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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Book

메멘토 모리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

원서명
Memento Mori: What the Romans Can Tell Us About Old Age and Death
저자
피터 존스
역자
홍정인
출판사
교유서가
발행일
2019-09-26
사양
272쪽 | 130*200 | 양장
ISBN
979-11-90277-08-2
분야
에세이/비소설, 역사, 철학/심리/종교, 교양
정가
16,500원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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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당신이 연장하고자 하는 것은 삶인가 죽음인가?”

Memento Mori, 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아무리 수명이 길어지고 의학이 발달해도 여전히 두려운 나이듦과 죽음

2천 년 전 짧고 굵게 살다 간 로마인들의 지혜에 귀기울인다

서양 고전학의 대가가 들려주는 고단한 인생 고개 넘어가는 법!



삶이란 얼마나 하찮은가. 어제는 한 방울의 정액이었고 오늘은 시신 아니면 재다. (…) 때가 된 올리브 열매는 자신을 잉태한 대지를 축복하고 자신에게 생명을 준 나무에 감사하며 땅으로 떨어진다. 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로마인은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로마인들의 삶은 짧고 고단했다. 신생아의 3분의 1이 출생 한 달 이내에, 절반은 5세 전에 질병, 영양 결핍, 열악한 위생으로 사망했다. 게다가 전체 인구의 50퍼센트가 20세 전에, 거의 80퍼센트가 50세 전에 사망했다. 반면 오늘날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미만보다 더 많으며 전체 인구의 20퍼센트가 넘는다. 죽음을 언제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접했던 로마 시대 사람들은 죽음과 질병, 그리고 이를 이겨내야 도달할 수 있는 노년에 관해 부단히 사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고대의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사료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네로 황제의 조언자였던 철학자 세네카는 노년과 죽음을 주제로 많은 저작을 남겼다.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키케로, 역사가 플루타르코스, 로마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호메로스, 플라톤,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인들의 생각도 소개한다. 또한 지식층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껏 남아 있는 라틴어 비문들을 통해 가정주부, 빵 장수, 백정, 어릿광대 등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살펴본다. 수명이 배로 늘어난 오늘날에도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노년과 죽음의 문제들을 2천 년 전 로마인들도 똑같이 고민하였음을 알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 로마인의 삶



수명이 짧았던 만큼 로마인들의 삶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로마법에 따르면 가장은 집안의 모든 사람과 물건에 대해 완전한 권리를 소유했지만, 사실 아들들의 70퍼센트가 25세 전에 아버지를 여의었기에 아버지와 서로 갈등하는 아들보다도 후견인의 보호 아래 사는 미성년자가 많았다. 지배층 가문에서는 청년들을 필사적으로 일찍 사회에 진출시키려 했으며, 실제로 이들은 본인이 선택하면 매우 이른 나이에 경력을 시작할 수 있었다. 원로원 의원의 자제는 17∼18세에 관직을 맡을 수 있었다. 키케로는 법정에서 열일곱 살 검사를 상대로 의뢰인을 변호했다. 14세에 수련을 시작해 5년 후 아직 십대의 나이로 의사가 된 사례도 있다. 네로는 황제에 취임했을 때 17세였고 엘라가발루스는 14세였다. 국가 체제가 지배층 청년들이 최대한 빨리 성공에 이르도록 설계되어 있었음을 고려하면 로마 시대에 엘리트 반항 세력이 거의 없었던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 기존 체제는 매우 잘 작동해왔으며 이에 맞서 ‘혁명’을 일으키는 일은 전혀 득 될 게 없었던 것이다.



키케로: 자식의 죽음 앞에서 드러낸 인간적인 모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나고 그만큼 많이 죽었으니, 고대의 부모는 아이의 죽음을 오늘날만큼 슬퍼하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하기 쉽다. 로마 사회에서도 공식적으로는 키케로의 말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어린 자식이 죽으면 상실감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하물며 갓난아기라면 한탄조차 삼켜야 한다.” 로마인이 상심에 대처하는 올바르고 굳건한 모범을 세우는 것이 지배층 남성의 의무였다.

