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통일 염원의 기도문! 분단문제에 대한 우리의 불감증을 치료하려 나선
"완전한 만남"의 작가 김하기의 분단기행문.
소설가 김하기의 산문집이 출간됐다. 그 동안 "내일신문" 등에 실었던 분단기행문을 엮어낸 것이다. 휴전선을 따라 횡단하는 동안 작가가 목격한 북한의 모습, 남한의 극단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애환, 분단에 대한 작가 자신의 울분과 통일에 대한 염원이 굽이굽이 서려 있는, 살아 있는 통일 염원의 기도문이다.
김포반도 북단, 서해의 여러 낙도, 백령도, 민통선, 최전방 등을 김하기와 함게 기행하다보면, 역사의 웅혼한 기백을 실감하게 되며, 그리하여 우리가 얼마나 그 역사의 힘을 외면하고 살아왔는가를 깨닫게 한다. 우리는 김하기의 산문집을 통해 분단문제에 대한 불감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분단기행을 하면서 온몬을 훑어내는 뼈저린 아픔과 비애, 한숨과 눈물을 수없이 견딘 작가는 마침내 자신의 분단기행이 통일로 나아가는 기행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철책과 장벽은 그것을 지키는 자에겐 신과 같은 두려운 존재지만 꿰뚫어보는 자에겐 하나의 우스꽝쓰런 설치물임을 깨달았다. 곳곳에 검문초소가 있는 250㎞의 기나긴 휴전선을 따라 횡단한 것도 일종의 분단신에 대한 우상숭배였는지도 모른다. 휴전선의 종단은 고작 4㎞밖에 되지 않는다. 통일을 여는 진정한 분단기행을 철책을 따라가는 휴전선 횡단이 아니라 철책을 뚫고 가는 휴전?? 종단 기행이어야 할 것이다."
분단의 본질적인 원인을 깨닫게 할 김하기의 "마침내 철책 끝에 서다"를 통해 우리는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에 대해 깨닫게 될 것이며, 분단에 대한 아픔을 통일염원의 희망으로 치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에 대해 작가와 함께 진지한 모색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