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박원순, 박찬욱, 봉준호, 신성일, 신해철, 유시민, 강신주, 장하준, 표창원, 김의성, 정유정…… 이들의 공통점을 설명하기란 어렵지 않다. 그 중심에 ‘인터뷰어 지승호’가 있다면 말이다. 독보적이라는 수식어조차 불필요한 그는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다.
그의 손을 거쳐 나온 인터뷰집은 『닥치고 정치』 『강신주의 맨얼굴의 철학 당당한 인문학』 『신해철의 쾌변독설』 『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공범들의 도시』 『악당 7년』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등 무려 50종이 넘는다. 그는 인터뷰이를 자신의 프레임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 다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여과 없이 독자에게 전달하고 스스로의 존재는 뒤편으로 물리는 것이 지승호가 걸어온 방식이다. 여기에 진정한 장인 정신과 인터뷰이를 향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독보적 인터뷰어라고 해서 말하기의 달인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는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하고 싶은 말을 물어봐주고, 독자가 정말 궁금해하는 점을 짚어주어, 인터뷰이의 속내와 진정성을 끌어내는 대화의 센스는 단언컨대 지승호가 최고다.