그러나 사실 키케로는 자신이 한 말과 정반대로 행동했다. 사랑하던 딸 툴리아가 출산 도중 사망하자 키케로는 슬픔에 빠져 집을 떠나 은거했을 뿐만 아니라 성소를 지어 딸을 신격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이 보기에 이는 너무 과했다. 가장 존경받는 정치가이자 철학자가 딸이 죽었다고 칩거하는 것도 모자라 딸을 신격화하려 들다니, 가족의 죽음이라는 ‘흔한’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는 터무니없는 일이었다. 키케로의 명망이 깎이고 있다며 비판하는 친구의 편지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들이 내게 무엇을 바라는지, 어째서 그리도 비판적인지 나는 도무지 모르겠네. 나는 슬퍼하고 있으면 안 되나? 내가 슬픔에 겨워 어쩔 줄 모른다고? 하지만 그러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나?” _79쪽



카토: 노년은 신들이 주는 귀중한 선물이다



수명이 짧았기에 노년은 종종 신들이 주는 귀중한 선물로 여겨졌다. 호메로스와 키케로를 비롯한 여러 문인과 철학자에게 노인들은 풍부한 경험과 지혜의 원천이었다. 키케로의 대화록 『노년에 관하여』에서 대 카토는 ‘활동적인 일을 할 수 없고, 신체가 쇠약해지며, 거의 모든 쾌락을 박탈당하고, 죽음이 멀지 않다’는 노년에 대한 네 가지 비판을 차례로 반박한다. 활동적인 일에는 젊음과 체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수행하려면 노인의 판단력과 경험과 권위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년에 중요한 것은 체력보다도 정신력이며, 사람은 지식을 쌓고 배움을 지속하는 한 나이듦을 의식하지 않는다. 노년에는 예전만큼 쾌락이 중요하지 않으며 성욕, 야망, 연회나 음주에 대한 욕구가 줄어드는 만큼 만취와 불면의 밤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사후세계에 관해서는 가능성이 두 가지뿐인데, 하나는 죽음으로 영혼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이고 하나는 죽음이 영혼을 영생의 장소로 인도하여 행복하게 지내게 하리라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두려워할 까닭은 없는 것이다.



대 플리니우스: 짧은 인생은 자연이 내려준 가장 큰 축복이다



반면 언제나 중도가 최선이라고 믿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의 두 극단인 청년기와 노년기 모두를 부정적으로 보았다. 청년은 경험이 모자라서 미숙하며, 그렇다고 노인이 되고 경험을 쌓아도 저절로 지혜가 생기진 않는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학은 인생의 전성기에 있는 남자의 가치를 쓸모없는 늙은이와 끊임없이 대조해 보여주곤 했다. 역사가 타키투스는 어느 도시를 습격한 군인들의 행동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들은 늙어빠져 죽을 때가 다 된 남녀들을 끌고 나왔다. 전리품으로는 가치가 없을지언정 한바탕 웃음거리로 삼기엔 충분했으니까.” 유베날리스는 노년기 정신과 육체의 쇠락에 관해 이렇게 썼다. “인간의 가장 허황한 소망 중 하나는 장수다. 장수의 결과가 무엇인가? 알아볼 수 없게 주름지고 쳐진 흉한 얼굴, 덜덜 떨리는 사지와 목소리, 음식 맛도 술 맛도 모르며,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아픔과 질병. 귀가 깜깜하니 노래를 들어도 극장을 찾아도 의미가 없다.”



세네카: 자살은 상황에 따라 훌륭한 선택일 수 있다



죽음을 낯설거나 두렵게 여기지 않았던 로마인들에게는 자살 역시 금기가 아니었다. 스토아 철학자였던 세네카는 적절한 상황이라면 자살은 훌륭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신체가 제 기능을 못한다면 분투하는 영혼을 풀어줌이 옳지 않을까? 일찍 죽는 것보다 비참하게 사는 것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금의 시간을 판돈으로 걸어 큰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니 이를 거부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장수를 누리고 죽기 직전까지도 정신이 온전한 사람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말년을 무기력하게 가만히 누워서 보낸다. 그렇다면 인생의 일부분을 상실하는 것이 인생을 직접 끝낼 권리를 상실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잔인한 일이 될 수 있겠는가?” 오늘날의 존엄사 논쟁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주장이다.

저자는 소크라테스, 소 카토, 루크레티아, 아그리피나 등 자신의 명예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살한 로마 유명인들을 소개하는데, 특히 페트로니우스의 사례에서는 현대적인 개인주의와 반항 정신이 드러난다. 네로 황제의 측근이자 당대 가장 세련된 쾌락주의자였던 페트로니우스는 반역자로 몰려 자결 명령을 받자 손목을 긋고 만찬장에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천천히 생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에 공개된 그의 유언장에는 평소 황제에게 바치던 아첨 대신에 네로가 잠자리를 한 남녀의 이름과 그들의 도착적 성행위가 낱낱이 나열되어 있었다.



