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문학의 다크호스 가엘 노앙,
올 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새로운 미스터리 소설을 내놓다!
문학동네가 올 여름 문학성 있는 미스터리를 갈망하는 독자들을 위한 소설을 선보인다. 프랑스의 신예 작가 가엘 노앙의 『백년의 악몽』은 서스펜스와 환상성, 문학성과 성장 소설적 요소를 모두 갖춘 놀라운 데뷔작이다.
매일 밤 되풀이해 꾸는 악몽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네 소년, 하지만 그들의 꿈은 단순한 악몽이 아니다. 먼 옛날, 검은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온 바닷사람들의 고된 삶, 그들의 욕망과 눈물 그리고 원한이 얽히고설켜 비극을 만들어냈고, 그 비극은 백년을 이어져와 아무도 모르게 네 소년의 꿈속에 들어앉았다.
아이들 각각의 꿈과 등장인물들이 드러내 보이는 복선을 완벽하게 조합하여 하나의 가지로 이끌어낸 치밀한 구성, 미스터리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유려하고 시적인 문체로 그려낸 아름다운 장면 묘사, 꿈인 듯 현실인 듯 독자를 현혹시키는 환상적 요소들, 악몽의 근원을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통해 밝혀내는 철학적 깊이,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놀라운 소설『백년의 악몽』은 작가 가엘 노앙에게 신인 작가 발굴 대상인 ‘2007 레지당스 프르미에 로망’상을 안겨주었다.
올 여름,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네 아이의 악몽을 키워낸 검은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꼬마야, 오늘 밤은 죽은 놈들이 어슬렁거리는 밤이야.”
매일 밤, 네 형제의 꿈속에서 죽음의 춤판이 벌어진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게렝델 가족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가정이다. 서로 사랑하고 가정에 충실한 에반, 에노가 부부와 씩씩하게 자라나는 네 아들 브누아, 뤼네르, 기누, 상송. 다른 사람들 눈에는 행복한 가정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엄마 에노가는 거의 강박적으로 아이들을 걱정하며 생의 여러 가지 위협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특히 바다에 대한 에노가의 혐오는 거의 병적으로 심하여 아이들이 바다 근처에도 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는다. 하지만…… 이러한 엄마의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네 아들은 매일 똑같은 악몽을 되풀이해 꾼다.
큰아들 브누아는 세 살배기 어린 딸을 익사시키고 자신도 물에 빠져 자살하는 여인의 꿈을, 둘째 뤼네르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세돛대범선의 갑판 밑에서 울부짖는, 사지가 잘려나간 인간을 보는 꿈을, 셋째 기누는 어느 정신병자의 절규를 듣다가 분노에 차서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내달려오는 말(馬)에게 쫓기는 꿈을 꾼다.
밤마다 악몽 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소스라쳐 깨어나지만, 아이들은 이 끔찍한 악몽에 대해 부모님에게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악몽의 덫에 서로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또한 엄마는 아이들이 악몽을 꾸는 것이 자신에게 내려진 저주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렇게 엄마와 아이들 간의 골은 깊어만 간다.
도대체 왜 아이들은 악몽을 꾸는가? 이 악몽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가?
조금씩 드러나는 악몽의 정체
어느 날, 형제들 중 가장 용감한 뤼네르가 악몽의 정체를 밝히겠다고 결심을 하고 길을 나선다. 꿈에서 들었던 ‘모르방’이라는 이름을 단서로 들고서. 어느 성당에서 ‘바다에서 죽어간 이들의 벽’을 관찰하던 뤼네르는 조제 산텐 신부의 소개로 예전에 ‘해양구조사업소’에서 일했던 에브네제르를 만나게 되고, 소년의 황당한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에브네제르는 뤼네르를 데리고 자신의 친구이자 아흔이 넘은 할머니 아르델리아를 찾아간다.
아르델리아의 집에서 뤼네르는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꿈에서 보았던 모르방이 실존 인물이며 자신의 악몽이 그저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백 년 전에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뤼네르는 꿈속에서 자신을 들어올려 뚜껑문 아래로 떨어뜨리려 했던 그 무서운 거인이 ‘이봉 카르덱’이라는 선장이며, 뤼네르가 꿈에서 보았던 대로 아주 무자비한 냉혈 인간이라는 사실, 아르델리아의 오빠 아벨(뤼네르의 꿈속에서, 뚜껑문 밑에서 울부짖던 그 사지가 잘려나간 인간)이 뱃사람이 된 과정, 아르델리아와 모르방의 만남 등 자신의 꿈과 관련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 도대체 뤼네르가 그들과 무슨 관련이 있기에 그들이 뤼네르의 꿈에 나오는 것인가? 궁금증을 가지게 된 에브네제르는 뤼네르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닮았다고 생각해왔던 한 남자를 떠올리며 그 연관성을 파헤쳐 나간다.
