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이 즐기는 두뇌 게임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며, 우리나라 최고의 가치투자자로 꼽히는 이채원(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그의 저서 『이채원의 가치투자』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고스톱보다 포커를 좋아한다. 포커는 자신의 패가 좋지 않으면 죽을 수 있지만 고스톱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고스톱에서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없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서비스와 기업 문화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회사 재포스의 CEO이자 베스트셀러 『딜리버링 해피니스』의 저자 토니 셰이는 이렇게 말한다.
포커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옳은 결정´과 ´한 판의 결과´를 혼동하지 않겠다는 절제력을 배우는 것이었다. 처음 몇 달 동안은 포커가 재미있었고 내 의욕을 자극했다. 여러 가지 책을 읽고 실전에 임하면서 계속적으로 배울 것이 있었다. 포커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이 많은 면에서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그때였는데, 단기적 사고(이번 판을 이겼느냐 졌느냐에 집중하는 것)과 장기적 사고(옳은 결정을 내리는 전략임을 확신하는 것)의 구분이 중요하다는 교훈이 특히 그랬다.
중국의 작은 거인 등소평은 자신의 장수 비결 중 하나로 포커를 꼽았다. 미국의 3선 대통령 플랭클린 루스벨트는 워싱턴 주의 홀덤 챔피언이었으며,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자신의 유일한 취미이자 특기가 홀덤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또한 미국의 37대 대통령 닉슨은 첫 번째 국회의원 입후보 당시 입후보비를 전쟁 중에 홀덤을 해서 딴 돈으로 충당했을 뿐 아니라 포커의 전략을 그대로 정치 인생에 발휘했는데 상대가 든 카드를 예측하는 그의 리딩은 정확했고 판단 또한 늘 적중했다고 한다.
이처럼 포커는 치열한 정치와 비즈니스와 투자 현장의 고수들도 즐기며 통찰을 얻을 수 있는 두뇌 게임이다. 그러나 생활 속의 게임이나 오락이라기보다는 도박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대중 앞에서 포커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베스트셀러 『사람을 읽는 기술』의 저자이며 세계 포커 챔피언인 이태혁은 『이태혁 on 텍사스 홀덤』에서 포커, 그 중에서도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텍사스 홀덤이라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한다.
텍사스 홀덤이란 무엇인가
우리들에게는 낯선 텍사스 홀덤은 수십여 가지가 넘는 포커 게임 중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카드 게임이다. 우리에게 일반적인 세븐 스터드 포커와 다른 점은 크게 보아 바닥에 오픈되는 카드를 게임 참여자 모두가 공유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게임 참여자가 개별적으로 받는 핸드 카드 두 장과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오픈되는 5장의 커뮤니티 카드로 하는 포커 게임을 텍사스 홀덤이라 한다. 영화 <라운더스>와 <쉐이드>, 우리 드라마 <올인> 등에서 나오는 포커 게임이 바로 텍사스 홀덤이며, 위에서 토니 셰이가 배운 게임도 텍사스 홀덤이다.
텍사스 홀덤은 게임의 성격상 세븐 스터드 포커보다 더욱 민첩한 두뇌 회전과 고도의 심리전, 전략과 결단을 요구하는 두뇌 게임이다. 홀덤의 다양한 전략과 대응 방안, 심리를 읽는 방법, 결단의 순간 등은 우리의 직장과 일상생활 속에서 여러 형태로 대입해서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홀덤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한다. 홀덤은 우리의 인생과 마찬가지로 가진 패가 무엇인가보다는 어떤 상황인지가 더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즉 창의성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실제로 홀덤은 해외 유명 대학에서 두뇌 개발 목적으로 많은 대학생들에게 장려되고 있다. 창의적인 플레이는 가르쳐준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이 시야를 넓게 하고 그것에 더해 공부한 기초 이론이 어우러져 홀덤 안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꾸준히 연습하고 개발하면 잠재적 능력을 최대화할 수 있다.
이기는 습관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2장과 3장에서는 게임의 기본 룰과 통계적 기초, 그리고 패를 읽는 방법을 설명한다. 4장은 게임의 현장에서 유용한 여러 가지 전략적 지침들을 설명한다. 이미지메이킹과 마인드 컨트롤, 그리고 속이기 이전에 속지 않는 방법 등 게임에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와 사회생활, 인간관계의 성공에 있어서 유용한 통찰들이 담겨 있다. 이미지 구축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자. 저자는 자신만의 이미지가 게임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결국에는 좋은 카드가 나쁜 카드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강한 이미지가 약한 이미지를 이긴다는 것이다. 읽은 이들은 첫인상 심어주기부터 존재감 구축하기까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에 대한 지침을 얻을 수 있다. 5장과 6장은 텍사스 홀덤 대회의 특성이 토너먼트에서 살아남는 법과 이기는 습관, 그리고 고수의 직관을 이겨낼 수 있는 인내에 대해서 설명하며, 마지막으로 포커 용어에 대해서 해설한다.
텍사스 홀덤 게임 안에 삶이 응축되어 있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두 장의 카드가 일곱 장으로 늘어가는 과정에 전략이 있고, 분석이 있고, 결단이 있다. 게임의 현장은 여러 사람의 심리가 한데 어우러진 공간이고 치열한두뇌 싸움의 현장이다. 승리의 짜릿함과 패배의 아픔, 승자의 환희와 패자의 눈물이 있다. 저자는 특히, 이러한 게임의 현장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흔들림 없이 읽어내는 냉정함, 결정적인 순간의 긴장감을 이겨내기 위한 자신감과 함께 게임 상대방을 존중하는 겸손을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카드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포커가 인생이라면 두 장의 시작 카드는 지금 현재의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핸드는 다르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실패해도 좋다. 또 다른 두 장의 카드가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자, 이제 두 장의 카드가 당신 앞에 있다.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