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문학동네시인선 088)
- 저자
- 문성해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6-12-12
- 사양
- 130×224mm | 124쪽 | 10,000원
- ISBN
- 978-89-546-4349-8
- 분야
- 시, 문학동네시인선
- 정가
- 10,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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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문학동네시인선 88권. 문성해 시집. 문성해 시인은 1998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18년 동안 네 권의 시집을 선보였으니 아주 느리지도 아주 빠르지도 않게 시작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시집은 ´일상´의 소소함이란 그 귀함을 묻고 말하는 이야기이다. 어깨에 힘을 잔뜩 얹어 말씀을 고하는 대목도 없고 갈지자로 앞서 가며 따라오라 명령하는 대목도 없다. 그저 ´있음´의 그 ´있어줌´의 고마움을 알면 그것으로 됐다 할 엄마, 그 엄마의 품 같은 시편들의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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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1963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났다. 영남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 『자라』 『아주 친근한 소용돌이』 『입술을 건너간 이름』이 있다. 대구시협상, 김달진문학상 젊은시인상, 시산맥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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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005
1부 조조 영화를 보러 가다
하문(下問) 012
조조 영화를 보러 가다 013
급전 014
삼송 시인 016
벌레어 통역관 018
이번에는 목련이다 020
손바닥들 021
잿빛에 대하여 022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 024
거지의 입맛 026
연등 028
불두화 030
한솥밥 031
수녀원엔 동치미가 맛있습니다 032
동구 034
방에 돌아오다 035
2부 혼자만의 버스
아파트 여자들 038
문학 지망생 040
오늘도 나는 쪼그리고 앉습니다 042
남은 밥 044
돌이 짓는 옷 045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046
단지 047
한 가수 048
똘배나무 050
변덕스러운 사람 051
혼자만의 버스 052
반신욕 생각 054
목련의 상부 056
산성(山城)을 찾아서 057
영숙이 058
조그만 예의 060
한 시집 061
께냐 062
초당(草堂) 두부가 오는 밤 064
키친 나이프 066
배꼽 068
설레임 069
3부 내 가장 나중의 일
한뎃잠 072
돌탑 074
삽살개야 075
내 가장 나중의 일 076
쓴다 078
칠십 080
동거 081
어느 방콕형 룸팬의 고백 082
밤비 오는 소리를 두고 084
어느 방에 관한 기억 085
냉장고 086
먼 데 088
문(門) 090
알콜중독자 092
피망 094
천이백 년에 비하면 096
키위 098
여름 끝물 100
사나운 노후 101
저녁의 초식동물들 102
감색 우산 104
작업실을 기다리며 106
해설|생활이라는 윤리학 107
|송재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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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문학동네시인선 여든여덟번째 시집으로 문성해 시인의 『밥이나 한번 먹자고 할 때』를 펴낸다. 1998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18년 동안 네 권의 시집을 선보였으니 아주 느리지도 아주 빠르지도 않게 제 시작 활동을 펼쳐왔다 하겠는데 감히 이 호흡을 밥상머리에 근거했다고 말하고픈 이유는 문성해 시인에게 있어 시란 곧 밥과 동일한 단어로 놓이는 까닭이다. 밥이나 한번 먹는 일은 잔칫상 한번 받는 일과는 달라서 그 소박함에 부끄러움을 얹을 이유도 없고, 되레 가짓수가 넘치는 화려함이 밥상을 받는 우리들의 속을 부대끼게 할 터. 이 시집은 결국 ‘일상의 소소함’이라는 그 귀함을 묻고 말하는 이야기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어깨에 힘을 잔뜩 얹어 말씀을 고하는 대목도 없고 갈지자로 앞서 가며 따라오라 명령하는 대목도 없다. 이 시집은 그저 ‘있음’의 그 ‘있어줌’의 고마움을 알면 그것으로 됐다 할 엄마, 그 엄마의 품 같은 시편들의 모음이다. 책을 읽고 나서 더한 여운이 늘어지는 건 바로 그 연유에서다.
