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 김환기의 삶과 예술
- 저자
- 이경성
- 출판사
- 아트북스
- 발행일
- 2002-02-15
- 사양
- 216쪽| 223*152mm
- ISBN
- 9788989800026
- 분야
- 예술일반
- 도서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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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정가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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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벽하나를 채울 정도의 커다란 캔버스를 하나하나 점을 찍어 채웠갔던 화가 김환기의 삶과 작품 세계를 추억하는 책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지냈고 우리나라 현대 미술계의 성장을 바로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저자가 곁에서 본 수화 김환기의 모습과 주변 친구들의 글, 수화 자신의 일기와 편지를 모아 정리하였다. 원본은 22년전에 출간되었으나 워낙 어려웠던 당시 미술 출판계의 사정상 금새 절판되었기에, 새로운 편집과 장정으로 출간된 것이 반갑기만하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서 토속적인 모티브를 응용한 초기 작품부터 60년대의 특유의 점과 색채로 이루어진 추상화까지 작품세계에 대한 조망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던 미국 생활 등의 개인적인 기록이 따뜻한 시선으로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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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술평론가. 1919년 경기도 인천에서 태어나 동경와세다대학 법률과와 동대학 문학에서 미술사를 수학했다. 홍익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인천시립박물관장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장, 워커힐미술관장, 일본 소게츠미술관 명예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석남미술문화재단 이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이며 서울올림픽미술관 관장으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한국근대미술연구> <현대한국미술의 상황> <어느 미술관장의 회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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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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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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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미술평론가이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지낸 석남 이경성이 쓴 수화 김환기(樹話 金煥基·1913∼1974) 평전 『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가 출간되었다. 1979년에 출간되었다가 출판사의 사정으로 ´곧장´ 절판되었던 이 책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화가이자 뛰어난 문장가인 수화 김환기의 삶과 예술세계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그 동안 책의 존재가 소문으로만 알려진 채, 수화에 관한 글에서 간간이 인용되어 왔지만 이렇게 전신이 햇빛을 보기는 22년 만이다. 특히 문화관광부의 올해 2월의 문화인물로 김환기가 선정되면서, 이 책의 재출간은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는 수화 김환기 생전에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절친한 친구 중의 한 사람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수화의 삶과 예술을 가장 잘 그려낼 수 있는 적임자가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은이 이경성 선생은 수화의 홍익대학교 재직시절과 6·25 피난 시절을 함께 한 친구로서 그의 삶을 그리되 주관적인 개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수화의 목소리(편지, 일기)와 지인들의 글을 통해서 수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즉 지은이는 수화와 일정하게 거리를 둔 채 갖가지 자료를 교통정리하는 입장에서 수화의 모습을 등신대(等身大) 크기로 재현해 보이고 있다.
이 책의 재출간을 준비하면서 지은이는 이전 원고를 그대로 살리되 오늘날의 독자들이 22년이라는 시간의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현재와 달라진 당시 상황 묘사에 보충설명을 하고 원고 배열이며 연도를 바로잡는 등 최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또한 책 뒤에는 2001년 7월 뉴욕에 있는 수화의 묘를 다녀온 소감을 덧붙였다. 여기서 이경성 선생은 수화와의 오랜 우정과 인연을 돌이켜보며, 그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의 정을 토로하고 있다.
거장의 인간적인 면모
수화 김환기는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았던 한국 미술사의 거목이다. 그러나 김환기가 사적으로 쓴 일기나 편지 등을 보면 한 인간으로서 겪어야 했던 고독과 애환, 고국을 향한 애정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고국에 남겨진 네 아이들이 추운 겨울, 김장이나 했을까 염려하면서 보낸 가슴 절절한 편지는 아버지로서의 김환기를 느끼게 한다. 또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잘생긴 백자 항아리 궁둥이를 어루만지면 글이 저절로 풀린다"며 껄걸 웃던 김환기의 우리 골동품을 향한 애정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민족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모티브들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이경성 선생과 수화와의 만남 속에서 벌어졌던 갖가지 에피소드와 수화를 아끼던 지인들의 글들은 그 자체로 한국 미술사의 한 장을 장식할 만큼 귀중한 사료라고 할 수 있다. 수화의 홍익대 교수 재직 시절의 비하인드 스토리(90∼95쪽), 파리와 뉴욕 시절의 수화의 삶과 예술관, 이경성 선생이 ´미술평론가´가 된 사연(80∼82쪽), 수화의 호에 얽힌 사연(74∼77쪽) , 아버지로서의 수화(113∼123쪽), 남편으로서의 수화(96∼98쪽), 이중섭을 아꼈던 그의 심미안(64, 99쪽), 피카소에 대한 감탄과 루오에 대한 존경 등 세계적인 화가들에 대한 수화의 생각(110∼111쪽)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나는 수화 때문에, 수화에 의해서 미술평론가가 되었다"
이경성 선생은 1930년 동경유학 시절 김환기를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다가 1950년 6. 25 전쟁이 발발하자 떠나온 부산 피난살이에서 수화와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된다. 이경성 선생이 미술평론가라는 정식 직함을 부여받게 되는 동기는 김환기의 청탁으로 1951년 대한미술협회가 주최한 <3. 1절 기념 미술전람회>의 전시 관람평을 쓰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여러 차례에 걸친 고사에도 불구하고 김환기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해 「미의 위도」라는 제목의 글을 『서울신문』에 세 번에 걸쳐 쓰면서 이경성 선생은 미술평론가로 데뷔하게 되었던 것이다.
