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에게 배우는 직장인 필살기』는 장자가 2천 년의 세월을 뚫고 한 기업의 ‘직장고민상담소장’으로 소환되어, 여느 회사에서나 흔히 만날 법한 ‘오 과장’이 겪는 직장생활의 고충을 상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니체의 사상을 현대 직장인의 삶에 잘 녹여냈다는 평을 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니체 씨의 발칙한 출근길』을 쓴 생활인문학자 이호건 박사의 신작이다. 흔히 장자는 자연에 파묻혀 속세와 떨어져 사는 인물로 연상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양의 니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장자야말로 현대인의 삶과 매우 잘 어울린다. 특히 ‘쓸모없음의 쓸모’를 강조한 장자의 철학은 언제라도 당장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할 수 있는 오늘날의 직장인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자세이다.
이 책은 ‘나와 맞지 않은 업무 때문에 속앓이하거나, 승진은커녕 해고당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등 직장생활을 하며 나의 쓸모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장자의 지혜를 통해 자유롭고 주체적인 ‘나’로 거듭나, 지독하게 괴롭던 직장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책 말미에서는 장자에 관한 호기심을 한껏 끌어올린 이들을 위해 장자를 더 깊이 알게 해주는 다양한 책들을 소개한다. 설령 장자 원전을 읽지 않았어도 장자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래서 원전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친절한 사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장자의 철학을 재밌게 익히면서도 현명한 직장생활을 하는 법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직장인을 위한 처세서이자 자기계발서다.
길을 잃은 직장인들이여,
그동안 누구의 쓸모를 위해 살아왔는가!
“타인을 위한 삶, 타인의 쓸모를 위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진정한 행복은 없다.”
답답하고 괴로운 직장에서 진정한 나로 거듭나기
이 책은 고된 직장생활에서 끊임없이 마주치고 되뇌는 질문들을 자유, 자아, 쓸모, 진리, 관계, 운명 등 6부로 나누어 살펴본다. 각 부는 열기-만남-대화 순으로 전개된다. ‘열기’에서는 주제에 대한 직장인의 고민을 제시한다. ‘만남’에서는 그 고민과 관련된 장자의 지혜를 편지 형식으로 소개한다. ‘대화’에서는 오 과장과 장자가 만나서 고민에 관해 대화를 주고받는다.
1부 ‘자유’에서는 어느덧 타성에 젖어 그저 시키는 일만 간신히 꾸역꾸역 해나가는 오 과장의 고충을 살핀다. 2부 ‘자아’에서는 현재 자신이 맡은 일과 원하는 일 사이의 간극으로 인한 회의감을 다룬다. 3부 ‘쓸모’에서는 남과 비교해 새 업무를 잘 해내지 못하는 자신의 쓸모에 대해 끊임없이 드는 의심을 해결한다. 4부 ‘진리’에서는 별 능력도 없어 보이는데 인맥으로 가장 먼저 승진한 동기를 보면서 찾아온 허무감을 파헤친다. 5부 ‘관계’에서는 연차가 높아지면서 위아래로 치이며 꼬여가는 인간관계를 헤아린다. 6부 ‘운명’에서는 친하게 지낸 직장 동료의 사퇴를 보며 인생의 의미마저 잃게 만든 허망함을 다룬다. 각 장에서 장자는 상담소장으로서 오 과장이 겪는 고민에 맞춰 적재적소의 처방을 내려준다. 이를테면, 자신의 삶에서 참된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 자유롭게 노닐며 직장생활을 하는 법, 인식의 한계를 벗어나 타인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법 등을 알기 쉽게 생생한 비유와 적확한 예문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장자의 철학을 생생한 현대적 맥락에 덧씌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는 것은 곧 생존과 직결된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타인 혹은 회사를 위한 쓸모에만 몰두하게 되기 마련이다. 어느새 나의 진정한 쓸모가 무엇인지를 놓치고 수동적인 자세로 살게 되며, 결국 무기력한 직장생활로 삶이 병드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을 대표해 오 과장이 직장생활에서 발생하는 온갖 문제를 장자에게 묻는다. 이에 장자는 같은 회사원의 입장에서 오 과장의 고충을 경청하고 실용적인 처방을 알려준다. 흔히 고전은 한번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읽었을 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대입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생생한 현대적 맥락 속에 장자의 사상을 풀어냈다. 2천 년의 간극을 잘 메워 독자가 공감하며 흡인력 있게 책을 읽게끔 하는 매력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