유산 사냥꾼에서 상조회까지, 죽음을 둘러싼 로마의 독특한 문화



로마의 귀족들은 가문의 재산이 분산되지 않도록 자식 수를 적게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또한 위험성이 있었는데, 높은 사망률 때문에 남자 상속인이 한 명도 없게 될 가능성이 컸던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산은 딸들이 다른 가문과 혼인할 때 지참금으로 챙겨가면 사라지게 마련이었다. 따라서 로마인들은 필요한 경우 성인 남성을 양자로 들이곤 했지만, 그럼에도 어느 세대에서든 귀족 가문의 75퍼센트가 사라지고 새로운 가문이 그 자리를 대체하곤 했다. 홀몸의 노인은 상속인 자리를 노리고 접근하는 유산 사냥꾼의 표적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돈벌이 수단이 유행하면서 거꾸로 사회적 영향력을 얻기 위해 일부러 자식과 의절하거나 유언장을 미끼로 남들을 노예처럼 부려 먹는 영악한 사람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편 로마의 인구가 늘어 무덤 값과 장례식 비용이 오르면서 오늘날과 같은 상조회가 등장했다. 가입비와 월 회비를 잘 지불한 사람은 죽은 뒤에 약속된 비용만큼의 장례식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6개월 회비를 체납하면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자동 탈퇴되었다. 이런 상조회들은 정기적으로 파티를 주최하는 사교단체 역할도 했다.



원자론에서 기독교까지, 사후 세계관의 변화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는 종교 경전이 없었기에 사후세계에 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사후세계는 지하에 있을 수도, 이 세상 끝에 있을 수도 있었다. 에피쿠로스 철학자 루크레티우스는 인간이 원자에서 와서 원자로 돌아갈 뿐이라고 믿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영혼’은 실체가 아니라 죽은 이의 허상이다. 일부 사상가들은 죄를 저지른 자는 죽은 뒤 벌을 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후에 영혼이 새로운 삶을 누린다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오르페우스 숭배 집단에서였다. 이 집단에 속한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영혼이 인간이나 동물로 환생한다고 믿어서 엄격한 채식을 했다. 한편 이시스나 태양신 미트라의 비밀 종교는 입회자에게 죽은 후 천국에 입성할 수 있다고 약속했으며,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기독교의 사후세계로 이어졌다.



당신의 삶에 하루하루를 더하지 말고, 당신의 하루하루에 삶을 더하라



오늘날 대중매체가 알려주는 노년의 대처법은 로마 철학자들이 말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단을 조절하라, 사람들과 어울려라, 몸과 마음이 깨어 있도록 활발히 움직여라. 그에 더하여 산아 제한과 위생 및 생활수준 향상으로 나이듦의 속도는 현저히 느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결국엔 죽음을 마주하게 되며, 뭐든 뜻대로 될 것 같은 이 세상에 이길 수 없는 존재가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워한다.

바로 이것이 현대인과 로마인의 가장 중요한 차이다. 로마인들은 결코 죽음과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고대인들에게 삶은 짧고 고단했으며 육신은 젊든 늙든 온갖 질병에 노출되어 있었다. 인간은 자연 혹은 ‘운명’이 던져주는 것을 최대한 기품 있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키케로는 노년의 죽음을 오랜 여행을 마치고 뭍으로 다가가는 여행자에 비유했으며, 스토아주의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이렇게 썼다.



삶이란 얼마나 하찮은가. 어제는 한 방울의 정액이었고 오늘은 시신 아니면 재다. 그러니 너는 이 덧없는 순간들을 자연이 너에게 의도한 대로 쓴 다음 흔쾌히 쉬러 가라. 때가 된 올리브 열매는 자신을 잉태한 대지를 축복하고 자신에게 생명을 준 나무에 감사하며 땅으로 떨어진다. _254∼255쪽





책 속으로



노인은 속임수에 넘어간 적이 많고, 숱한 실수를 저질렀으며, 인생은 전반적으로 손해보는 장사였다. 그 결과 뭐든 확신이 없고 잘 안 하려고 한다. 또한 주저하는 성향이 있어 말할 때 항상 ‘아마도’나 ‘어쩌면’을 붙이고 의견을 확실히 밝히지 않는다. (…)

