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아 31호
- 저자
- 엘릭시르 편집부
- 출판사
- 엘릭시르
- 발행일
- 2020-07-31
- 사양
- 328쪽 | 판형 170*240mm
- ISBN
- 9 772384 289005 07
- 분야
- 장편소설, 장편소설, 블랙펜클럽
- 정가
- 13,000원
- 신간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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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소설
「고양이의 제단」으로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에 선정되었던 김묘원 작가의 신작 「편지의 계절」은 「고양이의 제단」과 이어지는 이야기다. 발신자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쪽지 한 통에서 시작된 소녀들 사이의 예민한 감정의 흐름을 좇는다.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자 박태훈 작가 역시, 전작 「자율주행 시대의 사고조사원」에 이어지는 신작 「자율주행 시대의 역학조사」에서 ‘인공지능’이 ‘안락의자 탐정’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이번에는 팬데믹 시대에 자율주행 택시에 올라탄 수상쩍은 인물의 정체와 목적을 파악하는 사건이다. 대실 해밋의 ‘콘티넨털 OP’ 시리즈 초기작 중 하나인 「은빛 눈의 여인」도 게재되었다. 수수께끼 같은 여성의 실종 사건으로 출발하여 싸늘한 하드보일드적 파국으로 치닫는 속도가 일품이다.
기획 기사
《미스테리아》는 매 창간 기념호마다 한국의 미스터리 역사를 돌이켜보며 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을 범죄적 형상/범죄 사건들에 관한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 5주년 창간 기념호의 주제는 1970년대다. 이데올로기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싸우며 건설하자”를 부르짖으며 시작됐던 1970년대는 1979년 대통령 암살로 막을 내렸다. 정말 많은 것들이 세워졌고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이 무너졌던 시기다. 베트남전 파병, 파독 노동자, 와우아파트 붕괴, 정인숙 살인 사건, 성남 광주대단지 시민 봉기, 대연각 호텔 화재, 10월 유신,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김형욱의 실종, 최은희·신상옥 납북 사건, 이리역 폭발 사고, 구로동 카빈총 강도 사건, 12.12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후 한국 사회를 끝없이 분열시키는 갈등이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미스테리아》는 이런 사건들을 통해 1970년대의 들뜬 에너지와 몰락에의 공포가 어떤 식으로 대중문화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미스터리 작가 김성종은 너무나 가까운 과거인 한국전쟁의 비극이 1970년대까지 어떻게 현재진행형으로 확장되어가는지를 살폈고, 많은 드라마와 영화는 애국 반공 검사와 간첩(특히 ‘여’간첩) 사이의 실랑이를 멜로드라마와 닮은 화법으로 감상적으로 그려내거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범죄자들과 인간적인 매력의 형사들 사이의 두뇌 싸움에 주목했다. ‘순수 문학’으로 분류되던 작가들은 자신들이 실시간으로 목도하던 무시무시한 계급 투쟁과 빈곤의 현실을 르포타주와 픽션으로 절실하게 담아냈으며, 도시 군중 사이에서는 대중소설을 주요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며 추리소설과 무협소설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MYSTERY PEOPLE’에는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장편 부문의 공동 수상자 이소민(『영원의 밤』)과 정은수(『다른 남자』)의 인터뷰가 실렸다. 정은지 작가는 무르 래퍼티의 SF 미스터리 『식스웨이크』에 등장하는 음식 인쇄기를 통해 미래의 ‘상상된’ 음식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탐구한다.(‘CULINARY’) 홍한별 번역가는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벌어졌던 ‘웨스트버지니아의 푸른 수염’ 사건을 다루면서, 연쇄살인범 자체가 아니라 그에게 희생된 연약한 생명들에 대한 애도의 시선에 더 집중한다.(‘MIRROR’) 유성호 법의학자는 불행한 의료사고와 그에 대해 의료진이 마땅히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진중한 목소리를 더한다.(‘NONFICTION’) 곽재식 작가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에서 펼쳐진 고위급 인사들의 탈출 행각과, 놀라운 과거를 품고 있던 성남장 호텔 주인 김금덕의 이야기를 풀어낸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존 르카레의 『스파이의 유산』, 장파트릭 망셰트의 『웨스트코스트 블루스』, M.C. 비턴의 『중독자의 죽음』, 도진기의 『세 개의 잔』, 미스터 펫의 『범죄의 붉은 실』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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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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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ditor’s Letter
