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탐구, 엄마의 어린이 생활!
*엄마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러 떠난 뒤
엄마의 노트북에서 발견한 미공개 사건 여덟 가지!
엄마는 작가다. 실은 엄마 친구가 더 유명한 작가다. 엄마는 툭하면 뭘 까먹고 흘려서 손이 많이 간다. 할머니는 엄마더러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카더만.”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엄마가 어린이였던 시절은 어땠을까?
엄마가 취재차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러 떠난 뒤 이정은 엄마의 노트북에서 쓰다 만 글을 발견한다. ‘개곡리 빨간 대문집 넷째 딸 혜선’의 무용담(?), 고생담(?), 연애담(?) 등이 일기처럼 흐르는 그 글은 다름 아닌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 두근대는 마음으로 이정은 할머니와 함께 글을 읽어 나가며 미처 몰랐던 엄마의 모습을 하나하나 알아 간다. ‘아, 그래서 지금 엄마가!’ ‘아 그때 그랬구나, 내 딸이!’ 이심전심, 따로 또 같이, 이정과 할머니는 어린 혜선을 통해 지금의 혜선에게 더 가까워지며, 삼대간 거리를 좁혀 간다.
*2019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사업 선정작
*어렸을 때 엄마는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했을까?
내 아이는 어떤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동네 어른들은 덜렁댄다며 혀를 차지만 학교 친구들과 동네 강아지들에게만큼은 단연코 인기 만점이라고 자부하는 혜선. 혜선이 펼쳐놓는 그 첫 번째 사건은 콩밭에 시험지를 묻은 사건이다. 툭하면 단짝친구 미영과 비교하는 엄마 때문에 속이 상한 혜선. 단단히 맘먹은 덕분에 시험지가 빨간 동그라미로 꽉 차지만 그만 콩밭에 시험지를 묻고 만 것. 대체 그 속사정은 무엇이었을까? 이어지는 두 번째 사건은 ‘개곡리 유서 사건’이다. 보이스카우트가 된 막내 남동생과 달리 걸스카우트가 되고 싶다는 소원을 집에서 들어주지 않자 편지를 써놓고 집을 나간 것이다. 하지만 집을 발칵 뒤집어 놓겠다는 야심과 달리 이상하리만치 집안은 고요했다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이뿐 아니다. 큰일 날 물건을 집에 가져와 밤이고 낮이고 깜짝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던 일, 강아지와 함께 솜이불을 덮고 한뎃잠을 자던 일, 호박엿을 싼 종이에 인쇄된 소공녀 세라의 이야기가 미래를 바꿔 놓은 일, 짝사랑하는 아이네 과수원에서 떨어진 사과를 주워 먹다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말을 몸소 체험한 일…. 꿈도 사랑도 눈물도 넘치도록 많고 엉뚱한 사고도 잘 치던 혜선의 어린 시절을 보며, 이정은 어린 엄마가 속상할 때 같이 속상하고 억울할 때 같이 억울하고 웃을 때 같이 웃으며 엄마의 많은 부분이 자신과 맞닿아 있음을 느낀다. 할머니 또한 꽁꽁 묻혀 있던 혜선의 말썽 많은 과거사(?)를 접할 땐 쯧쯧 야단하다 한 꺼풀 벗겨진 딸의 속마음에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박혜선 작가의 실제 경험담과 상상력이 어우러진 이 이야기는 80년대 풍경을 배경으로 상주 사투리로 맛깔스럽게 전개된다. 작가는 이 책이 아이와 엄마 아빠를 이어 주는 통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렸을 때 엄마는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어떤 모습으로 학교에 다니고 어떤 꿈을 품었을까? 뭘 좋아하고 뭘 싫어했을까? 또 내 아이는 어떤 고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궁금해질 때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어린 시절을 함께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서로를 잇는 가장 튼튼한 다리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작가의 말
이 책 속에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비밀 통로가 있어. 만약 그 비밀 통로를 찾는다면 엄마 아빠의 과거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렴. 오래된 비밀이 가득한 그곳에서 지금의 너와 꼭 닮은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어쩌면 지금도 마음속에 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어른 아이, 엄마 아빠를 이해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거야._박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