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고독의 찬가.
3권의 시집을 상재한 바 있는 시인 황인숙의
첫 산문집 "나는 고독하다"가 출간되었다. 산문의 세계를 통해 여과없이
그려진 그녀의 내면풍경 속에는 80년대 시단에 감수성의 혁명을 몰고 왔던
가멍의 탁월함이 그대로 녹아 있다. 다양한 문화 텍스트-책, 영화와 연극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빚어내는 작가의 삶은 상투적인 일상의 단면마저도 쉽게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재기발랄한 상상력, 탄력적인 생기로 빛을 발한다. 작품집
전체를 감싸고 있는 그녀의 푸릇푸릇한 젊음, 그 활기에도 불구하고 책의 제목으로
집어올린 것은 "나는 고독하다".
그러나 작가자신이 바라본 가장 솔직한
그녀 내면의 명제로 보이는 이 고독은 시어 같은 투명한 산문의 사이 사이,
짧은 콩트에 숨겨놓은 유쾌한 반전의 호흡과 호흡 사이에서 잠시 내비칠 뿐이다.
그리고 그 가려진 고독의 갈피 속에서 우리는 시인 황인숙의 독특한 고독의
치유법을 발견하게 된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전문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황인숙은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시집으로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