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 어울림의 무늬, 혹은 어긋남의 흔적
- 저자
- 김영민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09-08-14
- 사양
- 신국판 변형
- ISBN
- 978-89-93905-04--5
- 분야
- 교양
- 정가
- 15,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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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 책은 이창동 감독의 (2007)에서부터 하길종 감독의 (1975)까지 총 27편의 한국영화를 다루고 있다. 우선 외화外畵가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이유가 책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한국 영화야말로 한국에서의 삶과 그 속의 상처를 잘 드러내주기 때문이라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30여 년에 걸친 문제작들이 뽑혀 있지만, 도발적인 메시지와 영화미학으로 간주되곤 하는 "김기덕"이라는 아이콘은 빠져 있다. 즉, 누구나 인정하는 그러한 기준에 따라 영화가 선별된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주제인 "어울림의 무늬나 어긋남의 흔적"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영화를 저자가 선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의 영화에서 점차 과거의 영화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치 이창동 감독이 "새천년을 앞두고 우리 현대사가 출발했던 시간을 되짚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의 내러티브를 만든 것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사를 한번 쭉 훑어 내려가면서 의미 있는 풍경들을 다시 정리하고 갈무리해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당연히 이 작업에는 그 영화가 만들어졌던 시대와의 긴밀한 호흡이 따라줘야 한다. 그 시대를 해석하고 그걸 영상언어로 만들어낸 이는 바로 감독이기에 각 장에서 글을 시작하기 앞서 감독에 대한 설명을 앞세운 것도 바로 그 의미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글모음을 넘어서는 통시성과 맥락을 부여해준다.
이윤기 감독의 에서는 "타인은 템포"라는 점을, 봉준호 감독의 에서는 "진리라는 것은 아프고 낯설고 기괴한 것이라는 주제의식"을, 김태용 감독의 에서는 "사랑과 혈연으로 무장한 가족의 배타적 동일성이 주는 이익은 단기적이며 우연적이고 경험적(일회적)이라는 사실"을 읽어낸다.
김지운 감독의 에서는 "관리되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조직은 이미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을, 윤종빈 감독의 에서는 "군대나 공장이라는 남성적 체계의 각박한 노동과 그 상처를 잊거나 치유하는 가장 통속적인 방식은 여자의 "살""이라는 점을, 홍상수 감독의 에서는 "허영, 변덕, 냉소의 삼위일체로 드러나는 "모방하는 욕망"의 드라마"를, 민병국 감독의 에서는 "상처는 곧 어리석음"이라는 아도르노의 전언을 되새긴다.
임상수 감독의 에서는 "애인의 성기를 왼손으로 쥔 채 오른손으로 그의 순정을 잡았다고 생각한 이들과 왼손으로 제도를 쥔 채로 오른손으로는 양심이라는 최상급의 가상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유사성을, 임순례 감독의 에서는 "일상의 평균치(하이데거)만을 관성적으로 고집하면서 살아가는 속인들이, 평균치라는 바로 그 소박한 겨냥 탓에 오히려 나날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바로 세속"이라는 사실을, 정재은 감독의 에서는 "인간은 음탕해지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박찬욱 감독의 에서는 "내가 아닌, 내가 모르는 수많은 너로 이루어진 폭력의 구조, 바로 그것만이 폭력을 온전히 소유한다"는 점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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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철학자. 글항아리에서 낸 책으로는 『영화인문학』(2009),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2011), 『봄날은 간다』(2012)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서양철학사의 구조와 과학』(1992), 『현상학과 시간』(1994), 『컨텍스트로, 패턴으로』(1996),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1996),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글쓰기와 철학』(1998), 『보행』(2002),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 『산책과 자본주의』(2007), 『동무론』(2008), 『공부론』(2010),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2011) 등 20권이 넘는 단행본을 썼다. <장미와 주판>(1992~2009), <문우인>(2009), <금시평산회>(2009~), 그리고 <인문연대 금시정>(2007~) 등의 인문학술 공동체 운동에 줄곧 간여해왔다. (jk.ne.kr/jaj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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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글
첫번째 이야기 <밀양> - 용서의 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불가능한 용서 | 세속, 그 "의도"의 불모 | 상처는 상처를 본다
두번째 이야기 <아주 특별한 손님> - 타인의 삶
지혜, 혹은 "돌아/다녀오기" | 되돌아온 낯선 자아, 그 "아주 특별한 손님" | 나는 영영 "스스로" 바뀔 수 없다
세번째 이야기 <괴물> - 진리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왜 진리는 낯선 것이 되는가 | 괴물, 혹은 "진리의 귀환 형식"
네번째 이야기 <가족의 탄생> - 가족, 혹은 어긋남의 자리
가족은 마냥 "자연"스러운가 | "노릇"이 아닌 "버릇"으로 맺는 관계 | 가족, 그 손가락들이 어긋나는 자리
다섯번째 이야기 <달콤한 인생> - 진짜 이유가 뭐죠?
