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생각에 잠기는 아이가 꾸는 큰 꿈
소피는 언제나 생각에 잠겨 있는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는 그런 소피가 걱정되어 잔소리를 합니다. 언니와 남동생도 볼 때마다 소피를 놀려 댑니다. 오직 고양이 펠릭스만이 잠자코 소피 곁을 지킬 뿐입니다. 참다 못한 소피는 마침내 집을 떠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녁 보름달이 둥실 떠올랐을 때, 사다리를 타고 정말 달나라로 가 버립니다. 소피는 이제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정적이고 풍부한 색감
어른들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노는 것은 모든 아이들의 꿈입니다. 소피는 언제나 동경하던 달나라에 감으로써 그 꿈을 실현시키지요. 하지만 가족들이 슬픔에 잠겨 소피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고는 이내 자기 잘못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의 보편적인 욕구를 포착하여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 내는 제라르 프랑캥의 대표작이라 할 만합니다. 특히 책 전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서정적이고 풍부한 색감의 그림은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도 여기저기 여백을 남기고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한층 더 자극합니다. 제라르 프랑캥의 작품 세계가 얼마나 폭넓고 깊이 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제라르 프랑캥은 1951년 프랑스 파리 근교의 비트리 쉬르 센에서 태어났습니다. 1968년부터 포스터 도안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활동을 시작했고, 파리에 있는 야학에 다니면서 독학으로 공부하여 1971년에는 파리 보자르 예술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동화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1973년부터 플라마리옹 출판사와 함께 일하면서 『정글북』 『겁쟁이 티투』 등 여러 작품들을 출간했습니다.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는 1984년에 독립하여 『나 홀로』 『에밀』 『투덜이 아저씨』 『나 혼자서 잘 거야!』 등 수많은 작품들을 발표했습니다.
제라르 프랑캥은 특별히 어떤 기법을 고집하지 않는 화가로 유명합니다. 상상력과 영감이 가 닿는 것이라면 어떤 재료, 어떤 기법이든 자유롭게 받아들이고 표현해 내지요. 그의 유화, 고무수채화, 수묵화 등의 다채로운 작품들은 1997년과 1998년에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서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옮긴이 홍은주는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불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불문과를 졸업했습니다. 번역한 책으로는 『태양의 여왕』 『아르테미시아』 『자신 있게 살아라』 『나 혼자서 잘 거야!』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