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 재연 스님 행자일기
- 저자
- 재연 스님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일
- 1999-02-19
- 사양
- 176쪽 | 153*205
- ISBN
- 89-546-0101-4 03810
- 분야
- 산문집/비소설
- 정가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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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산문(散文)의 매혹, 산문(山門)의 정취,
죽비소리처럼 따끔하고 종소리처럼 은은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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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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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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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1999년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전해주었던 재연 스님의 두번째 산문집 『입산』의 개정판이 나왔다. 당시 인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격포 앞바다 작은 섬에서 홀로 수행에 전념했던 스님은 현재 지리산 실상사의 승가 전문교육기관인 화엄학림 학장을 맡아 한국 불교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 동안에도 스님은 치열하게 수행 정진하는 틈틈이 창작과 번역활동을 통해 우리의 부박한 삶에 귀감이 될 만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옹골진 책들을 펴내왔다. 이번에 다시 선보이는 『입산』은 스님이 행자생활을 할 때 써놓은 일기들을 묶은 책이다. 때론 맑은 하늘의 구름 같고 때론 따스한 봄바람 같은 단아한 글들과 서릿발 같은 초발심으로 충만했던 행자 시절을 삼십 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되돌아보는 스님의 마음이 가볍지 않은 재미와 가슴 뭉클한 감동, 그리고 추상같은 교훈을 전해준다.
산문(散文)의 매혹, 산문(山門)의 정취, 죽비소리처럼 따끔하고 종소리처럼 은은한 책!
『입산』은 열아홉 살 청년이 칼바람 부는 산사(山寺) 초입의 눈길을 걸으며 스님이 물어올 출가의 이유를 곰곰 생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무릎을 꿇고 앉아 방랑자가 되고 싶어 왔다는 속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엉겁결에 “시인(詩人) 될라고요”라고 대답한 뒤 어이없어하는 스님들 앞에서 진땀을 흘리는 젊은이. 평소 외우고 있던 게송을 더듬거리며 노스님께 절을 올리고서야 그는 비로소 사문에 들어선다. 그리고 “쌀 한 톨에 업이 일곱 근”이라며 수챗구멍에 떨어진 밥풀까지 주워 먹는 문수 노스님의 모습에서 수행자의 본분을 깨닫고(「일미칠근(一米七斤)」 주지 스님에게서 한 자 한 자 배운 「초발심 자경문」을 뒤뜰에서 홀로 외면서는 마음속으로 다시금 출가의 첫 뜻을 새긴다. “마음속에 애착을 끊어낸 사람이 사문이요, 세속을 그리워하지 않음이 곧 출가라……”(「초발심 자경문」). 하지만 열아홉 살 청년의 마음엔 바람도 잦은 법. 공양간에서 머윗잎을 다듬다가는 웬일인지 눈물이 핑 돌아 골짜기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외로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눈먼 놈」)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대 본산 주지가 되기 위해 절에 들어왔다는 행자에게는 괜한 심술을 부려보기도 한다(「여전히 내 꿈은 방랑자」). 그런가 하면 절간에 놀러 온 한 아가씨의 사진을 찍어준 것이 인연이 되어 편지를 주고받으며 뜻모를 그리움을 키워가다 연지 바른 입술 도장이 찍힌 편지를 받고는 불 꺼진 아궁이 속에 던져버리기도 한다(「도깨비」). 그러면서 청년 행자는 한 사람의 어엿한 ‘스님’으로 성장해간다. 쓰인 지 사십 년이 다 되어가는 시절의 글들이지만 여전히 『입산』의 문체는 아름답고 기상은 푸르며 뜻은 깨끗하면서도 베일 듯 날카롭다. 갈피갈피에서는 꽃 피고 열매 맺으며 낙엽 지고 눈 내리는 사계(四季)의 풍경이 산사의 정취와 포개져 고스란히 배어나온다. 자기 인생의 초발심을 잃고 부유하거나 잠시나마 스스로를 돌아볼 여유조차 잃어버리고 사는 우리에겐 말 그대로 머릿속이 환해지는 죽비소리 같고 여운이 긴 종소리 같은 책, 바로『입산』이다.
재연 스님
열아홉 살에 동백꽃으로 유명한 전북 고창의 선운사로 출가. 근본 불교의 탐구를 위해 태국을 거쳐 1985년 인도 푸나 대학에 유학하여 박사과정 수료. 절대자유를 추구하는 구도자로서 그리고 개성 넘치는 작가로서, 각박한 삶을 사는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순수한 삶과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풍요로운 글들을 쓰고 있다. 산문집 『입산』, 어른을 위한 동화 『빼빼』, 역서 『티벳의 사랑과 마법』『죽어라! 그대가 죽기 전에』『수바시따』『싯다르타의 길』『달마 고양이』등이 있다. 현재 지리산 실상사 화엄학림의 학장직을 맡고 있다.
* 2006년 2월 28일 발행
* ISBN 89-546-0101-4 03810
* 153*205|176쪽|7,800원
* 담당편집: 조연주, 오경철(031-955-8865, 3572)
산문(散文)의 매혹, 산문(山門)의 정취,
죽비소리처럼 따끔하고 종소리처럼 은은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