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얼굴을 담는, 카메라 레시피
아주 잘 찍고 싶은 인물사진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당신의 얼굴이 프레임에 들어왔다
한쪽 눈을 감되 마음을 열고,
인물사진을 찍기 위한 33가지 이야기
★ 스무번째 이야기 심도가 얕은 사진을 찍을 땐 눈에 초점을 맞춘다
★ 스물한번째 이야기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에는 오히려 그늘에서 찍는 것이 좋다
★ 스물두번째 이야기 마법의 시간을 적극 이용하자
★ 스물네번째 이야기 실내에서 촬영할 때엔 창가 자리를 노려라
★ 스물여섯번째 이야기 수평과 수직은 맞추는 것이 좋다
★ 스물일곱번째 이야기 일부러 여백을 주자
★ 서른두번째 이야기 카페는 최고의 촬영 장소다
카메라 도구에서부터 상황별 촬영 방법까지
입맛대로 촬영하는 인물사진 레시피
처음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을 찍을 때는 간단한 정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조리개를 조일수록 화질이 좋아진다’와 같은 것이 그렇다. 이런 정보에만 의지해 사진을 찍으면 처음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반대로 조리개를 지나치게 조였을 때, 오히려 화질이 저하되는 경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대신 기본적인 조리개와 서터스피드, ISO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면 조리개를 조이면 왜 화질이 좋아지는지 근본적으로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수치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
이 책은 카메라를 이루는 기본 도구인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 렌즈에서부터 그 외 사진을 찍는 데 도움을 주는 스트로브, 필터, 삼각대 등 보조 도구에 대해 순차적으로 알아가며 인물사진 찍는 방법에 접근해간다. 도구와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SLR 기기와 DSLR 기기에 차이를 두지 않아 사용하는 기기와 관계없이 공부할 수 있다. 특히 북극곰과 펭귄을 메인 캐릭터로 한 일러스트가 각 도구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쉽게 설명해주고 각 파트에 맞는 사진도 함께 제시되어 이해를 돕는다.
2. 줌렌즈의 이름을 읽어보자
줌렌즈의 이름을 살펴보면 조금 애매한 것이 있다. ‘18~55mm 1:3.5~6.3’에서 ‘18~55mm’가 ‘이 렌즈는 18mm에서부터 55mm까지 화각을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임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1:3.5~6.3’은 무슨 뜻일까?
바로 18mm에선 조리개의 최대 개방값이 F3.5이고, 55mm에서는 F6.3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화각에 따라 조리개 최대 개방값이 바뀌는 렌즈를 ‘가변 조리개’를 가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가변 조리개의 렌즈를 사용할 때엔 같은 렌즈이더라도 망원으로 돌릴수록 핸드블러에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다.
_ 열세번째 이야기, 단렌즈 vs 줌렌즈 중에서(183쪽)
중요한 것은 인물사진을 찍는 이의 마음가짐
이 순간 카메라 앞에 선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
이론과 도구에 대해 알고 나면 실전 촬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실전 촬영에서는 ‘심도가 얕은 사진을 찍을 땐 눈에 초점을 맞춘다’ ‘날씨가 너무 좋은 날에는 그늘에서 찍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촬영할 때엔 창가 자리를 노려라’ 등 인물사진만을 위한 팁을 제시하는데, 이 정보들은 앞에서 배운 기본적인 이론이 토대가 되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인물사진을 찍는 보편적인 상황들을 가정해 ‘단체사진 촬영하기’ ‘결혼식장에서 보조 촬영가 되어보기’ ‘아이들 찍어주기’ ‘좋은 여행사진 남기기’ 등 여러 상황으로 나누어 상황에 맞는 인물사진을 찍고 미리 촬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 언제라도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자
아기를 찍는 것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촬영자와의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촬영자가 의도하는 방향으로 사진을 연출할 수 없고, 아기의 컨디션에 따라 촬영이 좌지우지된다. 심지어 아기가 너무 어리다면 앉는 자세를 취할지 서서 자세를 취할지조차 설정할 수 없다.
아기들은 해맑게 웃고 있다가도 언제 갑자기 울음을 터트릴지 모른다. 그래서 아기가 좋은 표정을 짓고 있다면 뜸들이지 말고 바로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도록 언제라도 촬영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_ 서른번째 이야기, 내 아이를 위한 성장일기 만들기 중에서 (326쪽)
1. 일출과 일몰 시간대를 놓치지 마라
일출과 일몰은 하루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마법의 시간이며 같은 장소에서도 뭔가 특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동이 트기 시작할 때부터 해가 전부 올라올 때까지 셔터를 멈추지 말고 끊임없이 눌러보자. 같은 모델을 같은 구도로 찍더라도 일 분 일 초마다 다른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_ 서른한번째 이야기, 좋은 여행사진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 중에서 (340쪽)
창가 자리는 사진에 실내조명과 태양광이 동시에 공급되어 비교적 광량이 풍부하므로 셔터스피드의 확보에도 용이하다. 따라서 태양빛이 들어오는 밝은 대낮의 창가 자리는 단렌즈뿐 아니라 표준 줌렌즈를 사용해도 안정적인 셔터스피드의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_ 서른두번째 이야기, 카페는 최고의 촬영장소다 중에서 (356쪽)
책에는 이론뿐만 아니라 곳곳에 인물사진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드러나 있어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 저자는 단 한순간도 프로의 마음가짐으로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물사진만은 다르다. 그것은 저자가 자신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 『아주 잘 찍고 싶은 인물사진』은 독자들의 바람과 동시에 저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함께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더 좋은 인물사진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 대상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것, 그 사람도 모르는 표정을 발견해내는 것, 여기에는 이론을 넘어선 인물 자체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왜냐하면 인물사진이란, 한 컷에 그날의 시간과 분위기, 정서 그리고 사진에 담긴 인물과 촬영자가 함께 나눈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모두 들어 있는 마음을 나눈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인물사진은 한 장면을 몇백 장씩 찍어놓아도 같은 한 장이 없다.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다음에 비슷한 사진을 찍을 수는 있어도 절대로 같은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사람은 끊임없이 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추억을 갈망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며, 몇백 가지의 행동을 하고, 몇천 가지의 생각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다시 하루 만에 잊어버린다. 그리고 무언가 특별했던 추억, 뚜렷하게 기억에 남던 순간만을 지극히 일부분 기억한다. 그런 기억을 선명하게 그려줄 수 있는 도구가 사진이다. 정말이지 카메라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장난감이다.
_ 열아홉번째 이야기, 우리는 왜 인물을 찍는가 중에서 (243쪽)
사진을 찍을 때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 기본이라면 인물사진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인물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 오늘도 카메라 앞에서, 당신 앞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거듭할 것이다. 셔터 누르는 손길이 머뭇머뭇 한다. 그러나 이것만은 반드시 기억해두자.
셔터 누르는 순간을 망설이지 말 것,
마음을 다해 찍을 것,
이 순간 카메라 앞에 선 당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