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
- 저자
- 김영민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1-02-14
- 사양
- 368쪽 | 신국판 변형 | 무선
- ISBN
- 978-89-93905-49-6
- 분야
- 철학/심리/종교
- 정가
- 16,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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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왜 어긋남이고 어긋냄인가
철학자 김영민의 신간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이 나왔다. 크고 작게 어긋낸 제목 글자에서도 강조되어 있듯, 이번 책은 "어긋남과 어긋냄"이라는 인문학하기의 내재적 논리를 일관되게 탐색해나가는 촌철살인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이 어긋남이고 어긋냄인가? 저자는 어긋남이 "하는 일마다 어긋난다"는 식의 일개의 불운한 사건이나 현상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어긋남은 우리가 어긋날 수밖에 없는 매우 끈질긴 "구조"이며, 세속이란 그 구조와 구성적으로 연루된 인간들의 관계, 그 총체성을 가리킨다. 저자는 인문학이 이 어긋남에 대한 이론적 관심이며, 더불어 그 상처와 어리석음을 다루는 실천의 노동이라고 본다.
이 노동의 성격은 바로 "어긋냄"이란 단어가 대변한다. 어긋냄은 단순히 어긋남의 피동성과 우연성을 적극성과 의도성으로 바꾼 말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어긋남의 구조를 관찰해서 그 처참하거나 당혹스러운 존재의 진실을 드러내는 바로 그 "작용"이며, 나아가 어긋남의 구조를 균열시키거나 가로질러 다닐 수 있는 "인문人紋의 다리"를 놓는 일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풀이해보면 "너희가 어긋내지 않고 어찌 어긋남을 알 것이며, 어긋내지 않으면서 어찌 어긋나지 않게 살 수 있겠느냐" 쯤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각각 20~30편의 작은 글들로 이뤄진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의 글들이 앞선 글들의 화두를 붙들고 늘어지는 식으로 점점 의미를 확장하고, 증거를 보충하면서 책의 전체 그림이 완성된다.
대체적으로 볼 때 1장은 "어긋남"이 왜 구조이고 인문학의 탐구영역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2장은 그 어긋남을 글쓰기를 통해 "재서술"하는 다양한 양상들을 보여준다. 3장은 구조로서의 "어긋남"이 어떻게 총체적 난국을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란만장한 현상학이며 4장은 완고하게 구조화된 체계 속에서는 욕망보다 먼저 "환상"이 존재하며 체계가 뿌려대는 그 "환상"이라는 레이저빔을 피해서 살아남는 인문학 실천의 지혜를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5장은 더 나아가 환상보다 먼저 존재하는 듯 보이기도 하고 환상과 짝패를 이룬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모방"에 대해서 르네 지라르의 이론과 더불어 사유하고 있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문학"이라는 공간이 갖는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은 인문학이란 것이 세속의 어긋남의 구조를 파악한 뒤, 그 구조를 "자연"으로 받아들이는 "상식" 혹은 "신념"의 인간들 사이에서, 그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전염되어 넘치는 "환상"과 "모방"과 싸우는 "문학적 글쓰기(재서술)"의 과정을 보여준다.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공부"가 될 수 없고, 반드시 로티 식의 "재서술"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종이 위에 들뢰즈처럼 "차이 나게 반복"해야 비로소 깨달음의 실체를 갖는 것이라는 점도 이 책을 관통하는 실천적 테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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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철학자. 글항아리에서 낸 책으로는 『영화인문학』(2009),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2011), 『봄날은 간다』(2012)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서양철학사의 구조와 과학』(1992), 『현상학과 시간』(1994), 『컨텍스트로, 패턴으로』(1996),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1996),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글쓰기와 철학』(1998), 『보행』(2002),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 『산책과 자본주의』(2007), 『동무론』(2008), 『공부론』(2010),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2011) 등 20권이 넘는 단행본을 썼다. <장미와 주판>(1992~2009), <문우인>(2009), <금시평산회>(2009~), 그리고 <인문연대 금시정>(2007~) 등의 인문학술 공동체 운동에 줄곧 간여해왔다. (jk.ne.kr/jaj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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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책머리에
1장
1. 의도는 외출하지 못한다
2. 세속의(이라는) 어긋남
3. 농담
4. 어긋남의 인문학
4-1. 패턴
5. 소설의 지혜
6. 자신, 혹은 자신이 자신을 볼 수 없는 그 곳
7.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 그것
8. 고백 속의 나, 고백 밖의 나
9. 생각 속의 나, 생각 밖의 나(1)
9-1. 생각 속의 나, 생각 밖의 나(2): 「가능한 변화들」(민병국, 2005)
9-2. 노엄 촘스키의 코
10. 변덕, 혹은 고리
11. 변덕, 혹은 고리(2): 문학적 공간의 개시
12.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않으)므로 나는 주체다
13. 의도 속의 나, 의도 밖의 나
13-1. 의도 속의 나, 의도 밖의 나(2)
13-2. 의도 밖의 돌멩이
13-3. 의도는 자승자박의 고리를 돈다
13-4. 의도 속의 나, 의도 밖의 나(3)
13-5. 「밀양密陽」(이창동, 2007)
13-6. 까치 소리
13-7. 개신교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14. 진리는 사랑스럽게 "이쪽"을 바라보지 않는다
15. 진리는 늘 자아에 밀려 급진적이다
16. 결심(의지) 속의 나, 결심 밖의 나(1)
16-1. 결심(의지) 속의 나, 결심 밖의 나(2)-본문에 번호수정 해야
17. 결심, 혹은 타인에 대한 무능
17-1. 세속, 타인에 대한 무능
18. 무능의 급진성
19. 타인의 삶
20. 타인의 삶
21. 타인에게 물잔을 건넬 수 있는가?
