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
내 방, 내 책가방, 내 일기까지 보는 엄마
꿈을 강요하는 엄마
부끄러운 엄마
언제나 동생을 더 챙겨 주는 엄마
너무 바빠서 나에게 관심 못 갖는 엄마
아무리 엄마라도 이럴 땐 정말 답답하고 밉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내 생각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는, 엄마 때문에 고민하는 어린이에게 ‘대화와 이해와 감정 조율’의 지혜를 귀띔해 주는 심리 동화이다. 아동심리학자이자 전문상담가였던 저자 김민화 교수는 십여 년 동안 어린이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누고 어린이와 함께 지혜를 이끌어 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무엇보다도 이야기마다 생생함이 돋보이며, 탁월한 현장감은 공감대를 높여 마치 같은 고민을 하는 또래 이야기를 읽듯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이끈다. 부제 ‘이른 사춘기를 위한 힐링 스토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어 고민의 본질을 바로 보게 하고, 내 안의 힘을 탄탄하게 만들며, 좀더 안정된 정서로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엄마는, 세상에서 나의 속내를 모두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편한 사람이고, 세상에서 내가 화해를 가장 빨리할 수 있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지만, 세상에서 내 마음을 가장 자주 뒤흔드는 사람도 다름 아닌 엄마.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 ‘엄마’는 생활의 면면 어디에서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긴밀한 존재이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관여도와 의존도가 이전 어느 세대보다도 강해지는 경향 속에서 실제로 아이들을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관계는 엄마와의 관계가 아닐까. 굳이 세대의 경향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엄마와 나’의 관계는 사실 언제나 간단하지 않았다.
대체로 초등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즈음부터 아이들과 엄마와의 그 복잡다단한 역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어릴 땐 엄마밖에 안 보였고 엄마 말이 최고였는데, 이젠 예전 같지가 않다. 의견이 부딪히는 일이 많아진다. 왜 이렇게 하라고 하는 게 많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또 왜 그렇게 많은 건지, 생각이 달라서 엄마에게 따지면 쓸데없는 변명이라고 혼나고,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가만있으면 억울하게 오해를 사거나, 반항한다고 혼나고, 더군다나 엄마는 툭 하면 사춘기라서 그런다고 생각하고!!! ‘우리 엄마’에 대한 사랑은 여전한데도, 엄마하고 싸울 일이 왜 갑자기 많아진 건지, 아이들에게는 혼란스러운 일투성이일 터.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구성된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는 몸과 마음이 부쩍 성장하기 시작한 어린이들과 엄마 사이에서 일어나기 쉬운 일을 소재로 한 생생한 이야기를 동화 형식으로 보여 주고, 갈등의 원인을 생각하게 한다. 공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 사사건건 간섭이 심한 엄마, 외모를 전혀 꾸미지 않아서 왠지 부끄러운 엄마, 나보다 어린 동생을 더 챙겨 주라는 엄마, 늘 바빠서 나에게 관심 못 갖는 엄마.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에는 아이들이 바라보는 다양한 엄마의 모습과 고민이 그려져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아이도 있고, 화부터 내고 오해하는 아이도 있고, 또 엄마보다 더 현명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도 있다. 각양각색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고민하고, 부딪히고, 생각하고, 말하고, 또 저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간다. 한편, 저자는 이야기 끝에 생각을 정리해 주는 편지글을 덧붙여 감정이 앞서기 쉬운 어린이들이 고민을 더 불거지게 하거나 과장하지 않도록 도와주고, 스스로 어떤 점을 짚어 봐야 좋을지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엄마에게 서운할 때, 엄마와 오해가 쌓였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를 때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는 대화와 이해와 감정 조율의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책을 출간하기에 앞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니터 결과,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자기 고민을 대입하는 독서 양상을 보였다. 또 자기 처지와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자기 입장과 비교하며 생각하고, 주위 친구의 이야기를 듣듯이 진지하게 반응하였다. 등장인물들에게 조언하거나 새로운 해결책을 제안하는 어린이 독자도 있었다. ‘가치관, 자율, 꿈, 관심과 간섭, 편애와 오해’라는 엄마와 나 사이에서 서로 이해해야 할 중요한 점들을 알고, 사랑을 확인하며, 지혜로운 대화를 만들어 가는 데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가 따듯한 안내자이자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를 비롯한 ‘이른 사춘기를 위한 힐링 스토리’는 그림 연출에도 남다른 노력과 애정을 담은 책이다. 보통의 동화처럼 이야기를 표현한 삽화가 나오기도 하고, 빠르게 오가는 장면들은 만화처럼 구성하여 속도감과 캐릭터의 성격을 살렸고, 인물의 감정을 실은 과감한 구도의 그림으로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구현하였다. 이야기마다 기발한 그림 구성은 어린이 독자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