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뿐 아니라 불교도들 사이에 가장 널리 애창되는 경전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이후 많은 불교경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명쾌한 언어와 풍부한 비유를 통해 부처님의 진리를 설파하고 있어 누구나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 더구나 교리나 계율의 문제가 아닌 삶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즉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경전보다 대중적이면서도 깊은 종교적인 경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법구경』은 불교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삶의 지혜를 제시해주는 대표적인 동서고금의 잠언집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아하고 시적인 문장으로 읽는 깨우침의 보고(寶庫)
김달진 선생의 초판 『법구경』은 유기난(維祇難)의 한역대본을 기본으로 하고 기타 여러 판본을 두루 참조해 역술한 것으로, 선생 스스로 각 게송마다 촌철살인의 짧은 설명을 덧붙여 읽는 맛과 함께 깨우침의 깊이를 더했다. 전집판 『법구경』은 여기에 더해 최동호 교수가 초판의 소략한 주석을 보충하고 중복되는 게송 등을 정리해 엮은 것이다. 또한 본문에도 김달진 선생의 문장에 동서양의 금언명구를 보태어 원문과 함께 보다 넓고 깊게 그 뜻을 음미할 수 있게 했다.
김달진 선생은 초판 서문에서 『법구경』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 바 있다.
『법구경』은 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말을 좇으면
1) 간단한 말 속에 불교의 요긴한 뜻을 두루 가지고 있고
2) 말한 바가 아주 실제적이어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3) 종교의 구극은 윤리·도덕이 아니지마는, 거기서 불교의 도의(道義)를 찾을 수 있고
4) 그것이 성립된 연대가 가장 오래이므로 원시불교의 면목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들입니다.
(……) 모든 경·율(經律)의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금·옥과 같은 명구로서, 부처님의 진정 그대로의 말씀이요, 견줄 데 없는 큰 사상(思想)의 보고입니다. 동시에, 청아하고, 간결하고 또 심오한 시집이기도 한 것으로서, 말마다 글귀마다 사람을 감화시키지 않고는 그냥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책상머리에 두어 아침저녁으로 펼쳐 읽으면, 반드시 남 모르는 사이에 어떤 얻음이 있을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습니다.
불교와 한학에 대한 깊은 이해에 바탕한 김달진 선생의 유려한 운문체 우리말 번역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감동과 깨우침을 맛보게 한다. 『법구경』에 담긴 삶의 근본문제에 대한 명쾌한 가르침을 아름다운 우리말 문장으로 틈틈이 음미해보는 일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절실하고 간절한 삶의 문제들을 깨우쳐주는 삶의 등불이 되어줄 것이다.
김달진 전집을 펴내며
『시인부락』의 시인이며, 승려이고 한학자였으며 향리의 교사였던 김달진 선생은 평생을 세간에서 멀리 떨어져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면서 고고한 정신의 세계를 천착하였다. 영원한 세계, 절대적인 세계를 향한 동경과 세속의 명리에 대한 부정은 구도자로서 선생의 인간과 학문을 되새겨보게 만든다. 김달진 선생의 시적 업적과 동양학으로 지칭될 불교와 한학의 섭렵은 80여 년에 걸쳐 축적된 것으로서 오늘의 우리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하나의 장관으로 비쳐질 것임에 틀림없다. 인문학의 정신이 쇠퇴하고 새로운 과학기술문명의 탄생이 예고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깊은 삶의 예지를 머금은 선생의 저작을 하나로 묶어 뜻있는 독자들에게 제공하여 새로운 인간학의 정립에 기여하고자 한다. 세기말적 해체와 혼돈의 와중에서 우리가 김달진 선생의 저작에서 배울 수 있는 지혜와 슬기는 물질만능과 탐욕의 어둠을 밝혀줄 등불이 될 것임을 확신하는 바이다.
(편집위원 : 김용직 김윤식 김선학 김종길 박경훈 신상철 유종호 정한숙 홍기삼 최동호)
* 2005년 7월 11일 발행
* ISBN 89-546-0015-8 04810
89-8281-060-9(세트)
* 신국판 | 496쪽 | 값 15,000원
* 담당편집 : 조연주 이상술(031-955-8865/8864)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지 말라
미운 사람도 가지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애호품 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