소문과 실화
LIST
READING DIARY
SPECIAL 무너진다, 1970년대
사라진 김형욱 : 김덕련
초현실적 현실 또는 사회적 파국-와우아파트 붕괴와 광주대단지 사건 : 송은영
‘무등산 타잔’ 미스터리 : 이정환
단절과 새로운 출발-1970년대 한국의 추리문학계 : 박광규
1970년대 한국의 주요 추리소설 : 김용언
해피엔딩은 없다-김성종과 1970년대 : 노정태 추리소설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였다-김성종 작가 인터뷰 : 박광규
한국 추리소설의 ‘견본’과 경영서의 사이-마쓰모토 세이초 소설의 수용 : 안혜연
1970년대를 배회하는 유령작가-한국의 (에로틱 미스터리) 무협 : 노상호
대마초의 정신사 : 김성환
그래도 역시 <수사반장>이다 : 이영미
‘그들’이 상상한 여간첩의 눈물-1970년대 반공영화와 섹슈얼리티 : 전지니
취미는 독서
『스파이의 유산』
『살인의 쌍곡선』
『표정 없는 검사』
『콘크리트』
『영양만두를 먹는 가족』
『카구야 프로젝트』
『중독자의 죽음』
『세 개의 잔』
『범죄의 붉은 실』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웨스트코스트 블루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MYSTERY PEOPLE
분홍신의 저주―『영원의 밤』의 이소민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다른 남자』의 정은수
CULINARY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무르 래퍼티의 『식스웨이크』 : 정은지
NONFICTION 미숙아의 죽음 : 유성호
MIRROR 외로운 마음의 사냥꾼 : 홍한별
PULP 성남장의 장관과 황제의 며느리 : 곽재식
SHORT STORY
김묘원 「편지의 계절」
대실 해밋 「은빛 눈의 여인」
박태훈 「자율주행 시대의 역학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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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미스테리아》는 매 창간 기념호마다 한국의 미스터리 역사를 돌이켜보며 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을 범죄적 형상/범죄 사건들에 관한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5주년 창간 기념호는 1970년대를 다룹니다. 1970년대는 ‘박정희의 시대’이자 ‘건설과 붕괴’의 시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데올로기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싸우며 건설하자”를 부르짖으며 시작됐던 1970년대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세워졌고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이 무너졌습니다. 와우아파트처럼 물리적인 실체의 붕괴도 있었지만, 대통령 내외가 차례로 암살당하고, 유력 정치인 김대중이 납치당하고, 대통령의 주요 심복 중 하나였다가 가장 큰 적으로 돌변한 김형욱이 실종됐습니다. 소외와 차별과 억압을 견디지 못해 폭발해버린 ‘타자들’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구로동 카빈총 강도 사건 같은 실질적 범죄를 비롯하여 전태일, 광주대단지 주민들, 박흥순, YH무역 여성노동자의 신민당사 점거 농성, 동일방직지부 여성노동자들의 민주노조 사수투쟁, 부마항쟁에 이르는, ‘사회적 죽음’을 맞지 않으려던 타자들의 거센 저항을 일일이 꼽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더 잘 살겠다는 어마어마한 욕망을 동력삼아 질주하던 1970년대의 공과는 극명한 명암으로 나뉩니다.
1970년대의 ‘나도 잘 살겠다’는 에너지와 ‘그런데 발밑이 통째로 붕괴하고 있다’는 공포는 대중문화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을까요? 드라마와 영화는 애국 반공 검사와 간첩(특히 ‘여’간첩) 사이의 실랑이를 멜로드라마와 닮은 화법으로 감상적으로 그려내거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범죄자들과 인간적인 매력의 형사들 사이의 두뇌 싸움에 주목했습니다. 소설가들은 자신들이 목도하는 무시무시한 현실을 르포타주와 픽션을 넘나들며 기록했습니다. 도시 군중 사이에서는 대중소설을 주요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며 추리소설과 무협소설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1972년 추리소설 애호가들의 모임 ‘미스터리 클럽’이 만들어진 뒤 1970년대 말 추리작가협회의 출범도 선언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공교롭게 관련 기사가 뜬 날은 1979년 12월 12일이었습니다).
