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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 [유어마인드] 이로의 일본 돈가스 탐방기

저자
이로
출판사
난다
발행일
2018-10-20
사양
반양장본 | 208쪽 | 130*185mm
ISBN
979-11-88862-21-4
분야
산문집/비소설
정가
13,000원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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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의 독립책방 [유어마인드]의 주인장이자 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운영하는 이로의 산문집 『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를 펴냅니다.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 이나영과 함께한 이번 산문집은 제목에서 짐작을 할 수 있듯 "돈가스"에 관한 이야기를 주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가스"에 대해서만 말하는 책은 또 아닙니다. 직접 먹어보고 온 일본의 돈가스 가게 열 군데가 소개되고 있지만 특유의 감정적 호들갑으로 돈가스의 맛을 탐하게 하는 책도 아닙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돈가스"에 관해 자세히 말해보는 어떤 시도 속에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 "돈가스"를 향한 현재진행형의 책이랄까요. 어쩌면 저자 이로의 이 말이 긴요한 힌트가 될 것도 같습니다. "돈가스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어떤 말은 돈가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터입니다. 돈가스와 상관없는 생각마저 돈가스가 불러오죠." 그러니까 열 곳의 일본 돈가스 가게에서 먹고 듣고 우물거리며 생각한 표현들이요, 그걸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요, 그 진심에 대한 전심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합니다.

<마이센>에서는 "영역"에 대한 호기심에 불을 지핍니다. 본래 목욕탕이었던 건물이라 "40도 가까운 물에 몸을 불리며 심호흡하던 공간에 앉아 150도가 넘는 기름에 튀긴 고기 튀김을" 먹으면서 저자는 "쟁반" 이야기를 합니다. 돈가스 하면 "대부분 1인분의 양을 적당히 큰 쟁반에 담아 그 쟁반 그대로 두고 가죠." "쟁반 안쪽은 당신의 영역, 바깥쪽은 모두의 영역", 그러나 채 썬 양배추 접시며 젓가락 받침이며 컵 하나까지 가만 보면 제 영역을 반듯하게 지키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관심으로 보니까요, 깊이 보니까요, 먹을 일에 약간 주춤하니까요. 뿐 아니라 돈가스를 먹으러 들어온 이들과의 거리, 그 앉은자리에서도 영역 생각을 아니하지 않게 합니다. "홀로 갖는 비좁은 시간"이 "영역"이라는 말에 비유가 될까요. 저는 이 대목에서 저자의 "태도"를 배웁니다.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없는가, 무엇을 해선 안 되는가, 내 영역이 어디까지인가 확인하면서 그 와중에 뭘 할 수 있는지 기어코 알아내려"는 애씀, 그 돈가스의 검정 쟁반으로부터 저자가 배웠듯이요. <이치린>에서는 "별점"을 두고 글의 물꼬를 풉니다. 가게 이름을 검색해서 별점을 찾아보고 리뷰를 읽었다면 발견하지 못할 스스로의 품평에서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정보의 습득이나 별점 체계를 배제하진 않습니다. 다만 뭐든 번갈아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이때의 "번갈아"에 주목합니다. "하나의 사건처럼 제 앞에 쿵 하고 떨어지는 일들이 절 뒤흔들었으면 합니다." 이때의 "뒤흔들"에 주목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요리인 돈가스를 먹는 나를 통해 까다로운 자신과 엉망인 자신을 동시에 발견"한다는 데서 일견 저자의 "태도"를 또 살피게 됩니다. <돈키>에서는 "최선을 다해 제멋대로"일 때의 귀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스스로 정한 방식들, 그러니까 흔들리지 않고 제멋을 고수해서 이 공간에서만큼은 제멋이 곧 멋이 되게" 만드는 자유로움, 그 개성 어린 조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리는 왜 글을 쓸까요. 우리는 왜 책을 만들까요. 확신하기보다 의심하기 위해 쓰고 만든다면 이는 보다 열린 사고의 증거가 아닐까요. 이 또한 "태도"의 측면에 크나큰 비유라 할 수 있겠지요.

돈가스를 대하는 어떤 태도의 측면을 지나 돈가스의 다양한 "맛"을 소개하는 페이지는 <신후지 본점>이나 <돈가스 아오키>에서 충분히 엿볼 수가 있습니다. 나아가 돈가스를 둘러싼 "시간"의 측면에 대해서도 대비되는 두 편의 글을 만날 수 있지요. <가츠헤이>에서는 속도와 대결하기 위한 느림의 미학에 초점을 둡니다. 느리면 "주인장이 무얼 원하는지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우리는 비로소 우리를 보게 되지요. 그런 둘러봄 가운데 여유를 생각하는 가게이고요, 반면에 <소스안>은 치열함과 빠름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시간을 단축했다고 맛을 줄이진 않습니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는 가게이기도 했지요.

이런 느림과 빠름에 뒤섞인 길을 제각각 걸어가고 있다는 생각 속에 들르게 된 <요시카미>와 <돈가스 긴자 니시무라> <부타구미>에서 결국 저자는 "돈가스"를 마주한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됩니다. 돈가스를 앞에 둔 나를 바라보는 나. 그렇게 "돈가스"에서 "나"로 번져오는 사유. 우리 그렇죠. 참 나에 대해 안다 싶어도 이리 보고 저리 볼수록 잘 모르겠다 싶죠. 그런 나에 대한 확신이 나를 참 무력하게도 하고 두렵게도 하고 화가 나게도 만들지요. 그래서 피하게 하고 가리게 하고 숨게 하고 그러죠. 이 책은 "돈가스"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국 주제로 보자면 "나"임을 종국에는 알게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 스스로에게 재차 되묻고 연거푸 생각하게 하는 일로 나란 사람의 "태도"를 단단하게 가지게 하는 것, 이 책의 독특함은 아주 천천히 느리게 이 책을 느리게 읽어나가는 데서 보다 깊이 느끼실 것입니다. 간간 숨어 있다 튀어나오는 유머도 꼭 잡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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