돌이킬 수 없이 | 진짜 이유, 혹은 "빈 중심" | 체계의 노동 대 정서의 노동 | 진짜 이유? 무지(에의 의지)!
여섯번째 이야기 <용서받지 못한 자> - 침묵 속에서 "나라"를 지키다 74
저항의 비밀, 그 "바닥없음" | "체계의 노동"과 여자의 "살"
일곱번째 이야기 <극장전> - 허영의 주체
허영이라는 원죄原罪 | "허영, 변덕, 냉소"의 삼위일체 | 나(너)는 과연 너(나)로부터 배우려고 하는가
여덟번째 이야기 <가능한 변화들> - (불)가능한 변화
"처음"이에요 | 은폐된 정서의 고향 | 오직 네 "버릇"만이 네 "진실"일 뿐
아홉번째 이야기 <바람난 가족> - 당신, 아웃이야!
새로운 불화의 가능성 | 체계와의 지속 가능한 창의적 불화
열번째 이야기 <와이키키 브라더스> - 세속이란 무엇인가?
왜 우리는 이리도 "피로"한가 | 추억과 선의로 결연한 "친구"(브라더스)도 세속의 저편이 아니다 | 어떤 희망도 진보도 "생각" 속에는 없는 것!
열한번째 이야기 <고양이를 부탁해> - 스무 살의 이유, 그 이상의 이유
스무 살, 아버지의 집을 떠나다 | 영혼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치 빠른 속도로 자라는 몸 |
열두번째 이야기 <복수는 나의 것> - 복수는 너의 것
의도는 외출하지 못한다 | "내"가 모르는 수많은 "너"로 이루어진 폭력의 구조
열세번째 이야기 <거짓말> - 똥은 무섭다
"깊은 거짓말" 혹은 치명적인 사실 | "누가" 자연스러움을 결정하는가 | 니기미 좇도 막 나가니까 오히려 "자연"스럽다
열네번째 이야기 <8월의 크리스마스> - 봄날은 간다
무상한 시간 | 사진, 혹은 인생의 근원적 형식을 일깨우는 양가적 매개 | 쾌락은 무지에 기댄다
열다섯번째 이야기 <학생부군신위> - 삶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다!
죽음을 겪어내는 것? 그게 다 사람 사는 것! | 시신의 지위는 어떠한가 | 오직 "반복"일 뿐인 삶
열여섯번째 이야기 <넘버3> - 건달은 누구인가?
불한당, 21세기 자본주의의 꿈 | 불한당의 역사적 계보 | 조폭, 혹은 자본주의의 고중세적 판타지
열일곱번째 이야기 <서편제> - 전통문화, 앓음다움을 넘어서
"소리"란 무엇인가 | 서편으로 뉘엿뉘엿 기우는 인문학의 운명
열여덟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전태일, 혹은 무능의 급진성
진실에 대한 공포 | "상실의 지혜"를 어떻게 자기화할 수 있는가
열아홉번째 이야기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 파리대왕을 죽이는 법
동물과 아이 | "선(량)한 개인"의 딜레마 | 체계의 건강은 가욋사람들의 비판적 연대에 기댄다
스무번째 이야기 <하얀 전쟁> - 이야기냐 자살이냐?
