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동물과의 첫 만남, 마못을 만나는 색다른 즐거움
누구나 한 번쯤 잠자리를 방해하는 소음, 또는 그런 짜증나는 상황에 놓여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크리스틴 다브니에는 누구나 겪었을 일상 생활의 단면을 캐치하여 단순하고 부드러운 색채와 선으로 재치 있는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교훈도 없고 말썽꾸러기도 착한 아이도 등장하지 않으며 오로지 잠자고 싶어하는 아기 동물이 자신의 잠자리 찾기 여행에 아이들을 이끌고 떠나서 순수한 즐거움을 맛보게 해 줍니다.
아기 마못과의 여행을 통해 아이들은 소와 개구리와 새를 만나고 연못으로 갔다가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보기도 하고 지붕에 누웠다가 땅을 파고 굴 속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아이들은, 언제쯤 아기 마못 소피가 조용한 곳을 찾아 잠을 잘 수 있을까? 조용한 곳은 과연 어디일까?라는 궁금증과 기대에 차서 마못을 좇아가게 됩니다. 특히 주인공 소피와 친구가 연출하는 재치있는 반전은 이 그림책의 묘미를 더해줍니다.
이제껏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책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들었던 마못을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
마못은 다람쥐과의 동물로 평지의 바위가 많은 곳이나 평원에 터널을 파고 살며 30∼60㎝ 정도 되는 몸통에 10∼25㎝의 꼬리가 달렸고 8개월 동안 겨울잠을 자는 잠꾸러기 동물입니다. 이러한 마못의 특징을 잠이 많은 아이들의 이미지와 결합시켜 자연스럽게 동질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낯선 동물 마못은 친근감마저 들게 합니다.
잠자리처럼 편안한 색채와 배경, 익살스러운 상황 설정과 맞물려 떨어지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한 의성어, 그리고 재치 있는 뒷마무리의 여운까지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이 그림책은 잠자리에서 엄마가 읽어주기에 좋은 그림책입니다.
글 그림 크리스틴 다브니에
파리 국립 응용미술 학교와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를 다녔습니다. 유치원 교사로 활동했으며 작품으로는 『광경』 『레옹과 알베르틴』 『르투르노 부인』 등이 있습니다.
옮긴이 최정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키리쿠와 마녀』 『폭력, 저리 가!』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