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 저자
- 마르시아스 심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2000-10-01
- 사양
- 311쪽| 210*148mm
- ISBN
- 89-8281-328-4
- 분야
- 소설집
- 도서상태
-
품절
- 정가
-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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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심상대"라는 본명을 두고 "마르시아스 심"(그간 "선데이 마르시아스"로의 일차 改名이 있었다)이라는 필명으로 펴내는 첫 책이다.
성애의 고백담 형식을 빌려 씌어진 8편의 연작을 『떨림』이라는 제목으로 한자리에 묶었다. 문예지에 발표될 때마다 성애담의 수위나 파격적 상상력을 둘러싸고 가벼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작품의 묘한 미학적 성취는 심상대라는 작가를 거듭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
"이제는 이야기하여야겠다"는 고풍의 고백 장치를 두고 펼쳐지는 8편의 섹스 이야기는 기실 작가의 낭만적이고 탐미적인 미의식이 빚어낸 허구의 서사다. 그러나 작가는 천연덕스럽게도 작중화자에 스스로를 겹치는 서사 전략을 구사한다. 그 위악적 천연덕스러움이 너무 능란하고 자연스러워 독자는 작중화자 "나"와 작가를 구분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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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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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딸기
2. 샌드위치
3. 나팔꽃
4. 우산
5. 밀림
6. 피크닉
7. 베개
8. 발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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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성애와 퇴폐 속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존재 확장의 체험
연작소설 전체에서 주인공 ‘나’와 정사를 했던 여자들은 여러 종류이다.
「딸기」는 이미 방탕한 성 체험을 지닌 주인공이 대수롭지 않게 동정을 바친 두 자매를 별 즐거움도 없이 차례로 안았던 이야기이다. 혼탁하건 순결하건 모든 종류의 성애가 내내 그의 누추한 삶에 찍어놓게 될 이미지를 예시하는 작품이다.
「샌드위치」에서는, 성병으로 아랫도리가 썩어버린 늙은 창녀, 수음하는 고등학생을 엿보는 하숙집 여주인, 남의 남자를 사랑하며 죽음의 충동을 느끼는 한 여선생의 인생사를 엇물려 진행시키면서, 미에 관한 하나의 성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다. 이 미학은 성애와 퇴폐 속에서, 또는 그 뒤섞임 속에서 느끼는 존재 확장의 체험에 다름아니다.
「나팔꽃」에는 동거하던 남자를 감옥에 둔 여자를 풀숲에서 안았던 기억 끝에, 결혼식의 주례를 맡기로 된 처녀와 육체를 나눈 이야기가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바다의 파도처럼 피었다가 이울어지는 육체의 ‘나팔꽃들’을 기쁘게 누리는 일이다.
「밀림」에서는 성적 욕망을 가질 수도, 성적 충동을 일으킬 수도 없을 것 같은 여자들과의 성교로부터 ‘성의 사회적 기능론’을 끌어내고 있다.
「우산」은 미친 거지 여자를 포함한 세 여자와의 섹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세 개의 우산에 관해 말한다. 권태와 광기의 비를 가려주는 상징으로서의 우산들을 통해 세 개의 독립된 플롯들을 엮어낸 이 작품은 단편소설이 가지는 압축의 미학과 결기가 느껴진다.
「피크닉」은 전형적인 모텔 연애담. 이혼남인 주인공과 만나는 ‘남편 있는 여자’는 미국 유학 시절 포토맥 강가에서 어느 젊은 남녀의 우아한 포옹을 바라보았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 ‘피크닉 연애’ 풍경은 거기 곁들인 반결혼론과, 더 나아가서는 ‘창조적 에너지로서의 우연과 비평형’에 대한 옹호를 내용으로 삼는 예술론과 맥락을 같이 한다.
「베개」는 서른아홉인 남자와 예순넷인 여자의 연애 전말기. 발전이 없다기보다 발전을 반대하는, 죽음을 거부하기 위해 삶을 죽음의 정갈함으로 정리해버린, 연상의 여자와의 이 정사는 그 밑바닥에 시간(屍姦)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형식은 심상대 소설 미학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에 해당한다.
마지막 단편 「발찌」에서 주인공은, 남자에게 버림받았으나 그 남자를 섬뜩할 정도로 그리워하는 한 처녀와 관계를 맺는다. 처녀의 미친 그리움은 독자들에게 ‘고독을 견디는 힘’이자 ‘그리움에 저항하는 일말의 막연한 희망’을 던진다.
"심상대"라는 본명을 두고 "마르시아스 심"(그간 "선데이 마르시아스"로의 일차 改名이 있었다)이라는 필명으로 펴내는 첫 책이다.
성애의 고백담 형식을 빌려 씌어진 8편의 연작을 『떨림』이라는 제목으로 한자리에 묶었다. 문예지에 발표될 때마다 성애담의 수위나 파격적 상상력을 둘러싸고 가벼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작품의 묘한 미학적 성취는 심상대라는 작가를 거듭 새롭게 보게 만들었다.
"이제는 이야기하여야겠다"는 고풍의 고백 장치를 두고 펼쳐지는 8편의 섹스 이야기는 기실 작가의 낭만적이고 탐미적인 미의식이 빚어낸 허구의 서사다. 그러나 작가는 천연덕스럽게도 작중화자에 스스로를 겹치는 서사 전략을 구사한다. 그 위악적 천연덕스러움이 너무 능란하고 자연스러워 독자는 작중화자 "나"와 작가를 구분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