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그대가 죽기 전에 술탄 바후 신비주의 시집
- 원서명
- Death Before Dying
- 저자
- 술탄 바후
- 역자
- 재연 스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03-30
- 사양
- 168쪽 | 변형국판
- ISBN
- 89-8281-260-1 02810
- 분야
- 시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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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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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신비주의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슬람 문학의 꽃, 술탄 바후의 시편!이슬람 문학의 꽃인 시(詩)와 수피 철학(Sufism:신비주의)의 중심 개념을 결합시킨 술탄 바후의 시는 지식과 경전, 종교 제도와 율법주의를 거부하고 신(神)과 인간 영혼 사이의 순수한 관계에 주목한다. 이 순수한 관계는 오직 인간의 사랑에 의해서만 가능한데, 그것은 자기 자신을 "죽여서" 이르는 외길이다. 즉, 신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헌신으로 신성(神性) 안에서 개아(個我)를 죽이는 사랑의 여정이 바로 술탄 바후 시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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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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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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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신비주의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슬람 문학의 꽃, 술탄 바후의 시편!
이슬람 문학의 꽃인 시(詩)와 수피 철학(Sufism:신비주의)의 중심 개념을 결합시킨 술탄 바후의 시는 지식과 경전, 종교 제도와 율법주의를 거부하고 신(神)과 인간 영혼 사이의 순수한 관계에 주목한다. 이 순수한 관계는 오직 인간의 사랑에 의해서만 가능한데, 그것은 자기 자신을 ‘죽여서’ 이르는 외길이다. 즉, 신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헌신으로 신성(神性) 안에서 개아(個我)를 죽이는 사랑의 여정이 바로 술탄 바후 시의 요체다.
술탄 바후는 이슬람 신비주의 비법(秘法)과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피 철학의 중심 개념을 풀어나간다. 그는 사랑의 힘을 강조하며, 사랑이 학식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리하여 종교적 실천을 타성이나 타고난 권리로 전락시키는 위험을 지적하기 위해서 신성을 실현할 수 없는 박식한 학자와 아는 게 없으면서도 광적인 사랑으로 신성에 합일하는 무식한 사람을 대비시킨다.
‘죽어라! 그대가 죽기 전에’라는 금언은 선지자 마호메트의 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가혹한 권유는 이슬람 신비주의 수행자들이 기필코 통과해야 하는 깨달음의 단계이다. 육체의 숨이 끊어지기 이전에 정신의 죽음을 이룩해야만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이 역설에 이슬람 신비주의 철학의 정수가 내장되어 있다.
수피 철학과 이슬람 시는 우리에게 낯선 형식이지만, 인간 영혼에 새겨진 물질 세계에 대한 집착을 죽여야 진정한 삶에 이른다는 메시지는 결코 낯설지 않다. 물질적 빈곤이 정신적 풍요와 관련된다는 술탄 바후의 가르침은 무슬림뿐 아니라 시크 교도와 펀잡 지방의 힌두 교도들로부터도 추앙을 받았다.
이 몸뚱이 한 개의 커다란 눈이 된다 해도 스승님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을
세포 하나마다 수만 개의 눈, 이 눈이 감기면 저 눈으로 보겠네
이만큼 우러러보는 것으로도 가라앉지 않으니, 내 무얼 더 어쩌나?
바후, 마음속에 그리는 스승의 모습 백만 번의 순례와도 같아
―『죽어라! 그대가 죽기 전에』, 23쪽
인간의 얼굴을 한 신비주의, 그리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신비주의의 참모습을 민중을 위한 사랑의 언어로 노래하는 술탄 바후의 시편은 시간의 풍화 작용을 너끈하게 이겨낸 세계 문학의 고전(古典)이 아닐 수 없다. 이 시편들은 분별지(分別智)의 눈이 아니라 마음의 ‘세포’로 읽어야 한다. 살아 있는 세포들만이 사랑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 신비주의(수피즘sufism)
신비주의는 신(神) 또는 신성한 존재(초월적인 영역)와 합일(合一)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 모든 종교는 신비주의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미개한 문화의 주술, 입신(入神) 의식, 세속적인 체험에서도 그 형태를 유추할 수 있다.