노인은 냉소적이어서 매사를 악의로 해석한다. 그간의 경험 때문에 남을 잘 믿지 못하며 의심이 많다. 결과적으로 누군가를 따뜻하게 사랑하지도, 매몰차게 미워하지도 않는다. 꼭 언젠가는 미워할 것처럼 사랑하고, 언젠가는 사랑할 것처럼 미워한다. (…)

노인은 살아오며 실패를 경험해봐서 소심하다. 그들의 욕구는 고귀하거나 특별한 것들보다는 생존에 도움이 될 것들을 향해 있다. 노인은 자기 자신을 너무 아끼는데, 이는 소심함이 빚어내는 여러 양상 중 하나이다. (…)

노인의 화는 갑작스럽지만 약하다. 흔히 자기 절제가 이 시기 남자들의 특징인 양 여겨지지만 실은 정념 자체가 줄어든 것이며, 그들은 이욕의 노예다. (…)

노인은 도덕적 감정보다 논리에 따라 산다. 논리는 유용성을 지향하고 도덕적 감정은 선을 지향한다. 노인이 남에게 나쁜 짓을 한다면 상대에게 모욕을 주려는 게 아니라 실제로 해를 끼치려는 것이다. (…)

노인도 청년처럼 남에게 동정심을 느끼곤 하지만 그 이유는 다르다. 청년의 동정심은 친절함에서 비롯되지만, 노인의 동정심은 나약함에서 비롯된다. 남에게 일어난 일은 무엇이든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노인의 동정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_「제2장 청년 대 노인」 중 노인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





로마에서 유명했던 돈벌이 수단 하나는 상속인이 없는 (또는 한두 명뿐인) ‘돈 많은 영감’이나 ‘인색한 과부’를 물색해 환심을 사고 상속인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었다. 가능하면 단독 상속인이 좋은데 그러면 전 재산을 낚아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로마인들은 이런 사람들을 경멸했다. 출생과 부 그리고 지위의 관계에 대한 로마인들의 신념을 전면 부정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

유산 사냥꾼에게 시달리는 노인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본 사람들도 있었다. 대 플리니우스는 세상이 넓어질수록 사내들은 더욱 부유해지며 순전히 이 부에 힘입어 권력 있는 자리에 오른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자식 없는 이들이 최고의 영향력과 권력을 손에 넣었고, 유산 사냥은 가장 실속 있는 돈벌이가 되었다. 달리 말하면 상속인이 없는 이들은 사람들이 그의 돈을 보고 몰려들기 때문에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아내가 자식을 못 낳으면 유쾌하고 배려 깊은 친구들이 생긴다”고 유베날리스는 말했다).

세네카는 이 현상을 키케로보다도 더 나쁘게 보았다. “한때 로마에서는 자식이 없는 것을 노년의 재앙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자식이 없는 것은 그 사람의 영향력을 외려 더 키워주며 권력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니, 어떤 사람들은 자기 아들들을 미워하는 척하고 자식들과 의절한다. 그리하여 스스로 자식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_「제4장 ‘노년의 시련’」에서





무덤은 여관이 되기도 했다.



친절한 땅이 유골에게 여관을 내어준다.

“여기가 당신이 머물 여관이오.” “내키지 않지만 내 왔소. 와야만 하니까.”



그런데 가끔은 삶이 여관이기도 했다.



부유한 사람은 집을 짓고, 현명한 사람은 묘비를 세우나니,

전자는 육신의 여관이요, 후자는 육신의 집이라.



다음 비문은 이 은유를 활용해 너스레를 떤다. “사람한테 필요한 건 전부 다 있소. 유골이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 이곳에서 나는 갑자기 먹을 게 떨어질까 걱정하지 않는다오. 관절염으로 아프지도 않고, 집세가 밀릴 염려도 없지. 사실 이 셋방은 만기가 없다오. 게다가 공짜!”

_「제9장 비문과 사후세계」에서





서평



매혹적이다. 해박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보기 드문 책이다. _〈데일리 텔레그레프〉



유익하고 유쾌한 안내서. 로마인의 삶에 관해 참신한 시점을 제공한다. _웹진 〈올 어바웃 히스토리〉



죽음에 대한 고대인들의 태도를 누구나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친근하며 교육적인 책. _〈미네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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