총3부로 나뉘어 전개된 이번 시집은 해설을 통해 송재학 시인이 밝혔듯이 ‘생활이라는 윤리학’을 등뼈의 기저로 삼고 있다. 그러다보니 삶의 매 순간 그 촘촘한 기록들이 다 시로 귀결된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생각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살아 있는 존재다 하고 말할 수 있듯, 시인은 눈을 깜빡 뜨고 눈을 깜빡 감는 그 순간순간마다 살아 있는 시인이니까 기록할 수밖에 없는 사유들을 토해내느라 몹시 분주하다. 이때의 분주함에는 일말의 우울함이 없고 일말의 절망도 없으며 일말의 투정도 없다. 문성해 시인만이 가지는 이 건강함을 우리는 뭐라 부를 수 있을까. 명랑한 일상이라고 해야 할까. 발랄한 일상이라고 해야 할까. 긍정의 일상이라고 해야 할까. 어쩌면 명랑도 발랄도 긍정도 다 문성해 시인의 시가 수렴하는 단어가 아니겠나 싶다.
문성해가 선택한 것은 생활에 대한 적극적 포용이다. 생활/살림은 쉬이 관념이 되지 않는다. 생활은 관념의 반대쪽에 자리잡기 마련이다. 예컨대 고독이라는 말조차 생활/살림의 시각으로는 버겁다. 문성해의 이번 시편들이 그렇다. 온통 생활의 빼곡한 모습들이다. 손바닥이란 시렁 위에 얹어놓은 모든 것들은 생활/살림의 민낯이다. 그 생활/살림들은 빼곡하면서도 말하기 쉽고 듣기 쉽고 기억하기 쉽다. -송재학 해설 「생활이라는 윤리학」114쪽
문성해 시인의 시집을 읽기에 앞서 목차를 펴서 하나하나 시의 제목을 읽다 보면 이 시집을 관통하는 ‘밥’이라는 생활의 상징어가 이들을 제법 한 궤에 물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러니까 제목만으로도 우리들 일상이 어떻게 스몄는지 짐작도 되고 또 호기심도 인다는 얘기다. 「수녀원엔 동치미가 맛있습니다」, 「오늘도 나는 쪼그리고 앉습니다」, 「초당(草堂) 두부가 오는 밤」, 「어느 방콕형 룸팬의 고백」, 「알콜중독자」등에서 짐작되는 어떤 이야기들의 힘.
읽기는 쉬워도 이해하기는 만만해도 이 이야기를 가지고 시를 쓸 때의 어려움은 오롯이 쓰는 자의 몫이다. 쉽게 읽히고 쉽게 이해되는 시를 쓰기 위해서 어려운 시의 노릇을 시인 혼자 온전히 감당한다는 얘기다. 비유컨대 완곡어법을 가진 이가 직설어법으로 말의 몸을 바꾸어야 할 때의 힘듦이랄까. 그 어려운 걸 이 시집을 통해 해낸 것이 문성해 시인이다. 유연하고 탄력적인 품이 아니라면, 저음과 고음을 자유롭게 오가는 복식 호흡이 단련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불가했을 일, 시인의 웅숭깊은 떨림과 울림이 가장 듣기 좋게 울리는 걸로 보아 지금 시인은 시적 전성기를 맞은 듯하다.
문학동네시인선 88권. 문성해 시집. 문성해 시인은 1998년 시인으로 데뷔한 이후 18년 동안 네 권의 시집을 선보였으니 아주 느리지도 아주 빠르지도 않게 시작 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시집은 ´일상´의 소소함이란 그 귀함을 묻고 말하는 이야기이다. 어깨에 힘을 잔뜩 얹어 말씀을 고하는 대목도 없고 갈지자로 앞서 가며 따라오라 명령하는 대목도 없다. 그저 ´있음´의 그 ´있어줌´의 고마움을 알면 그것으로 됐다 할 엄마, 그 엄마의 품 같은 시편들의 모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