22. "He promised me earings, but he only pierced my ears."(그는 내게 귀고리를 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내 귀만 뚫어놓았다.) - 아라비아 속담
2장
23. 문학은 농담이 아니지만 농담은 문학이다
24. 재서술의 소설적 공간
25. 재서술의 희비극
26. 소설과 상식
27. 마지막 어휘의 도그마(δωγμα)
28. "자연"과 혁명
29. 어휘에 희망을 거는 일이란 무엇일까?
30. 인문학적 쾌락의 근원
31. 인문학적 쾌락의 근원(2): 외국어 배우기
32. 진리와 풍자시
33. 자연에 "앞서서" 자연과 "함께"
34. 역사·언어·실재
35. 반토대주의
36. 이데아·지각·대화
37. 헤겔에게서 벗어나기
38. 메타포의 사회철학
39. 재서술
40. 어긋남과 재서술(1)
41. 어긋남과 재서술(2)
42. 어긋남과 재서술(3)
43. 어긋남과 재서술(4)
44. 어긋남과 재서술(5)
45. 어긋남과 재서술(6)
46. 어긋남과 재서술(7)
47. 사육장飼育場 쪽으로
48. 성城
49. 재서술과 아이러니즘
50. 아이러니스트
51. 아이러니즘과 도시
52. 아이러니즘과 번역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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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왜 어긋남이고 어긋냄인가
철학자 김영민의 신간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이 나왔다. 크고 작게 어긋낸 제목 글자에서도 강조되어 있듯, 이번 책은 "어긋남과 어긋냄"이라는 인문학하기의 내재적 논리를 일관되게 탐색해나가는 촌철살인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이 어긋남이고 어긋냄인가? 저자는 어긋남이 "하는 일마다 어긋난다"는 식의 일개의 불운한 사건이나 현상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어긋남은 우리가 어긋날 수밖에 없는 매우 끈질긴 "구조"이며, 세속이란 그 구조와 구성적으로 연루된 인간들의 관계, 그 총체성을 가리킨다. 저자는 인문학이 이 어긋남에 대한 이론적 관심이며, 더불어 그 상처와 어리석음을 다루는 실천의 노동이라고 본다.
이 노동의 성격은 바로 "어긋냄"이란 단어가 대변한다. 어긋냄은 단순히 어긋남의 피동성과 우연성을 적극성과 의도성으로 바꾼 말장난이 아니다. 그것은 어긋남의 구조를 관찰해서 그 처참하거나 당혹스러운 존재의 진실을 드러내는 바로 그 "작용"이며, 나아가 어긋남의 구조를 균열시키거나 가로질러 다닐 수 있는 "인문人紋의 다리"를 놓는 일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을 다시 풀이해보면 "너희가 어긋내지 않고 어찌 어긋남을 알 것이며, 어긋내지 않으면서 어찌 어긋나지 않게 살 수 있겠느냐" 쯤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각각 20~30편의 작은 글들로 이뤄진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의 글들이 앞선 글들의 화두를 붙들고 늘어지는 식으로 점점 의미를 확장하고, 증거를 보충하면서 책의 전체 그림이 완성된다.
대체적으로 볼 때 1장은 "어긋남"이 왜 구조이고 인문학의 탐구영역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2장은 그 어긋남을 글쓰기를 통해 "재서술"하는 다양한 양상들을 보여준다. 3장은 구조로서의 "어긋남"이 어떻게 총체적 난국을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파란만장한 현상학이며 4장은 완고하게 구조화된 체계 속에서는 욕망보다 먼저 "환상"이 존재하며 체계가 뿌려대는 그 "환상"이라는 레이저빔을 피해서 살아남는 인문학 실천의 지혜를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5장은 더 나아가 환상보다 먼저 존재하는 듯 보이기도 하고 환상과 짝패를 이룬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모방"에 대해서 르네 지라르의 이론과 더불어 사유하고 있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문학"이라는 공간이 갖는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한다. 결국 이 책은 인문학이란 것이 세속의 어긋남의 구조를 파악한 뒤, 그 구조를 "자연"으로 받아들이는 "상식" 혹은 "신념"의 인간들 사이에서, 그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전염되어 넘치는 "환상"과 "모방"과 싸우는 "문학적 글쓰기(재서술)"의 과정을 보여준다.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만으로는 "아무 것도 아니며" 그것은 "공부"가 될 수 없고, 반드시 로티 식의 "재서술"의 과정을 거쳐야 하고, 종이 위에 들뢰즈처럼 "차이 나게 반복"해야 비로소 깨달음의 실체를 갖는 것이라는 점도 이 책을 관통하는 실천적 테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