백년을 이어져온 꿈의 사슬!
무자비한 이봉 카르덱과 아르델리아의 원한, 카르덱의 작은아들이 겪었던 처참한 전투와 그로 인한 비극적인 삶, 그의 여동생이 날마다 창문을 꽁꽁 닫아야 했던 이유, 강박적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려 감싸는 엄마 에노가의 슬픈 과거, 관련이 없는 듯 산발적으로 전개되는 여러 이야기들이 소용돌이치며 섞여드는 곳은 결국 아이들의 악몽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와 과거 속에서 과연 악몽을 끊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죽음을 받아들여 악몽을 극복하다
거친 바다로 주저 없이 나아가 그곳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키고자 했던 억센 바다 사나이들. 그리고 그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왔고 다시 바다에 나가지 않기를 빌었던 여인들.
여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였다. 아르델리아는 오빠 아벨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여 이봉 카르덱을 평생 증오하였고, 브누아의 꿈에 나왔던 여인은 남편의 사망 소식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딸과 함께 목숨을 버렸다. 카르덱의 딸 로즈는 바다에의 욕망을 가득 지닌 남편을 옆에 붙잡아두려고만 했다. 이러한 여인들의 슬픔과 두려움이 몇 세대를 거쳐 네 아이의 엄마 에노가에게까지 전달되었고, 에노가는 아이들을 자신의 울타리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강박증으로 결국 네 아이를 끔찍한 악몽 속에 가둬놓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이 꾸는 악몽은 바다에 대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뒤섞여 빚어낸 비극이었던 것이다.
소설의 끝부분에서 에노가와 아르델리아를 비롯한 ‘살아 있는 자들’은 죽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을 깨닫기 위해 치렀던 대가가 너무 크긴 했지만. 그리하여 아이들은 악몽에서, 엄마의 강박에서 벗어나게 되고, 비로소 자신들의 진정한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악몽의 정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그 출구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데 있었다. 왜냐하면 죽음은 결코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인간 존재의 두 단계 사이를 건너는 한 걸음”이기 때문이다. 이 우주에는 수많은 세계들이 존재하며, 그 세계들은 ‘꿈’ ‘바다’ ‘죽음’ 같은 통로를 통해 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소설 첫머리에 제시된 A. S. 바이어트의 인용문에는 이 소설의 열쇠가 되는 모티프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_ 옮긴이의 말 484~485쪽
♦ 해외 리뷰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대작가의 강렬한 숨결이 느껴지는 가엘 노앙의 이 소설은 사춘기 소년의 정체성의 추구라는 미묘한 주제를 지극히 예민한 감수성으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_ 에코
『백년의 악몽』은 가엘 노앙의 첫 소설이다. 하지만 분명 올해 최고의 소설 중의 하나일 것이다. 당신은 서스펜스와 복선의 애호가인가? 이 책은 그런 독자들을 위한 소설이다. _ 리옹 클러빙
♦ 지은이와 옮긴이
가엘 노앙 Gaëlle Nohant
1973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부터 다양한 글을 써왔고,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다. 2007년 신인작가 발굴 프로그램인 ‘레지당스 뒤 프르미에 로망(Residence du Premier Roman)’에 응모하여 첫 소설 『백년의 악몽』으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2007년 11월, 한 해 동안 나온 바다와 해양인에 관련된 출판물 중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랑크르 마린(Lancre Marine)’ 상도 수상하였다. 현재 프랑스 리옹에 거주하고 있다.
가엘 노앙의 데뷔작 격인 『백년의 악몽』은 매일 밤 되풀이해 꾸는 악몽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네 형제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악몽, 그리고 그것과 얽히고설킨 집안의 비극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미스터리 소설의 성격이 짙지만, 작품의 주 무대인 바다를 비롯하여 자연을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문학성이 두드러지는 유려한 문체가 돋보인다. 독자를 흡인하는 환상 소설적 얼개에 철학적, 시적 깊이까지 두루 갖춘 이 작품은 비평가들에게서 젊은 작가의 첫 작품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는 극찬을 받았다.
옮긴이 임호경
전문 번역가.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불문과 졸업. 파리 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 소설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역서에 『도끼와 바이올린』『번역의 윤리』 『조르조 바사리』『움베르토 에코 평전』『중세의 기사들』『신비의 사기꾼들』『작은 물건들의 신화』『들라크루아』 등이 있다.
▣ 2008년 6월 27일 발행
▣ ISBN 978-89-546-0591-5 03860
▣ 140 * 210(무선) | 488쪽 | 12,000원
▣ 책임편집 해외문학 2팀 이은현 (031-955-2653, singing36@munha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