수피즘은 신(神)에 대한 개인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신의 사랑과 진리를 찾으려는 이슬람의 신앙과 의식 형태로, 신과 인간의 본성을 확인하고 이 세상에 신의 사랑과 지혜가 존재한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주는 다양한 신비적 실천방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피sufi(신비적)라는 용어는 아랍어로 양털이라는 뜻의 ‘수프suf’에서 유래된 말로 초기 이슬람 수도자들이 양털로 된 옷을 입고 다닌 데서 비롯되었다. 이 수피 수행자들은 페르시아어로 다르위쉬darwish, 아랍어로 파키르faqir라 알려졌는데 그 뜻은 ‘가난한 사람’을 가리킨다. 유일신 알라와의 영적인 합일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누더기(수피)를 걸치고 ‘가난한 길’로 들어서는 것이 당연한 수행자의 전제조건이라 생각했다. 극단적인 무소유를 주장하는 힌두 방랑 수행자 사두sadhu들과 불교 출가 수행자 비구bhikkhu(比丘, 거지)의 생활방식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에 끼친 수피 사상의 가장 큰 공헌은 아랍어, 페르시아어, 터키어로 지어진 매력적인 서정시이다. 수피 사상은 시에 관심을 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신에 대한 찬미는 수피 시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신비주의자들은 각 지역의 대중에게 그들의 언어로 지혜를 전달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지역 문화의 융성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슬람 역사에서 수피즘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특히 신비적 애정시가 많이 씌어졌던 수피 문학의 전성기는 아랍어·페르시아어·터키어·우르드어의 황금기였다. 그리고 이슬람이 인도, 중앙아시아, 터키,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까지 확장된 것도 주로 수피 선교사들의 노고를 통해서였다.
신과의 개인적인 합일(合一)을 열망한 신비주의자들은 법률의 형식성이 개인적인 신학으로부터 벗어나 있음을 매우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샤리아, 즉 전통적인 성법(聖法)이 제시하는 것과는 다른 길(arqah:‘길’)과 목표(aqqah:‘진실’)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수피즘은 형식적인 신학의 논리적 연역 방식에 대해 직관주의(marifah)로 맞섰다.
술탄 바후Sultan Bahu( ∼1691)
탁월한 신비주의 시인으로, 신과의 개인적 합일을 추구하는 수피즘(이슬람 신비주의)의 정신을 고향인 펀잡 지역의 말로 아름답게 노래해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인도 무굴 제국의 샤 자한(1628∼1658년 재위) 통치 시대에 지금의 파키스탄 쇼르코트에서 태어나 1691년 세상을 떠났다. 많은 페르시아어 산문과 시편들을 남겼지만 그의 명성을 알린 것은 펀잡어 수피 시(詩)였다. 아직 펀잡어 필사본이 발견되고 있지 않은 그의 수피 시는 구전을 통해 음악을 동반한 노래로 찬미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옮긴이 재연 스님
열아홉 살에 선운사로 출가한 이후 전국 각지의 선방에서 수도하였고, 태국을 거쳐 1985년 근본 불교를 탐구하기 위해 인도 뿌나Puna 대학에 유학하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산문집 『방랑 시작』 『입산』이 있고, 역서 『티벳의 사랑과 마법』 『삶은 모든 것을 버리라 한다』 『수바시따』가 있다.
현재 계룡산 갑사에서 수행하고 있다.
신비주의 철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슬람 문학의 꽃, 술탄 바후의 시편!이슬람 문학의 꽃인 시(詩)와 수피 철학(Sufism:신비주의)의 중심 개념을 결합시킨 술탄 바후의 시는 지식과 경전, 종교 제도와 율법주의를 거부하고 신(神)과 인간 영혼 사이의 순수한 관계에 주목한다. 이 순수한 관계는 오직 인간의 사랑에 의해서만 가능한데, 그것은 자기 자신을 "죽여서" 이르는 외길이다. 즉, 신에 대한 절대적 사랑과 헌신으로 신성(神性) 안에서 개아(個我)를 죽이는 사랑의 여정이 바로 술탄 바후 시의 요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