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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
박찬일
2019년 5월 13일 발행
276쪽 | 145*205 | 무선
979-11-5816-095-1 03810
정상
14,000원

이 계절에 먹지 않으면 몸살을 앓는 음식이 있듯, 이 계절에 필요한 위로가 있습니다
봄날의 맛부터 겨울날의 맛까지, 제철 식재료 27가지 이야기!


입안 가득 퍼지는 계절의 맛,
제때 잘 챙겨 드시고 있나요?

"오늘의 메뉴"를 보고 우리는 기다리던 계절이 왔음을 느낀다. 알맞은 때가 되어 그 메뉴가 식탁에 올라왔다는 뜻이기도 하고, 음식에도 때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에겐 계절마다 맛있는 음식이 있고, 우리는 때마다 제철 음식을 몸으로 찾고 마음으로 찾는다.
산지 사람들에게 불가피한,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제철"이라는 개념이 전국적으로 유행이다. 온갖 매체에서 제철 음식의 맛을 설파하기 때문이다. 그때에 먹지 않으면 난리가 날 듯 많은 매체는 사람들을 몰아치고 있다. 봄이면 나물을 뜯어 어울리는 요리를 하고, 무더위엔 삼계탕과 같은 보양음식을 찾고, 한겨울이면 횟집에서 방어를 고르곤 한다. 봄에 주말이면 주꾸미를 찾는 사람들로 서해안으로 가는 길은 인산인해다. 더불어 알 품은 주꾸미를 남획해서 어황이 나빠졌다는 공박과, 오래전부터 이어오던 관습이고 어민들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무슨 소리냐는 반박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제철" 음식을 찾는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박찬일 셰프 역시 이 책 『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를 통해 "제철"을 이야기한다. 제철을 무시하고 음식이 제 얼굴을 지니기 어려운 까닭이다. 첨단의 요리 기술과 보존 능력에도 거스를 수 없는, 제철이 지닌 위력이 있다.

이 책에서 박찬일 셰프는 봄날의 미더덕, 멍게, 산나물, 여름날의 가지, 민어, 전복, 가을날의 포도, 메밀, 낙지, 겨울날의 딸기, 굴, 방어, 홍어 등 총 27가지 식재료를 깊이 살펴보았다. 식재료가 나는 현장에 그가 직접 가서 묻고 듣고 취재한 결과물이다. 그의 요리 지식과 더불어 발로 뛰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현지의 지식과 사연들이 있다.
세부적으로 식재료마다 어느 달에 가장 살을 찌우는지, 어떤 방법으로 절정을 맛볼 수 있는지를 재배 과정, 산지의 환경, 보관 방법 등을 통해 풀어놓았다. 흔히 알려진 제철시기와 다소 차이를 보이는 재료들도 있다. 대표적이고 유명한 요리보다는 빼놓으면 정말 아쉬울 "별미"가 따로 있다. 기타 많은 정보들을 묶어 봄날부터 겨울날까지 굵직하게 사계절 맛의 흐름으로 구성해놓았다.


제때 먹어야 제맛이 나고,
알고 먹어야 더 맛있는 법!

때를 놓치면, 그 식재료가 제철을 맞아 다시 돌아올 때까지 일 년을 기다려야 한다. 어느 철에, 어디에 가서, 어떻게 요리해 먹어야 우린 제맛을 알 수 있을까? 오늘 하루를 좀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식재료에 대해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멍게는 날이 더워지는 5월은 되어야 맛이 돌고, 6월이 최고다. 매년 봄 2, 3월이면 대변항 앞바다에 가득 올라오는 멸치는 요즘엔 멸치회무침이나 찌개 같은 특산 요리로 산지에서 많이 먹는다. 참두릅은 데쳐서 먹어도 좋고 전을 부쳐도 향기로운 산나물이다. 포도는 8,9월이 되고 농약으로 오인하기도 하는 포도의 당 "분"이 손으로 만진 것처럼 문질러진 모양이 되어야 최적의 맛을 낸다. 오만둥이와 미더덕은 엄연히 다르니 미더덕찜이나 해물찜을 주문할 때에 알아두면 좋다.
많은 이들이 여름이면 복달임으로 진하고 걸찍한 민어 요리를 찾는다. 그보다는 민어 아가미와 그 옆 "짠득짠득한" 살을 곱게 다져 맵게 양념한 아가미뼈무침이 아주 별미다. 일본 간사이 지방 술집에서 소금간이 밴 가지절임이 안주로 나오면 사람들은 "여름이 왔구나" 하고 느낀다. 한겨울, 잇몸이 바르르 떨리도록 씹는 맛이 좋은 방어. 동치미가 절정에 달하는 계절에 익는 굴. 동치미와 굴을 서로 섞어 먹는다면 그것이 계절의 궁합이다.
전복은 건화의 황제이며, 붕장어는 지져 먹어도 좋고 구워도 맛있다. 동태찌개는 국물 맛인데, 그건 명태가 알아서 낸다. 메밀의 제철은 이효석 축제 때가 아니고, 알곡이 익어서 추수하는 가을이다. 꽁치는 소금 많이 넣어서 절인 후 삭히면 등 푸른 생선 특유의 강한 감칠맛이 돈다. 사실 봄 광어는 대부분 맛이 없다. 산란철에는 살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수산시장에서 광어 잘 고르는 법은 따로 있다.
최강의 솜씨로, 단칼에 썰어낸 참치의 붉은 살은 정말 놀라울 뿐이다. 살점이 살아서 혀에 붙는 느낌이 든다. 먹고 나면 입안에 남는 "쎄한" 철분의 느낌이 남는다. 가오리 한 마리와도 바꾸지 않을 홍어 한 점은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가 제철이다.

