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거리는 천사들 (문학동네시인선 094)
- 저자
- 박해석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17-06-10
- 사양
- 반양장본 | 152쪽 | 224*130mm
- ISBN
- 978-89-546-4550-8
- 분야
- 시, 문학동네시인선
- 정가
- 8,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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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문학동네시인선 94권. 1995년 국민일보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해석 시인의 은 12년 만에 선보이는 시인의 세번째 시집으로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시의 외연과 내연 모두 깊어지고 넓어지는 시의 무게감으로 시라는 이름의 그림자를 더욱 완연히 드리우고 있다.
이 묵직함, 그러나 이 수줍음. 박해석 시인의 이번 시집을 정의하는 데 있어 이 두 단어는 끝끝내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시를 자유자재로 휘게 할 줄 아는데 또 그렇게 놓인 시 앞에서 부끄러움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을 줄 아나니, 시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새삼 되묻게 한다. 해설이나 산문의 보탬 없이 총 3부에 걸쳐 각 24편의 시가 꼭꼭 쟁여져 시로만 72편이 수북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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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전주에서 태어나 1995년 시집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로 국민일보문학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견딜 수 없는 날들』 『하늘은 저쪽』, 동시집『동그라미는 힘이 세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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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005
1부
망극 012
부곡(部曲)의 봄날 용법 014
봄밤에 짓다 015
뻐꾸기 풍년 018
이 회삼물 반죽으로 020
한밤중에 우는 아기에게 022
유방을 기리는 노래 025
일곱 살 026
애오라지나무 027
롤러코스터 홀로코스트 028
불꽃놀이 029
누항사(陋巷詞) 030
알불 031
어느 가을날 032
산국 033
간추린 풍경 034
저녁연기 035
청어가 있는 저녁 036
행운동에 와서 038
눈송이들 040
무야(戊夜) 042
그믐치 044
모정 046
손 048
2부
천국에서 보낸 한철 052
무위의 시 053
한로(寒露) 054
연두가 새로 와도 055
UFO를 위한 시 056
비 057
개미지옥 058
동침 059
가족력 060
다시 부곡에 산다 062
부곡에서는 전대가 날아다닌다 065
부곡의 예술가 068
글로벌리즘을 찬양하라 072
두 근 반 세 근 반 하는 이 마음을 074
사립초등학교 아이들을 보며 076
소년 문사 079
네 노래는 거기 있어라 080
나, 나나니벌은 082
보리수나무 아래서 084
중얼거리는 천사들 086
귀뚜라미의 귀가 089
어느 늦가을날 090
매봉 092
조랑말 프로젝트 093
3부
띄어쓰기에 맞게 쓴 시 098
선의 099
나쁜 서정시 2 100
포스트파라다이스 102
2008, 무자년, 망통 105
훤화가 108
이순(耳順)의 귀를 눈으로 옮겨 적다 110
시월의 나비 112
어떤 행진 앞에서 114
무릎걸음으로 116
지혈(地血) 속으로 118
만리장성 120
꽃아, 너는 좋겠다 122
동묘의 모란을 보고 나와 124
비 내리는 테헤란로 126
돼지가 ㅎㅎㅎ 웃는 날 129
위대한 꾸[句] 132
종로유사(鐘路遺事) 134
눈 부릅뜬 눈 138
마지막 모닥불 140
파경을 향하여 142
빙탄의 시 145
자, 이제 우리 그만 작별하세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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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문학동네시인선 아흔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1995년 국민일보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해석 시인의 『중얼거리는 천사들』은 12년 만에 선보이는 시인의 세번째 시집으로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시의 외연과 내연 모두 깊어지고 넓어지는 시의 무게감으로 시라는 이름의 그림자를 더욱 완연히 드리우고 있다.
이 묵직함, 그러나 이 수줍음. 박해석 시인의 이번 시집을 정의하는 데 있어 이 두 단어는 끝끝내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시를 자유자재로 휘게 할 줄 아는데 또 그렇게 놓인 시 앞에서 부끄러움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을 줄 아나니, 시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새삼 되묻게 한다. 시인의 말마따나 “마지막 잠들 때까지 오늘도 죽기 살기로 가위 바위 보를” 하는 일이 시가 아닐까.
『중얼거리는 천사들』은 해설이나 산문의 보탬 없이 총 3부에 걸쳐 각 24편의 시가 꼭꼭 쟁여져 시로만 72편이 수북하게 담긴 시의 성찬이다. 시를 읽어내는 일은 어렵지 않고 시를 이해하는 일도 난감하지 않는데 시를 삼키는 일에 간혹 체기를 일으키게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시가 너무 ‘시’인 까닭이다. 시 그 자체의 큰 덩어리가 우리들 접시 위에 툭 던져져 있는데 어느 날은 살코기로 또 어느 날은 비계로 또 어느 날은 뼈로 시가 그때그때 부위를 달리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절창이다. 그렇게 곡(哭)이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과장된 비유 하나 없이 말로 툭툭 뱉는 듯한데 타고난 리듬이 절로다. 많다면 많은 이 시편들이 아프다면 아픈 이 이 시편들이 일단은 눈에 밟히고 입에 붙고 손에 쥐이는 이유는 시에 드리운 이야기들이 우리들 일상의 편린들이기도 한 연유일 거다. “어디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를 눈송이를 따라 걸어가는데 걸어가고만 있는데……” 그리하여 고향은 갈수록 멀어져만 가는데 “살고 살아지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이렇듯 삶을 묻는 시집. 살아옴을 반추하는 시집.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온 날들의 허망함을 낱낱이 고하는 시집. “듣도 보도 못한 것을 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만큼 인생을 많이 먹어버린 시집. 삼킬 때는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으나 뱉을 때는 눈치를 보는 시집. 그걸 작정하지 않은 긴장이라고 하면 얼추 맞아들어갈 시집. 예컨대 이런 인생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시집.
서로가 이만큼씩 떨어져 살아
이 세상이라고 띄어 쓰는가
그런 것들이 비로소 한데 모여
저세상이라고 붙여 쓰는가
더는 춥지 말자고
더는 외롭지 말자고
더는 헤어지지 말자고
-「띄어쓰기에 맞게 쓴 시」전문
이 시집을 읽어내는 재미랄까 요령 속에 하나의 팁을 말하자면 시들의 마지막 구절에 유념해보라는 거다. 괄호 열고…… 괄호 닫고…… 마지막 구절 속에 특히나 어깨 툭툭 쳐주는 위로가 있고 격려가 있고 사랑이 있고 아버지의 손이 있으니, 끝내 이 시집을 아비가 물려준 유언으로 새기면 어떨까 한다. 아비는 가도 아비의 유언은 평생을 아비니!
문학동네시인선 94권. 1995년 국민일보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해석 시인의 <중얼거리는 천사들>은 12년 만에 선보이는 시인의 세번째 시집으로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시의 외연과 내연 모두 깊어지고 넓어지는 시의 무게감으로 시라는 이름의 그림자를 더욱 완연히 드리우고 있다.
이 묵직함, 그러나 이 수줍음. 박해석 시인의 이번 시집을 정의하는 데 있어 이 두 단어는 끝끝내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시를 자유자재로 휘게 할 줄 아는데 또 그렇게 놓인 시 앞에서 부끄러움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을 줄 아나니, 시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새삼 되묻게 한다. 해설이나 산문의 보탬 없이 총 3부에 걸쳐 각 24편의 시가 꼭꼭 쟁여져 시로만 72편이 수북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