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공제控除의 비망록
- 저자
- 김영민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일
- 2012-04-23
- 사양
- 312쪽 | 신국판 변형 | 무선
- ISBN
- 978-89-93905-96-0
- 분야
- 철학/심리/종교
- 정가
- 15,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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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철학자 김영민이 돌아왔다. 그가 일 년 만에 들고 온 화두는 "봄날은 간다"이다. 맑은 날씨와 대조되는 자신의 뿌연 현재를 보면서 무심코 외치는 한숨 섞인 표현에서부터, 어느덧 우리 시대의 문화적 기억이 된 영화 까지, "봄날은 간다"란 세속적인 우리의 삶에 스며든 관용어구가 되어왔다. 그러나 저자는 언제나 그렇듯 관습적 어휘와 낭만적인 수사, 흔한 인상비평을 거부하고 "어긋남"과 "어긋냄"에서 비롯되는 인문人紋의 산책을 감행한다. "공제控除의 비망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산책자로서의 저자는 지금까지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온 자신의 연륜을 쉽사리 과시하는 고백의 틀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진정 "비워내면서" 마주쳤던 풍경과 그 기록들을 담담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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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철학자. 글항아리에서 낸 책으로는 『영화인문학』(2009),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2011), 『봄날은 간다』(2012)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서양철학사의 구조와 과학』(1992), 『현상학과 시간』(1994), 『컨텍스트로, 패턴으로』(1996), 『탈식민성과 우리 인문학의 글쓰기』(1996),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글쓰기와 철학』(1998), 『보행』(2002), 『사랑, 그 환상의 물매』(2004), 『산책과 자본주의』(2007), 『동무론』(2008), 『공부론』(2010),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2011) 등 20권이 넘는 단행본을 썼다. <장미와 주판>(1992~2009), <문우인>(2009), <금시평산회>(2009~), 그리고 <인문연대 금시정>(2007~) 등의 인문학술 공동체 운동에 줄곧 간여해왔다. (jk.ne.kr/jajay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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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004
1장 물잔을 들고 천변을 걷다
길 없는 길 | 골프와 탱자 | 산행일기(10): 늑대 | 성스러운 10월 | 오후의 한정(閑靖) | 개 | 추경십색(秋景十色) | 상화소록(賞花小錄)(1) | 상화소록(賞花小錄)(2) | 산은(散隱) | 鎖尾錄(7): 야간수영 | 스타일 | 천변 산책(1) | 천변 산책(2) | 천변 산책(3) | 천변 산책(4) | 천변 산책(5) | 천변 산책(6) | 물잔을 들고 천변을 걷다 | 아, 찔레꽃 | 은행나무 신(神) | 합이호(?已乎)! | 강화도의 밤 | 치자꽃 | 密陽(1) 말씨 | 密陽(4), 강(1) | 密陽(5), 강(2) | 密陽(7): 밀양 향교 | 꼬막 | 노거수(老巨樹)의 신학 | 6월의 산책, 산딸기 | 소풍(1) | 소풍(2) | 소풍(3) | 소풍(4) 黃砂 | 재첩 한 알 | 무지개 | 이상한 방생 | 자귀나무 | 하양(河陽) 너머 | 전라도를 떠나다
2장 10그램의 불화
우산 | 홍시감 | "사랑은 한순간의 꿈이라고" | 화해, 낭만적 미봉(彌縫) | 앞집 여자 | 이사 | 첫눈 | 어떤 슬픔/a | certain sadness | "주례"하였다 | 10그램의 불화 | 亡해야 산다 | 그 사내 | 강의는 슬프다 | 나, 여기 없는(1) | 나, 여기 없는(2) | 닮았다거든, 웃지요 | 감자 | 가지의 발견 | 젊은 연인들 | 간호사의 에로티즘 | 순이 생각
호명과 방황 | 책읽기, 아샤(Asja) 같은 | 편지를 태우며 | 서울대학 | 김치와 라면 혹은 사회적 평등자 | 불가능한 선물 | 가능한 선물 | 탕요의 세상, 폐고의 세속 | 一笑 | 만학(晩學) | "나를 사랑하지 않은 죄" | 운명 | 집중의 비밀 | 두 번 만에 고치기 | 사람만이 절망이다(1) | 누가 음악을 즐길 수 있는가? | 不和 | J에게 | 현재(鉉齋) 김흥호 선생(1919~) | 아, 윤노빈! | "씨알서원"을 추억하며 | "말하지 않은 것"의 정치 | 부사, 혹은 무기록의 삶 | 행복, 행운이 아닌 | 완벽한 대화
3장 극히 실용적인