이야기(글쓰기)란 무엇인가 | 실재의 귀환
스물한번째 이야기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 새와 소
episode | 두 가지 공부길 | 사랑하므로 죽인다 | 비우면서 살린다 | 새에서 소로
스물두번째 이야기 <기쁜 우리 젊은 날> - 기다리는 자와 떠나가는 자
불멸하는 사랑, 그 통속이라는 반무지半無知 | 기다리는 일, 혹은 사치와 낭비 | 떠나가는 일, 혹은 여자의 특권
스물세번째 이야기 <자녀목> - 여인의 길, 혹은 겹의 이중구속
경험, 그 약자들의 영원한 텃밭 | 겹의 이중 구속
스물네번째 이야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난쟁이의 꿈
난쟁이라는 존재의 표지 | 난쟁이의 자리는 대체 어디인가 |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꿈"
스물다섯번째 이야기 <이어도> - 천남석의 자손들
환상, 혹은 인간 존재의 밑절미 | 희생양
스물여섯번째 이야기 <영자의 전성시대> - 창녀의 사랑, 때밀이의 사랑
낭만적 사랑, 그 환상의 계보 | 상처는 어리석음이다
스물일곱번째 이야기 <바보들의 행진> - 하아얀 고래, 하아얀 의욕
풍경은 기원을 은폐한다 | "바보"와 "고래"의 탄생, 그 풍경의 기원 | 하아얀 의욕, 그 묵묵한 수행적 근기
개념어집
고백과 소문 | 동무 | 친구 | 동지 | 동무 | 듣기 | 몸을 끄-을-고 | 물듦 | 부사적 태도 | 비평 | 사랑 | 산책 | 상처 | 생각 | 세속 | 신뢰 | 알면서 모른 체하기 | 약속 | 의욕 | 인문人紋 | 자서전적 태도 | 죽어주기
한글용어집 ㄱ~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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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이 책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에서부터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까지 총 27편의 한국영화를 다루고 있다. 우선 외화外畵가 없다는 것이 눈에 띈다. 그 이유가 책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한국 영화야말로 한국에서의 삶과 그 속의 상처를 잘 드러내주기 때문이라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30여 년에 걸친 문제작들이 뽑혀 있지만, 도발적인 메시지와 영화미학으로 간주되곤 하는 "김기덕"이라는 아이콘은 빠져 있다. 즉, 누구나 인정하는 그러한 기준에 따라 영화가 선별된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주제인 "어울림의 무늬나 어긋남의 흔적"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영화를 저자가 선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리고 최근의 영화에서 점차 과거의 영화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치 이창동 감독이 "새천년을 앞두고 우리 현대사가 출발했던 시간을 되짚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박하사탕>의 내러티브를 만든 것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사를 한번 쭉 훑어 내려가면서 의미 있는 풍경들을 다시 정리하고 갈무리해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당연히 이 작업에는 그 영화가 만들어졌던 시대와의 긴밀한 호흡이 따라줘야 한다. 그 시대를 해석하고 그걸 영상언어로 만들어낸 이는 바로 감독이기에 각 장에서 글을 시작하기 앞서 감독에 대한 설명을 앞세운 것도 바로 그 의미다. 그것이 바로 이 책에 글모음을 넘어서는 통시성과 맥락을 부여해준다.
이윤기 감독의 <타인의 삶>에서는 "타인은 템포"라는 점을,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서는 "진리라는 것은 아프고 낯설고 기괴한 것이라는 주제의식"을,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에서는 "사랑과 혈연으로 무장한 가족의 배타적 동일성이 주는 이익은 단기적이며 우연적이고 경험적(일회적)이라는 사실"을 읽어낸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서는 "관리되지 않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조직은 이미 조직이 아니라는" 사실을,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군대나 공장이라는 남성적 체계의 각박한 노동과 그 상처를 잊거나 치유하는 가장 통속적인 방식은 여자의 "살""이라는 점을,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에서는 "허영, 변덕, 냉소의 삼위일체로 드러나는 "모방하는 욕망"의 드라마"를, 민병국 감독의 <가능한 변화들>에서는 "상처는 곧 어리석음"이라는 아도르노의 전언을 되새긴다.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에서는 "애인의 성기를 왼손으로 쥔 채 오른손으로 그의 순정을 잡았다고 생각한 이들과 왼손으로 제도를 쥔 채로 오른손으로는 양심이라는 최상급의 가상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유사성을, 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는 "일상의 평균치(하이데거)만을 관성적으로 고집하면서 살아가는 속인들이, 평균치라는 바로 그 소박한 겨냥 탓에 오히려 나날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바로 세속"이라는 사실을,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는 "인간은 음탕해지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서는 "내가 아닌, 내가 모르는 수많은 너로 이루어진 폭력의 구조, 바로 그것만이 폭력을 온전히 소유한다"는 점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