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차 미카 어른을 위한 동화 13
- 저자
- 안도현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1-02-23
- 사양
- 128쪽 | 변형국판
- ISBN
- 89-8281-361-6
- 분야
- 어른을 위한 동화
- 정가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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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넘치는 서정과 투명한 감성으로 주목받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
『증기기관차 미카』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느림의 추억을 오롯이 되살려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반도의 남쪽 바닷가에서 폭설이 지는 만주 벌판까지 내달리던 증기기관차 미카. 이제는 철도박물관 마당을 지키는 신세가 된
느림보 기차 미카를 옛 기관사가 찾아온다. 소멸을 향해 가는 미카와 기관사는
서로의 상처와 꿈을 어루만지며
존재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 길과 속도에 대해,
우리에게 천천히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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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안도현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1998년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관계』 『사진첩』 『짜장면』,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가 있다.
최성환
1960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지금까지 14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화랑미술제에 3회 연속 참여했다. 오늘의 지역작가전(1992), 전환기의 한국화-자성과 자각전(1998), 오픈 아트 페어(1998-1999), 청담미술제(2000),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2000) 등에 참가했다. 전업 화가로 활동중이며 한국미협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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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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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 『증기기관차 미카』출간!
넘치는 서정과 투명한 감성으로 주목받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 『증기기관차 미카』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1995년 『연어』를 발표하며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새로운 문학장르를 개척한 안도현 시인은 이후 『관계』 『짜장면』에 이르기까지 우화적 상상력과 단단한 시적 구성, 정감 있는 언어와 세상을 보는 따스한 시선으로 어른은 물론 청소년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왔다. 이번 작품 『증기기관차 미카』는 세상의 속도에 밀려 소멸해가는 영혼들 사이의 쓸쓸한 우정을 그려, 걷잡을 수 없는 속도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현대인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1998년 겨울부터 1999년 가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연재했던 글을 새롭게 손질해서 펴낸 것인데, 매 쪽마다 함께 곁들여진 최성환 화백의 따스한 그림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다.
소멸을 향해 가는, 상처입은 영혼들의 쓸쓸한 이야기
"증기 기관차는 완전한 과거가 되었다. 과거란 사라진 시간을 말하지만, 그 영광과 상처의 추억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증기 기관차의 운명과도 같은 느림의 추억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고백처럼 『증기기관차 미카』는 시간에 쫓겨, 세월에 밀려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풍광이나 이웃과의 작지만 따뜻한 나눔을 잊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금은 여유 있게 조금은 찬찬히 세상을 둘러보며 나아가도 좋겠다고 말한다. 그 느린 걸음은 단순한 속도의 의미를 뛰어넘어 지나온 삶의 추억으로 살아남아 생을 더욱 빛나게 하기에. 증기 기관차가 한반도의 철길 위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1967년 8월 31일이었다. 1899년 제물포-노량진 간 경인선에서 첫 선을 보인 뒤, 68년 만에 디젤 기관차에게 철마의 자리를 내어준 것이었다. 그때 역사의 뒤안으로 물러선 증기 기관차 252대 중 하나였던 미카. 한때는 한반도의 남쪽 바닷가에서 폭설이 지는 만주 벌판까지 거침없이 내달리던 증기 기관차가 이제는 철도박물관 마당을 지키는 신세가 되어 있다. 34년 전 미카를 운전하던 기관사 ‘나’는 이제 노인이 되어 미카를 찾아간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미카를 알아볼 수 있었던 건 함께 아파한 상처의 기억들 때문이었다. 옛 친구를 만나 감격에 겨운 둘은 함께 했던 시간들, 그때의 꿈과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홀로 우는 아이가 안타까워 떠나지 못하던 미카, 멈춰 선 미카로 인해 고초를 겪어야 했던 나, 빠르게 달리는 것이 최고가 아님을 일깨워준 간이역,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 끝없이 파도를 보내던 바다, 자연을 파헤치는 포크레인을 보며 두려움에 떨던 순간, 요절한 애인을 그리워하며 날마다 미카를 찾던 옛 청년의 순정……. 그들의 추억은 한결같이 삶의 온기에 닿아 있다. 그것은 속도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앞으로 말야, 점점 빨리 달리다 보면 사람들은 모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될지도 몰라. 빨리 달리는 데 취해 있으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게 될 거야. 그건 정말 비극이지." "외로움이라는 특혜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것이랍니다. 바쁘다, 바쁘다 하면서 외로움을 모르는 사람은 불쌍해요. 외로움 때문에 몸을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볼 시간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이제 남은 둘의 꿈은 하나. 다시 한번 달려보는 것이다. 서울에서 신의주까지, 아니 압록강 철교를 넘어 만주벌판까지. 결국 그 둘은 출발을 한다. 눈 속을 헤치고 토성, 려현, 물개, 흑교, 력포, 간리, 어파, 영미, 로하, 동림, 남시, 비현, 백마, 석하, 신의주……까지. 이 그리운 마을들을 쉬지 않고 달리는 미카를 운전하며 ‘나’는 행복에 겨운 웃음을 띤다. 하지만 다음날 박물관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고물 기관차 운전대를 힘껏 쥐고 싸늘히 식어 있는 한 노인의 주검이었다. 김훈씨가 표현한 것처럼 "기관사는 그리움의 무게에 눌려서 죽고, 기차는 그 힘으로 사람 사는 마을에 닿은" 것이다.
넘치는 서정과 투명한 감성으로 주목받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시인 안도현의
어른을 위한 동화
『증기기관차 미카』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느림의 추억을 오롯이 되살려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반도의 남쪽 바닷가에서 폭설이 지는 만주 벌판까지 내달리던 증기기관차 미카. 이제는 철도박물관 마당을 지키는 신세가 된
느림보 기차 미카를 옛 기관사가 찾아온다. 소멸을 향해 가는 미카와 기관사는
서로의 상처와 꿈을 어루만지며
존재에 대해, 삶에 대해, 그리고 무언가를 향해 달리는 길과 속도에 대해,
우리에게 천천히 말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