픽션이 현실을 어떻게 번역하는가 혹은 신경증적으로 재현하는가, 라는 질문은 앞으로도 계속 《미스테리아》가 추구해야 할 목표입니다. 이번 특집 기사를 통해, 독자 여러분과도 1970년대라는 머지않은 과거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소설
「고양이의 제단」으로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에 선정되었던 김묘원 작가의 신작 「편지의 계절」은 「고양이의 제단」과 이어지는 이야기다. 발신자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쪽지 한 통에서 시작된 소녀들 사이의 예민한 감정의 흐름을 좇는다.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의 또 다른 수상자 박태훈 작가 역시, 전작 「자율주행 시대의 사고조사원」에 이어지는 신작 「자율주행 시대의 역학조사」에서 ‘인공지능’이 ‘안락의자 탐정’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이번에는 팬데믹 시대에 자율주행 택시에 올라탄 수상쩍은 인물의 정체와 목적을 파악하는 사건이다. 대실 해밋의 ‘콘티넨털 OP’ 시리즈 초기작 중 하나인 「은빛 눈의 여인」도 게재되었다. 수수께끼 같은 여성의 실종 사건으로 출발하여 싸늘한 하드보일드적 파국으로 치닫는 속도가 일품이다.
기획 기사
《미스테리아》는 매 창간 기념호마다 한국의 미스터리 역사를 돌이켜보며 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을 범죄적 형상/범죄 사건들에 관한 특집을 준비했다. 이번 5주년 창간 기념호의 주제는 1970년대다. 이데올로기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싸우며 건설하자”를 부르짖으며 시작됐던 1970년대는 1979년 대통령 암살로 막을 내렸다. 정말 많은 것들이 세워졌고 또 그만큼 많은 것들이 무너졌던 시기다. 베트남전 파병, 파독 노동자, 와우아파트 붕괴, 정인숙 살인 사건, 성남 광주대단지 시민 봉기, 대연각 호텔 화재, 10월 유신,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김형욱의 실종, 최은희·신상옥 납북 사건, 이리역 폭발 사고, 구로동 카빈총 강도 사건, 12.12 사태에 이르기까지 이후 한국 사회를 끝없이 분열시키는 갈등이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가시화됐다.
《미스테리아》는 이런 사건들을 통해 1970년대의 들뜬 에너지와 몰락에의 공포가 어떤 식으로 대중문화에 반영되었는지를 살펴본다. 미스터리 작가 김성종은 너무나 가까운 과거인 한국전쟁의 비극이 1970년대까지 어떻게 현재진행형으로 확장되어가는지를 살폈고, 많은 드라마와 영화는 애국 반공 검사와 간첩(특히 ‘여’간첩) 사이의 실랑이를 멜로드라마와 닮은 화법으로 감상적으로 그려내거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범죄자들과 인간적인 매력의 형사들 사이의 두뇌 싸움에 주목했다. ‘순수 문학’으로 분류되던 작가들은 자신들이 실시간으로 목도하던 무시무시한 계급 투쟁과 빈곤의 현실을 르포타주와 픽션으로 절실하게 담아냈으며, 도시 군중 사이에서는 대중소설을 주요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이며 추리소설과 무협소설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MYSTERY PEOPLE’에는 제3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장편 부문의 공동 수상자 이소민(『영원의 밤』)과 정은수(『다른 남자』)의 인터뷰가 실렸다. 정은지 작가는 무르 래퍼티의 SF 미스터리 『식스웨이크』에 등장하는 음식 인쇄기를 통해 미래의 ‘상상된’ 음식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탐구한다.(‘CULINARY’) 홍한별 번역가는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벌어졌던 ‘웨스트버지니아의 푸른 수염’ 사건을 다루면서, 연쇄살인범 자체가 아니라 그에게 희생된 연약한 생명들에 대한 애도의 시선에 더 집중한다.(‘MIRROR’) 유성호 법의학자는 불행한 의료사고와 그에 대해 의료진이 마땅히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진중한 목소리를 더한다.(‘NONFICTION’) 곽재식 작가는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에서 펼쳐진 고위급 인사들의 탈출 행각과, 놀라운 과거를 품고 있던 성남장 호텔 주인 김금덕의 이야기를 풀어낸다.(‘PULP’)
주목할 만한 미스터리 신간 서평 코너에선 존 르카레의 『스파이의 유산』, 장파트릭 망셰트의 『웨스트코스트 블루스』, M.C. 비턴의 『중독자의 죽음』, 도진기의 『세 개의 잔』, 미스터 펫의 『범죄의 붉은 실』 등을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