"까칠함"과 "서늘함"의 차이에 대한 일반 이론 | 산책, 극히 실용적인 지침 | 일식(一食), 극히 실용적인 지침 | 식(蝕), 혹은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 법(1) | 식(蝕), 혹은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 법(2) | 식(蝕), 혹은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 법(3) | 식(蝕), 혹은 사랑을 증명하지 않는 법(4) | 독신자의 이사,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 배변(排便),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 금시(今是)의 윤리와 독신으로서의 공부 | 독신(獨身),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 학생들과 그 애인들 | 글 쓰는 법 한 가지(1) | 제자와 독자 | 제자(弟子)와 신자(信者) | 치통의 주체
4장 어울림, 오래된 미래의 공부
"고백"이라는 주술신앙 | "동무"보다 빨리 달리는 "폐허"(廢墟) | 실존주의는 나르시시즘이다 | 글쓰기의 두 가지 육체: 벤야민과 말라르메 | 메타포에 능했으면서도 진리에 답하지 않았다 | 예수와 선생 | 가난(14) | 은원불망(恩怨不忘)
스승들 | 절망 | 순명(順命)의 미학, 이글거리는 영혼을 주물(鑄物)하는 형식에의 마조히즘 | 예쁜 여자 | 셋 | 여자만의 충실성 | "가면"과 페르소나 | 배은망덕의 존재론 | 나 아닌 그대, 현명한(1): 해석이냐 약속이냐 | "부디 공부 좀 해라……부탁한다" | 다시, 연극적 실천 | 성직자라는 신호(信號)(1) | 성직자라는 신호(信號)(2) | 어울림, 오래된 미래의 공부 | 명사에서 동사로, 동사에서 부사(副詞)로 | 불가능한 지혜 | 그리운 예수 | 18세의 김연아, 혹은 국민의 탄생 | 오해는 영원하다 | 여자에게 조국은 없다 | 영리한 환자들, 고독한 연인들 | 돌고래의 꿈 | 이론 | 교양은 비평이 아니다
언제/어떻게 의심하면 배울 수 있는가? | 다정한 사람, 서늘한 학인 | 가족(family)과 타자(the unfamiliar) | 좋은 놈, 나쁜 놈, 변명하는 놈 | 학생(學生)이다(1) | 학생(學生)이다(2): 꼴, 형, 틀, 본 | 선생(先生)이다 | 진리관 301호 | 개와 고양이, 혹은 일본의 비밀 | "억울하다-억울하다-억울하다" | 응(應)해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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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인생은 오직 인생은 짧다는 것이고, 인생이 짧다는 것은 오직 짧아진 다음에야 깨단할 수 있어, 과연 ‘봄날은 간다’는 것만큼 실한 화두는 없을 것입니다. 비용이 없는 진실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봄날이 가는 일을 빼고는 슬픔도 외로움도 지혜도 성숙도 체감할 수가 없지요.”
-서문-
<봄날은 간다>에서 저자는 우리말의 고유성을 살린 실천적 어휘를 마음껏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 ‘깨단하다’는 “오랫동안 생각해내지 못하던 일 따위를 어떠한 실마리로 말미암아 깨닫거나 분명히 알다”라는 뜻으로서, 흩뿌려진 세속의 조각들을 매개로 삼아 저자가 스스로 산책하며 찾아낸 의미를 드러내는 동사로 활용된다.
김영민에게 산책이란 일찍이 <동무론>에서 강조했듯이 “자본제의 체계와 생산적으로 불화하는 삶”이다. 이는 우리가 어긋날 수밖에 없는 매우 끈질긴 ‘구조’인 ‘어긋남’을 간파하는 실천과 연결된다. 여기서 발생/발견하는 상처와 어리석음을 다루는 실천의 노동은 곧 ‘어긋냄’으로 정의된다(<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 참조).
어긋남과 어긋냄 속에서 불화란, 단지 극영화의 비극적 완성도를 위한 서사 장치의 수준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세속을 재정의하고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 말, 글, 동식물, 사물의 오래된 의미를 다시 해석하는 인문학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망한 식당’에서 맛없음/맛있음이라는 식상한 연유를 떨어내고 자신이 애정을 가진 대상의 사라짐을 소상히 사유하며(망해야 산다, 114~115쪽), ‘라면’을 통해 음식의 매체적 효과를 살펴 밥상머리와 사회적 평등의 연관성을 추적하기도 한다(김치와 라면 혹은 ‘사회적 평등자’, 136~138쪽). 아울러 만학晩學에서 사회의 훈훈함을 짚어내기보다, 그것이 나이의 진정한 뜻을 숨긴 채 ‘아름다운’과 같은 피상적인 낱말로 채워진 이미지로 소비됨을 안타까워하고(만학, 145쪽), 저자를 향한 ‘독자의 호의와 선물’을 책과 글에 대한 관심의 긍정적인 가늠자로 편하게 해석하기보다 인정욕구와의 거리두기, 학적 지식에 대한 적대감, 선물로서의 새 책과 그것을 받고자 하는 속내 등 다채로운 관점으로 분석한다(제자와 독자, 216~219쪽).
철학자 김영민이 돌아왔다. 그가 일 년 만에 들고 온 화두는 "봄날은 간다"이다. 맑은 날씨와 대조되는 자신의 뿌연 현재를 보면서 무심코 외치는 한숨 섞인 표현에서부터, 어느덧 우리 시대의 문화적 기억이 된 영화 <봄날은 간다>까지, "봄날은 간다"란 세속적인 우리의 삶에 스며든 관용어구가 되어왔다. 그러나 저자는 언제나 그렇듯 관습적 어휘와 낭만적인 수사, 흔한 인상비평을 거부하고 "어긋남"과 "어긋냄"에서 비롯되는 인문人紋의 산책을 감행한다. "공제控除의 비망록"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산책자로서의 저자는 지금까지 타인과 부대끼며 살아온 자신의 연륜을 쉽사리 과시하는 고백의 틀을 벗어버리고, 자신을 진정 "비워내면서" 마주쳤던 풍경과 그 기록들을 담담히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