수화(樹話)라는 호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김환기가 직접 쓴 기록 중에서도 가장 흥미를 끄는 대목은 이른바 ´현대 아호´라고 하는 자신의 호를 직접 작명하게 된 동기이다. ´수화(樹話)´라는 호는 과연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흔히 ´나무와 더불어 얘기한다´는 뜻으로 막연하게 추측해온 사람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비껴가는 그의 설명은 ´작품A´, ´작품B´ 하듯이 그저 ´수화´라는 것이다.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여하튼 호적의 이름이 싫어서 나도 따로 내 이름을 하나 갖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글자를 모아놓고 거기서 ´나무 수(樹)´자를 얻기는 했으나 ´樹´자 밑에 붙일 글자는 좀처럼 얻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樹´자 하나만을 붙일까도 했으나 "여보게 ´樹´"하고 부를 경우에는 아주 틀려먹었다. 여하간 확실한 기억은 없으나 말씀 ´화(話)´를 생각해낸 것은 ´樹´자를 발견하고 나서 한참 후인 것 같다. ´樹話´.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시각적으로나 청음(廳音)으로나 내 딴에는 정통으로 들어맞았다고 생각돼서 그땐 약간 혼자서 기뻐했던 것 같다."
이중섭을 아꼈던 수화
홍익대학교 미술학부가 아직 종로에 있었던 시절, 미국의 유류회사인 스튜밴 글라스에서 아시아 미술가들의 세계순회전시회를 기획했던 적이 있다. 당시 전시 기획 담당자가 직접 한국에 와서 화가를 소개해달라고 하자, 수화는 주저없이 이중섭에게 에스키스를 부탁했다. 그때 이중섭이 만든 에스키스는 나무에 매달려 있는 벌거벗은 아이들의 군상이었다. 하지만 이 그림은 미국 책임자가 춘화(春畵)가 아니냐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불발탄이 되고 만다. 그 대신 운보 김기창이 그린 단원 김홍도의 「검무도」가 채택되어 작품화되었다. 지은이가 소개하고 있는 이러한 일화는 수화가 얼마나 이중섭을 아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아직 어느 책에서도 밝혀진 바 없는 숨겨진 이야기들이다. 또한 수화가 1943년 『문장』 지에 쓴 「화단 1년」이라는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중섭 작품평이 실려 있다.
"이중섭씨의 작품 거의 전부가 소를 취재했는데 침착한 색채의 개조, 정확한 데포름, 솔직한 이밎, 소박한 환희, 좋은 소양을 가진 작가이다. 솟구쳐오는 소, 외치는 소, 세기의 음향을 듣는 것 같았다. 응시하는 소의 눈동자, 아름다운 애련이었다. 씨는 이 한 해에 있어 우리 화단에 일등 빛나는 존재였다. 정진을 바란다. "
한 점 별로 남은 수화 김환기
수화 김환기는 열악한 시대적인 조건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작품으로 세계무대에 우뚝 서서, 예술가로서 구도자적인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또한 자신이 말했듯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사실을 몸소 실천한 거인이었다.
"눈만 감으면 무지개처럼 환히 떠오르던 조국의 강산"을 그리워하면서 뉴욕 마천루의 협곡 사이로 쏟아지는 별빛과 같은 점들을 찍어가며, "모든 것은 점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일갈했던 만년의 수화 김환기.
"나는 그가 남긴 그림만큼이나 생생한 그의 이야기를 이대로 묻어두기보다 그 책을 다시 출판하여 수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머리말 중에서)는 지은이의 말처럼 이 책은 수화 김환기의 삶과 예술을 가장 근거리에서 지켜본 이가 그를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때문에 평소 수화라는 화가에게 흥미를 가진 사람들, 또 수화의 그림에서 드넓은 공감의 자리를 발견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잔잔한 감동과 그리움을 남겨주게 될 것이다.
벽하나를 채울 정도의 커다란 캔버스를 하나하나 점을 찍어 채웠갔던 화가 김환기의 삶과 작품 세계를 추억하는 책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지냈고 우리나라 현대 미술계의 성장을 바로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던 저자가 곁에서 본 수화 김환기의 모습과 주변 친구들의 글, 수화 자신의 일기와 편지를 모아 정리하였다. 원본은 22년전에 출간되었으나 워낙 어려웠던 당시 미술 출판계의 사정상 금새 절판되었기에, 새로운 편집과 장정으로 출간된 것이 반갑기만하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서 토속적인 모티브를 응용한 초기 작품부터 60년대의 특유의 점과 색채로 이루어진 추상화까지 작품세계에 대한 조망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던 미국 생활 등의 개인적인 기록이 따뜻한 시선으로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