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알을 품듯이 ‘이야기’를 품어 보세요
백여덟 살이나 먹은 맥 삼촌이 숨을 거두면서 조카들에게 유산을 나누어 줍니다. 첫째 조카 에두아르에게는 성처럼 커다란 저택과 그림과 가구들을, 그의 아내 마릴루에게는 보석과 옷가지들을, 둘째 조카 아르튀르에게는 무기와 갑옷을 물려줍니다. 그런데 막내 조카 마튀랭에게 남긴 유언은 단 한 마디뿐이었어요. “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녀석은 달걀이나 삶아 먹으라고 해!”
마튀랭은 슬프고 서운했지만, 삼촌의 유언대로 지하 창고에 있던 커다란 알을 삶기 시작했어요. 한 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알에서 무슨 소리가 나더니 껍질이 깨지면서 이상한 것이 쑥 고개를 내밀었어요. “으악!” 곁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기절초풍해서 뒤로 나가떨어졌어요. 하지만 마튀랭은 빙긋이 웃음을 지었지요. 도대체 무엇이었길래 그랬을까요? 착한 우리 마튀랭은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까요?
빛 하나하나까지 포착해 내는 사실적인 그림 속에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이 책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이야기에 쏘옥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먼저, 예측을 불허하는 두 번의 반전에서 생기는 재미를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집 세고 괴팍하기만 한 것 같던 맥 삼촌은 유언의 비밀이 점차 드러남에 따라 현명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장난꾸러기로 판명됩니다. 그림의 색채와 느낌도 이야기가 반전될 때마다 확 달라집니다. 사실적이면서도 깔끔하고 안정감 있는 그림은 배경 하나하나, 빛의 방향과 음영까지 놓치지 않고 공들여 표현함으로써, 아이들의 호기심과 ‘발견’하는 재미를 넉넉히 충족시켜 줍니다. 이러한 프랑수아 크로자의 그림은 6월 말에 출간될 『꿈을 훔치는 도둑』(가제)에서도 만나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린이 프랑수아 크로자는 1928년 프랑스 리옹 근교에서 태어났습니다. 1950년 리옹 보자르 예술 학교를 졸업한 그는 오랫동안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하다가, 정밀하고 과학적인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작품 경향을 바꾸면서 출판계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동식물에 관한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매우 유명합니다. 그 후 동화 창작에도 열의를 기울였고,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듯한 그의 작품들은 덴마크, 일본, 미국, 독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옮긴이 김진경은 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강대 불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책도 많이 번역했지만, 야크 리베의 『세상에 세상에』 『아니, 이럴 수가』(웅진출판), 수지 모르겐스턴의 『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비룡소) 등의 어린이책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