이렇듯 제대로 맛보려면, 맛있게 먹으려면 식재료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다. 오늘의 식탁에 차려놓을 메뉴로 무엇이 좋을지 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있기를 바란다. 식재료 이야기로 흥미롭게, 탐미에서 오는 감탄으로 끝내 기쁘게 이 계절을 나길 바란다.


우리를 위로하는 게
제철 음식 아니고 뭐가 있겠는가

"우리는 잘 모르고 살았지만 제철의 순환으로 살찌고 미각을 응원했으며 그 힘으로 살아왔을 것이다. 그것이 우주의 일이기도 하다"라고 박찬일 셰프는 말한다. 그는 이 책에 맛에 대한 진한 기억과 장면 몇 가지도 함께 그려놓았다.
전남 해안 읍내에서 엉엉 서럽게 울며 먹었던, 뽀얀 국물의 낙지미역국, 아홉 시간짜리 광주발 용산행 기차를 타며 먹어도 아무도 "어이 형씨들, 거기 냄새 지독하구만" 하지 않았던 날의 홍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천 회센터에서 있는 돈을 탈탈 털어 사 먹은 병어, 어릴 적 서너 살 즈음의 음식에 대한 첫 기억으로 어머니가 씹어서 부드럽게 만들어 입에 넣어주었던 마른오징어의 맛??.
이는 박찬일이 기억하는 위로다. 단순히 "기억"이 아닌 "맛의 위로"다. 『오늘의 메뉴는 제철 음식입니다』를 읽고 앞으로 접하게 될 제철 음식은 분명히 이전에 알던 맛과는 다른 맛이 날 것이라,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기대한다. 제철에 먹는 맛은 다르고 특별하다. 제철의 좋은 것이 지닌 기운을 만나자.
1965년 서울 출생. 셰프. 그리고 에세이스트.
계절이 제철 식재료를 가지고 올 때면 혀보다 잇몸이 먼저 반응한다. 남을 먹이는 일이 직업이기에 먹는 일에 대한 집요한 탐구정신으로 산다. 잊을 수 없는 맛의 기억 몇 가지를 가지고 산다. 그 기억엔 사람들과 이야기가 여럿 얽혀 항상 함께 딸려온다. 그것을 글로 자주 쓴다.
『어쨌든 잇태리』『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백년식당』『뜨거운 한입』『박찬일의 파스타 이야기』『노포의 장사법』『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공저 『안녕 다정한 사람』 등의 책을 썼다.
봄날의 맛

오만둥이의 영원한 숙적 / 미더덕
비릿하고 상큼한 바닷내음 나는 속살 / 멍게
은빛으로 반짝이는 작은 감칠맛 / 멸치
천천히 씹으면 바닷속으로 몇 번 들어갔다가 나오는 맛 / 오징어
딱 그때를 맞춰야 먹을 수 있지요 / 산나물

여름날의 맛

스테이크를 먹고 싶은 베지테리언들에게 / 가지
잇몸에 달라붙어 혀에서 녹는 맛 / 병어
낚싯바늘이 들려줄 소식을 기다리며 / 붕장어
녹진하고 걸찍한 여름 보양음식 / 민어
촉촉하고 부드러운 양념의 맛 / 뱀장어
내장까지 야무지게 쓱쓱 / 전복

가을날의 맛

분이 다시 안으로 응축될 때까지 / 포도
식량 자주권을 갖기 위하여 / 감자
평양냉면 먹을 땐 꼭 식초를 쳐서 들라우 / 메밀
통조림이 대세가 된 슬픈 사연 / 꽁치
도마에 놓고 탕탕 내려쳐야 잘 잘려 / 낙지
우리를 위로할 단 하나의 생선회 / 광어
너는 출세한 것이냐 아니면 타락한 것이냐 / 고등어
갓 포장을 벗긴 알루미늄 포일 같은, 아니 거울 같은 / 갈치

겨울날의 맛

껍질이 없는 거의 유일한 과일 / 딸기
그저 우리는 많이 먹어둘 일이다 / 굴
딱 한 넘만 입을 벌리면 불을 꺼야 되제 / 꼬막
"바다의 닭고기"로는 어림없지 / 참치
할머니 손맛의 근원이 저 바다에 있다니 / 명태
잇몸이 혀보다 먼저 일어나 반기는 맛 / 방어
잔칫날 잡아 오래 먹는 저장음식 / 돼지 김장
긍게 이것이 다 거시기 덕이여 / 홍어

에필로그 | 제철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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