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 사랑
- 저자
- 김영남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1-07-27
- 사양
- 112쪽 | 신사륙판
- ISBN
- 89-8281-414-0 02810
- 분야
- 시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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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가
-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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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시, 그것은 아름다운 경제다.
김영남의 시는 단숨에 쉽게 읽히면서도 그 내포적 메시지의 층위는 두텁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에 두드러진 시적 자의식, 여행과 사랑, 인생에 대한 에피그램, 무위적 자연의 발견 등은 시의 내용을 두텁게 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인 풍자, 위트, 아이러니, 해학 등은 시의 재미를 배가했다. -이형권(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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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영남
1957년 전남 장층에서 태어나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 [정동진역]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정동진역}(199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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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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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김영남의 두번째 시집 {모슬포 사랑}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첫번째 시집 {정동진역}에서 신선하고 적실한 제목 붙이기, 유머와 위트, 풍자와 아이러니 등에 뛰어났던 시인은 만 3년 만에 출간하는 이번 시집에서도 그런 특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의 내용을 충분히 장악하면서도 독특한 발상의 단초를 여는 통사적 제목,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일소에 붙여버리는 유머와 위트의 정신, 사회적인 이슈를 만났을 때 어김없이 힘을 내는 풍자와 아이러니는 여전히 그의 시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시의 효율성에 대한 성찰, 여행중의 탐색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경구적 자각 등을 시편에 담아 좀더 경제적인 시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시에서의 풍요로운 경제 찾기
[신춘문예는 알고 있다] [등나무가 내 목을 비튼다] [내가 한 잔을 들이켤 땐] [제목을 제대로 못 붙이면 무너진다] [나의 제품은 고객감동을 지향한다] 등의 시편은 시 장르의 경제성에 대해 성찰하고 있는 작품이다.
반성하라!/경영, 경제학을 모르는 자./효율, 효과를 모르는 자./떠나라!/수요를 무시하는 자./공급 위주로 모든 걸 판단하는 자./공부하지 않고 시위 현장에 따라나온 나는/아예 자폭하라!/그러나 벽, 인식의 벽, 고정관념의 벽……/그 벽들을 올라타는 재미를 아는 또다른 나는
살아라!/그 모든 학문에서, 아 답답한 이 시(詩)의 현장에서……
-[그 시위 현장이 나를 성토하고 있다] 전문
이 시는 "시위 현장"의 어수선한 정황을 빌려 우리 시가 처한 문제점을 성토하고, 시를 쓰는 데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건강한 경제에서의 으뜸가는 조건은 재화의 수요와 공급이 조화를 이루어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시인은 오늘날 시의 경제가 "수요를 무시"한 채 "공급 위조"로만 운용되어 적절한 소비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은 시인들이 시의 경제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를 쓰고 필요 이상의 심각한 표정으로 시의 독자들을 괴롭히고 자기들만을 위한 시 생산에 몰입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극단적으로 부정하고("자폭하라") 그 대안으로써 "고정관념의 벽"을 "올라타는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살아라").
그렇다면 시의 경제적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이 무엇인가. 시인은 이 시집에서 여행의 체험을 형상화함으로써 그것을 실현하고 있다.
오래도록 그리워할 이별 있다면/모슬포 같은 서글픈 이름으로 간직하리./떠날 때 슬퍼지는 제주도의 작은 포구, 모슬포./모-스-을 하고 뱃고동처럼 길게 발음하면/자꾸만 몹쓸 여자란 말이 떠오르고,/비 내리는 모슬포 가을밤도 생각이 나겠네.//그러나 다시 만나 사랑할 게 있다면/나는 여자를 만나는 대신/모슬포 풍경을 만나 오래도록 사랑하겠네./사랑의 끝이란 아득한 낭떠러지를 가져오고/저렇게 숭숭 뚫린 구멍이 가슴에 생간다는 걸/여기 방목하는 조랑말처럼 고개 끄덕이며 살겠네. -[모슬포에서] 중에서
"제주도의 작은 포구, 모슬포",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고 운치 있는 장소로 그려지는 이곳은 낭만적 장소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 "몹쓸 여자"가 남겨준 슬픔은 미지의 세계를 발섭하는 중에 발견된 아름다운 풍경으로 극복됨으로써 여행시편의 또다른 특징, 내면 세계의 풍경화(風景化) 혹은 풍경의 발견을 충족한다. 문학평론가 이형권씨는 "{모슬포 사랑}에서 여행은 탈일상의 자유를 구가하며 미지의 세계를 탐색하는 시간이고, 그 대상은 사람이거나 자연, 또는 삶의 어떤 가치관으로 다양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여행은 일상적으로 보면 가장 비경제적인 것이지만 시적으로 보면 가장 경제적인 것이다. 시인은 여행을 통해 자유인의 입장에서 창의적인 시를 생산할 수 있고, 독자는 그 값비싼 체험을 시를 읽는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시인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김영남의 여행시편들은 시인의 입장에서건 독자의 입장에서건 경제적 효율성이 아주 높은 경우에 해당된다"며 여행시편이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결국, 김영남의 시는 풍요로운 경제, 아름다운 경제이다.
이 시에 대하여
김영남의 시를 읽으면 아무래도 우리는 조금은 서럽고 조금은 쓸쓸해진다. 떠나간 것들마저 바람에 스치는 가을, 열매 소리를 내며 우리 귓전을 두드린다. 이렇게 따뜻하고 애달픈 언어를 우리에게 선사한 시인이 일찍이 있었던가?
제주도의 이름, 전라도의 이름, 경상도의 이름이 하나같이 사랑과 그리움이 된 김영남의 시에서 불현듯 우리도 그 땅과 그 이름을 찾아 길 떠나는 나그네가 된다. 화톳불처럼 가꿀 불씨 하나 마음속에 간직한 채……. -이기철(시인·영남대 교수)
그는 아이러니와 위트, 다시 말하면 시적 의장술로 이 시대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뒤집기의 명수이다. 겁대가리 없이 툭툭 내뱉는 그의 시어들과 대담한 발상법에 매료되어 나는 그 동안 그의 시 한편 한편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살아왔다.
나만이 그런가 싶어 강의시간에 그의 시들을 꺼내놓으면 학생들도 거개가 리비도적 충동을 느낀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니까 그의 상상력은 리비도적 상상력이란 뜻이다. 무엇이든지 보면 올라타고 싶어하는 도발성이 어느새 제2시집에선 여유롭게 서정의 깊은 공간까지 획득하고 있음을 본다. 안티프라민은 여전히 유효하다. -송수권(시인·순천대 교수)
*2001년 7월 27일 발행/ISBN 89-8281-413-2 02810
*신사륙판/112쪽/값5,000원
*담당편집: 김현정, 장한맘(927-6790, 내선 217, 214)
시, 그것은 아름다운 경제다.
김영남의 시는 단숨에 쉽게 읽히면서도 그 내포적 메시지의 층위는 두텁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모슬포 사랑>에 두드러진 시적 자의식, 여행과 사랑, 인생에 대한 에피그램, 무위적 자연의 발견 등은 시의 내용을 두텁게 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인 풍자, 위트, 아이러니, 해학 등은 시의 재미를 배가했다. -이형권(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