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버지는 군복을 벗고 새롭게 집 짓는 일에 도전하셨다. 거실 바닥에는 큰 모눈종이가 있었고, 건축 청사진 앞에서 부모님이 머리를 맞대는 풍경을 보며 자랐다. 미술대학 지망생 친구들과 아틀리에에서 함께 화가를 꿈꿨으나 일찍이 재능이 없음을 깨달았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1990년대 초 연이은 유럽 여행 중 파리에 발목을 잡혔다. 신청한 프랑스 비자가 너무 빨리 나와 프랑스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머물게 된 곳은 루브르 박물관 앞 장 자크 루소 거리의 아파트였다. 그 순간 예술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성심여대(현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파리 제13대학(Paris Nord University)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했다. 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파리 국립예술사학교(GRETA)와 고등예술연구원(IESA)에서 예술사, 컨템퍼러리 아트, 미술시장을 공부했다. 갤러리와 경매장에서 유럽의 저명한 아트 컨설턴트들에게 경험을 전수했으며, 월간 『아트 프라이스』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현재 컬렉터들의 기호를 살펴 작품을 선별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이자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